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61. 벽화 마을과 푸니쿨라

푸른비3 2024. 4. 28. 20:54

부두에서 기념품도 사고 기념사진을 찍은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유럽의 나라를 여행하다 보면 거리에 온통 낙서가 많아 눈살을 찌푸렸는데, 이곳 남미도 유럽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벽과 셔터에 낙서가 그려져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그것도 그라피티로 일종의 예술인 모양이다. 전에 이탈리아 여행시 가이드는 그런 것을 그라피티 예술이라고 하였던 것 같은데, 한국의 거리에서 그런 것을 볼 수 없는 내 눈에는 예술이라고 하기보다는 국가의 체제와 기성세대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반항심과 저항심을 표현한 것 같게만 보이니 이것도 일종의 고정관념인지 모르겠다.

 

세계 어느 곳에서나 부두 근처의 지역은 환경이 열악한 것 같은데 이곳도 골목에서 비린내와 술취한 사람들의 방뇨로 지린내가 진동하였다. 그런 곳의 벽에 낙서처럼 그려진 그림도 있고, 와 하고 탄성을 지르게 하는 멋진 벽화도 있었는데 아마도 전문적인 화가의 솜씨 같았다.

 

 

해안지역이 좁은 이곳 사람들은 자연히 언덕 위에 거주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곳 언덕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여러 곳에 설치되어 있는 모양인데, 우리는 그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엘리베이터(일명 푸니쿨라)를 탑승하기로 하였다. 순서를 기다리는 관광객이 많아 우리도 그들 뒤에서 차례를 기다려서 탔다. 100년 전에 만들었다는 엘리베이터는 지금 운행된다는 게 믿어지지 않게 낡았다. 언덕에 녹슨 레일이 걸려 있고 검은 기름때가 가득한 체인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운행하는 남자는 대기실에 비틀즈 영상을 크케 틀어놓고 노래를 따라 부르고, 나무판자를 덧댄 낡은 공간에 들어서니 도중에 멈추어버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언덕에 오르니 발 파이소 항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바람이 불어 시원하였다. 일행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시원한 음료수를 사먹는 동안 나는 계단을 올라가 보았다. 전쟁기념관. 박물관 같은 곳이 있어 티켓을 사려고 하였더니 무료입장이라고 하였다. 이곳저곳을 구경하고 입장비 대신 칠레의 군함이 그려진 배지를 하나 사서 내려왔다.

 

아름다운 이 건물은  해군성.

연한 바다빛깔의 외장과 둥근 창들이 참 이뻤다.

 

 전문 화가가 그린 듯.

언덕 위의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