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나는 부끄럽다

푸른비3 2025. 1. 5. 16:07

2025. 1. 4.토.

어제 친구들과 인왕산 둘레길을 걸은 후

서대문구 영천시장에서 갈치조림으로 점심을 먹고

혼자 먼저 식당을 나서서 인사동으로 향하였다.

 

안국역으로 나오니 1번 출구 앞에 모여든 많은 시민들.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겨울 햇살은 눈부시게 맑았다.

 

시민들이 고단한 생업을 마치고 가족들과 휴식을 취해야 할

토요일 오후를 차거운 거리로 내몰게 한 한국의 정치인들.

국민의 손으로 선택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유지하는 정치인들.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라고

선택한 정치인들이 오히려 국민들을

이 찬 거리로 내몰게 하다니 분노가 치밀었다.

 

저들의 대열에 함께 하여야 함에도

나는 '예수를 배반한 베드로처럼' 길건너에서 바라보다

인사동으로 향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웠다.

 

안국역 1번 출구밖의 시위 군중들.

 

차거운 바닥에 앉아 시위하는 시민들을 바라보다

슬그머니 나는 인사동으로 숨어 들었다.

 

서울아트가이드2025년 1월호에 실린 미술평론가 박영택교수의

-몰락하는 현실과 침묵하는 미술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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