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775

현자 불안(Sage Anxiety)

지난 월요일 다낭에서 아들 가족과 함께 4박 5일간의 여행을 끝내고밤 늦게 귀가하였다.이번 여행은 모처럼 며느리가 손자들과 딸 아라의 겨울 방학.그리고 (부끄럽게도) 나의 칠순을 기념하기 준비한 여행이었다. 이번 겨울 지방의 작은 상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속을 끓였다.세입자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여서 영업을 할 수 없는데다가족에게도 외면받아 상가에서 기초생활비로 생활을 하고 있으며일년이 넘도록 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않아 보증금을 다 까먹고도 나가지 않았다    *    *       * (나는 사실 전에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으로 다낭을 다녀왔고,마산에 있는 조그만 상가의 세입자가 1년이 넘도록월세와 관리비를 내지 않으며 나가달라고 하여도 억지를 부리고나가지 않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상태여서..

사는 이야기 2025.02.13

설날을 앞두고

해마다 명절이 다가 오면 아들 가족이 서울로 왔다.아들과 며느리가 맞벌이하므로 우리가 마산으로 가지 않으면좀처럼  만날 수 없는데, 명절에는 며칠동안 휴가가 생기므로아들은 가족들을 데리고 늘 서울로 역귀성하는 편이었다. 이번에는 아들이 사정이 생겨 올 수 없으니 우리를 내려오라고 하였다.그래. 너희들이 바쁘면 이번에는 우리가 내려 갈게....약속했지만,긴 시간을 도로에서 시달릴 것 생각하니 슬그머니 마음이 변하였다.그냥 서울에서 차례 간단히 지내고 위령미사를 드리겠다고 하였다. 아들은 처음에는 서운해 하더니, 어머니가 원하는대로 하시라고 하였다.사실 아들은 2월 초순에 우리 가족 해외여행을 예약해 놓았다.아들 가족과 한번도 해외여행을 하지 못하였기에 은근히 기대도 되었고,마산사는 사돈도 함께 하기로 하였..

사는 이야기 2025.01.27

다시 찾아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2025. 1. 25. 토걷기 동호회 회원들과 인앙산 트레킹을 하기 위해독립문역에서 만나 기념관을 30분 정도 관람하기로 하여딸 아라와 함께 기념관 탐방도 할 겸 참가하였다. 지난 일요일 2시간 가량 탐방을 하였지만놓친 부분도 많고 무엇보다도 중학교에서아이들을 가르치는 딸에게 이 기념관을 보여주고 싶었다. 먼저 옥상에 올라가 기념관이 있는 위치를 전망하였다.며칠도안 하늘을 덮었던 미세먼지도 사라지고맑은 하늘에 하얀 구름이 흐르고 있어 마음까지 환하였다. 남산타워도 손에 잡힐듯이 가깝고 주변의 산들은 물론저 멀리 인천과 양주까지 조망할 수 있었다.다행히 아라도 관심을 가지고 탐방을 하여 더욱 뜻깊은 방문이었다. 4층 전시실부터 1층까지 지난번 제대로 읽지 못했던 설명을관심있게 들여다보고 사진도 찍었는데조용..

사는 이야기 2025.01.25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

2025. 1. 19. 일지난 2022년 3월에 개관한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친구들과 안산 트레킹을 하면서 웅장한 건물을 보았지만막상 들어가 볼 생각은 못하고 다음으로 미루었었다. 오늘도 친구들의 등산방에서 안산을 트레킹한다는 공지를 보고기념관도 방문할 겸 꼬리를 달았다. 산행 후 홍제역으로 하산하여 친구들과 뒷풀이에 참석하면늦을 것 같아 인사를 하고 전철로 독립문역으로 향하였다.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오니 호젓한 숲길이 기념관까지 이어져 있어 마음을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숲사이로 보이는 하얀 건물이 규모가 크고 위엄이 있어 보였다.비탈진 산세를 그대로 이용하여 날렵하면서도 웅장한 건물이었다. 계단을 이용하여 안으로 들어서니 넓직한 공간에 방문객들이자유롭게 관람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해설사의..

사는 이야기 2025.01.19

안국 역에서

2025. 1. 18. 토오늘 안국동에서 시민들의.윤대통령 파면시위.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행진하는 모습이 놀라웠다.끝없이 이어지는 행렬과 갖가지 깃발언제 안정을 찾게 될까? 시위를 바라보는 내 마음도 답답하고 불안하였다.토요일 가족들과 편안한 휴식을 취해야 할국민들을 거리로 내모는 정치.이 많은 차량과 경찰의 인력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이야기 2025.01.18

뚝섬한강공원의 눈사람

2025. 1. 5. 일.절기상 소한이 1월의 첫 일요일.새벽부터 휘날리기 시작한 눈발은아침에는 제법 눈발이 굵어져 강건너 풍경이 사라졌다.기온이 영상이라 눈은 쌓일 정도는 아니었다.집앞 뚝섬한강공원으로 나가보니부지런한 사람들이 만든 눈사람들이 미소를 짓게 하였다.나무 사이에서 들리는 맑은 새소리.새를 찾아보았으나 눈에 뜨이지 않고맑은 새소리에 나무에 쌓인 눈덩이가 툭~떨어졌다

사는 이야기 2025.01.05

나는 부끄럽다

2025. 1. 4.토.어제 친구들과 인왕산 둘레길을 걸은 후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고혼자 먼저 식당을 나서서 인사동으로 향하였다. 안국역으로 나오니 1번 출구 앞에 모여든 많은 시민들.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겨울 햇살은 눈부시게 맑았다. 시민들이 고단한 생업을 마치고 가족들과 휴식을 취해야 할토요일 오후를 차거운 거리로 내몰게 한 한국의 정치인들.국민의 손으로 선택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하는 정치인들.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라고선택한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들을이 찬 거리로 내몰게 하다니 분노가 치밀었다. 저들의 대열에 함께 하여야 함에도나는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처럼' 길건너에서 바라보다인사동으로 향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안국역 1번 출구밖의 시위 군중들. 차..

사는 이야기 2025.01.05

도라지꽃

도라지꽃 정순이 포플러가 줄지어 서 있는 신작로 길을 타박타박 걸어 반 시간 남짓이면 아버지가 밭일하시는 언덕배기 위 갈가뫼기 우리 밭이 나타났다. 어머니가 싸준 아버지의 점심이 담긴 베 보자기는 제법 무거웠다. 저만치 소나무 아래 햇빛을 즐기던 꿩이 나의 발자국 소리에 푸드득 날아가는 소리에 흠칫 놀라 걸음을 멈추고 아버지를 불렀다. 아버지와 소나무 그늘에 앉아 베 보자기의 점심을 풀었다. 반짝이는 스텐 밥그릇에서 고봉으로 담긴 하얀 쌀밥을나의 몫으로 들어 주시고, 불그스레한 양념에 감자를 넣고 졸인 갈치의 두툼한 부분을 내 밥 위에 올려 주셨다.추수 후 양곡 수매를 하고 나면 제법 현금을 만질 수 있었지만, 조합의 이런저런 농자재 대금과 빌린 영농자금을 갚고 나면 한해의 농사로..

사는 이야기 2025.01.03

한 해를 보내는 밤에

새해맞이를 하였던 아침이 엊그제 같은데벌써 한 해의 미지막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세월의 흐름은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더니정말 나이가 들수록 실감한다. 내 생애 처음으로 여행기 출판도 하였고,개인전도 하였으니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남은 듯 하지만, 사실은내 허영심만 부추긴 것 같아 부끄럽다. 한 해의 은총을 주신 주님께 기도하고 싶어제야의 밤 미사에 참여하였다.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시 밀려드는자잘한 생활의 어려움이 있었지만,잘 이겨내고 해결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였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매일 발생하는 요즘.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였다.(이번 년말 무안 항공기 사고를 당한 고인의 명복과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며....)아침에 눈뜨면 다시 하루를 선물해주신 주님께오늘 하루도 주님의 뜻에 어긋..

사는 이야기 2024.12.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