2024/04 63

남미 43일 배낭 여행-64. 산티아고 벼룩시장

산타 루치아 언덕 아래의 도서관으로 가고 싶었으나, 쥴리아가 시간이 없으니 박물관, 미술관으로 가자고 하였다. 한국이었다면 각자 보고 싶은 곳을 보고 1시간 후 이곳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하였을 텐데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워서 그냥 따라 주기로 하였다. 칠레의 중부지역에 위치한 산티아고는 지중해성 사막기후로, 사계절이 뚜렷하고 여름은 고온건조, 겨울은 온난다습하다고 하였다. 겨울에 눈이 내리지 않지만, 산맥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으로 체감온도는 매우 낮은 편이며, 지금이 활동하기 좋은 계절인 셈이다.  근처에 미술관이 있다고 하여 물어물어 갔더니 11시부터 개관한다고 하였다. 개관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주변 시가지를 한 바퀴 돌아보기로 하였다. 거리의 시민들은 대부분 혼혈인과 백인으로 페루와는 다른 이..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63. 산타 루치아 언덕

2015.10.29. 목. 눈을 뜨니 아직 캄캄하여 다시 잠을 청하여도 쉽게 잠은 오지 않았다. 룸메이트 없이 혼자 지내니 마음껏 불을 켤 수 있어 좋았다. 배낭에서 잠만 자고 있던 초급 일어교재를 꺼내서 읽어보려고 하였지만 룸의 조명이 너무 약하여 거실로 나갔지만, 그곳도 비슷하여 눈만 아팠다.  딱딱한 빵 한 조각으로 아침을 대신하니 쥴리아가 내 방문을 두들겼다. 오늘은 산티아고의 마지막 날로 전 일정이 자유롭게 보내는 날이다. 자타가 인정하는 길치인 내가, 말도 통하지 않는 이곳을 어떻게 다녀야 할지 걱정스러웠지만, 곁에 쥴리아가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하였다. 먼저 시내 안내지도를 구하여 입구의 경비원에게 제일 가까운 곳을 물었더니, 숙소 바로 뒤에 루치아 언덕이 있다고 가르쳐 주었다...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62. 파블로 네루다 작가의 집

박물관을 보고 내려오니 승합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언덕을 내려가는 길은 푸니쿨라를 타지 않고 승합차로 네루다 기념관으로 갔다. 골목이 어찌나 좁은지 곡예 운전을 하는 듯하여 가슴이 조마조마하였다. 그 골목을 벗어나자 안도의 숨과 함께 베스트 드라이버를 향해 손뼉을 져 주었다.  시인 네루다의 이름은 전부터 익히 들었지만, 그가 칠레 사람인 것은 전혀 몰랐다. 시를 좋아한다는 내가 네루다가 인도의 시인이라고 생각하였다는 게 부끄러웠다. 인도의 타고르 시인의 시가 워낙 우리에게 잘 알려졌기 때문이었을까?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그의 기념관을 한 바퀴 둘러 보았다. 뒷날 검색해보았더니, 파블로 네루다(1904~1973)는 197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의 시인으로 ‘마추피추의 산정’과 ‘스무 편의 사..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61. 벽화 마을과 푸니쿨라

부두에서 기념품도 사고 기념사진을 찍은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유럽의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거리에 온통 낙서가 많아 눈살을 찌푸렸는데, 이곳 남미도 유럽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벽과 셔터에 낙서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그것도 그라피티로 일종의 예술인 모양이다. 전에 이탈리아 여행시 가이드는 그런 것을 그라피티 예술이라고 하였던 것 같은데, 한국의 거리에서 그런 것을 볼 수 없는 내 눈에는 예술이라고 하기보다는 국가의 체제와 기성세대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반항심과 저항심을 표현한 것 같게만 보이니 이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인지 모르겠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부두 근처의 지역은 환경이 열악한 것 같은데 이곳도 골목에서 비린내와 술취한 사람들의 방뇨로 지린내가 진동하였다. 그런 ..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60. 항구 도시 발파라이소

비냐 델 마르에서 10Km 떨어진 발 파라이소에 도착하였다. 파나마 운하가 개통되기 전 남미에서 가장 큰 항구였다는 발 파라이소. 지금은 그렇게 호황을 누리지는 못하지만 군사 시설이 남아있다고 하였다. 항구에는 점심 후 휴식을 취하는 부두 노무자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보였다. 항구 주변의 노점상에서 파는 여러가지 물품이 재미있었다. 턱수염이 구불구불한 머리가 긴 남자가 즉석에서 손으로 정교하게 조각하여 판매하는 기념품이 눈길을 끌었는데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대만의 박물관에서 본 쌀알에 새긴 조각을 연상하게 하였다. 항구를 따라 길게 기념품 가게가 늘여 있었는데 다양한 상품보다 나는 수학여행 나온 학생들이 더 관심이 가서 말을 붙여 보았는데, 세계 어디를 가나 청소년들은 언제나 떠들고 장난을 좋아하며 명랑한..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59. 비냐 델 마르

와인을 시음한 후 나른한 기분으로 다시 버스에 올라 비냐 델 마르로 향하였다. 비냐는 스페인어로 포도주. 마르는 바다이니 바다의 포도주라는 뜻일까? 칠레의 대표적 휴양도시로 아름다운 공원과 해안을 끼고 있어 부유한 사람들의 별장과 호텔이 많은 도시로 물가도 비싸다고 하였다. 도시 입구의 공원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인 모양이었다. 잘 가꾸어진 잔디밭에 비스듬히 커다란 꽃시계가 돌아가고 있었고 그 시계를 배경으로 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가득하였는데 바람이 심하여 나는 건너편 작은 공원으로 들어가 보았다. 무슨 박물관도 있었지만, 문이 닫혔는지 조용하였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새댁이 있어 보랏빛 꽃이 핀 나무 이름을 물어보았다. 뭐라고 일러 주어 메모를 하였는데 그 메모지가 어디로 갔는지 모..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58. 칠레의 포도 농장

2015.10.28. 수.  칠레의 정식 명칭은 칠레공화국으로 남미의 남서부에 위치하며, 북쪽으로는 페루. 북동쪽으로 볼리비아. 동쪽으로 아르헨티나와 국경을 접하며, 서쪽으로는 태평양, 남쪽으로는 남극해에 면하여 있고, 무엇보다는 지형이 좁고 길쭉하여 학창시절 지리 시간에 쉽게 기억 속에 남아있어, 다른 중남미국가에 비하여 익숙한 국명이다.  16세기 초까지는 잉카제국의 영토였으나, 1520년 마젤란에 의해 발견되었고, 1540년 발디비아 장군이 정복 전쟁을 시작한 이후 270년 동안 에스파냐의 식민지였다. 1810년 독립하였고 수도는 산티아고이며 한반도의 3배 크기의 면적에 백인, 및 혼혈인, 마뿌체족 등 약 1700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이다. 독립 후 약 100년 동안 영국의 경제 지배를 ..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57.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2015.10.27.화. 지난밤 달의 계곡에서 보름달을 보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마을의 광장에는 무슨 축제가 열리는 듯하였으나 이틀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잤기에 일찍 들어와서 잤다. 눈을 뜨니 새벽 4시. 한국과는 12시간의 차가 나니 26일 오후 4시. 이곳은 인터넷 사정이 좋아 아라에게 보이스톡을 신청하였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아. 지금쯤 아라는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겠구나.  며칠 전 통화에서 오늘 오후에 교내 무대에서 피아노 독주를 한다고 하였다. 예술대학 피아노과에 재학중인 아라는 오늘 교내 행사에서 연주한다고 하였는데 내가 가 보지 못하니 미안스러웠다. 근처에 사는 이모에게도 부담을 주는 것같아 연락하지 않았다고 하였다. 딸이 피아노 독주를 하는데도 꽃다발을 챙겨주지 못하여 몹시 미..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 56. 칠레의 달의 계곡

2015.10.26. 월. 볼리비아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새벽 4시 반에 아침 식사. 5시 출발. 이틀을 잠을 못 자고 고산증에 시달리고 나니 어서 화산지역을 벗어나고 싶었다. 우리 패키지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활화산 체험이라고 하였다. 새벽 찬 기온에 사방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는 가상세계에 온 듯하였다. 워낙 겁이 많은 나는 무서워서 하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곳에 가기가 두려웠다. 멀찍이 서서 분출하는 연기를 바라보고 먼저 차 안으로 들어가 앉아서 바라보았다. 일행들은 연기가 솟구치는 곳에 다리를 넣어 보기도 하고 물병을 넣어 보기도 하였다. 화산 분출지역에서도 나는 머리가 개어질 듯 아프니 그냥 어서 이곳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우리는 다시 드문드문 암석이 서 있는 광야를 달렸다...

여행기 2024.04.28

남미 43일 배낭 여행-55. 국립 안데스 동물 보호 구역

라구나 베르데는 볼리비아와 칠레 국경에 걸쳐 우뚝 솟아 있는 리칸카부르 화산 기슭에 위치하고 국립 동물 보호구역에 속한다. 멀리서 바라보였던 활화산의 이름이 바로 리칸카부르 화산이다. 라구나 베르데의 베르데는 초록색을 의미하니 초록의 호수라는 뜻. 호수 주변 풍경은 순수한 소금 결정으로 덮여 있으며, 그 아래에는 방대한 지하 호수들이 숨어 있어, 우기에는 (12~3월) 그 물이 지면으로 올라온다고 하였다.  해발 4300m에 자리 잡고 있으며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청녹색의 아름다운 색상은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마그네슘, 칼슘, 납, 비소 등의 광물 성분으로 그렇게 보인다. 길이는 3.7km이며 폭도 2.3km에 달한다. 면적은 5.2평방 km이며 둘레는 10km에 이른다고 하였다. 나는 호수보..

여행기 2024.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