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 해를 보내는 밤에

푸른비3 2024. 12. 31. 23:38

새해맞이를 하였던 아침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미지막이라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

세월의 흐름은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더니

정말 나이가 들수록 실감한다.

 

내 생애 처음으로 여행기 출판도 하였고,

개인전도 하였으니 무언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이

남은 듯 하지만, 사실은

내 허영심만 부추긴 것 같아 부끄럽다.

 

한 해의 은총을 주신 주님께 기도하고 싶어

제야의 밤 미사에 참여하였다.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되면 또 다시 밀려드는

자잘한 생활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잘 이겨내고 해결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였다.

 

뜻하지 않은 사고가 매일 발생하는 요즘.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였다.

(이번 년말 무안 항공기 사고를 당한 고인의 명복과 

유족들의 슬픔을 위로하며....)

아침에 눈뜨면 다시 하루를 선물해주신 주님께

오늘 하루도 주님의 뜻에 어긋나지 않게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가족의 건강과 사회의 안정을 바라며,

욕심부리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손내밀어주고

양보와 배려로 평화로운 그런 한 해를 살 수 있도록 기도했다.

 

   *     *     *

아래는 얼마전 지인이 보내준 양광모의 시를 다시 읽어 보았다..

 

12월 31일의 기도 / 양광모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해하지 않게 하소서
누군가로부터 받은 따뜻한 사랑과
기쁨을 안겨주었던 크고 작은 일들과
오직 웃음으로 가득했던 시간들만 기억하게 하소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걱정하지 않게 하소서
불안함이 아니라 가슴 뛰는 설렘으로
두려움이 아니라 가슴 벅찬 희망으로
오직 꿈과 용기를 갖고 뜨겁게 한 해를 맞이하게 하소서

더욱 지혜로운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바쁠수록 조금 더 여유를 즐기고
부족할수록 조금 더 가진 것을 베풀며
어려울수록 조금 더 지금까지 이룬 것에 감사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삶의 이정표가 되게 하소서
지금까지 있어왔던 또 하나의 새해가 아니라
남은 생에 새로운 빛을 던져줄 찬란한 등대가 되게 하소서

먼 훗날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볼 때
그 때 내 삶이 바뀌었노라, 말하게 하소서
내일은 오늘과 같지 않으리니
새해는 인생에서 가장 눈부신 한 해가 되게 하소서(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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