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761

뉴욕으로 떠나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뚝방길의 가로수 빛깔이 노릇노릇해졌다. 오래전부터 꿈꾸었던 북미의 단풍구경을 하고 싶어 지난 봄에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조기 예약하고 기다렸다. 어젠가 TV 화면으로 보았던 선명한 색상의 단풍길이 어디인지 궁금하여 검색하였더니 퀘백의 가을 풍경이라고 하였고, 그 순간부터 나는 그 아름다운 단풍길을 가보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였던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다녀 온 미동부 여행을 나는 캐나다의 단풍구경과 함께 꿈꾸었지만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2015년 가장 가고 싶었던 남미 5개국을 43일 간 여행하고 2016년 마야 아즈카 문명의 중미 3개국을 35일간 여행하였으나, 자본주의 현대 문명이 발달한 북미 여행은 뒤로 미루었다. 돈만 있으면 뉴욕, LA는 언제든..

사는 이야기 2023.10.25

시월의 한강뚝섬공원

2023. 10. 13~22 햇살이 아름답거나 달빛이 이쁜 날,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삶이 버거운 날, 집앞 한강뚝섬공원을 찾는다. 이번 가을은 살며시 내 곁을 스며들듯 다가왔다 사방에 고운 물감으로 이쁜 그림들을 그려 놓았다. 아름다움은 짧은 속성이 있기에 이 가을을 깊고 넓게, 진하고 뜨겹게 느끼고 싶다. 내일이면 더 나이들기 전, 북미의 가을을 느끼고 싶어 한 여흘 집을 비울 생각인데 내가 귀국하는 날 가을은 얼마나 깊숙히 들어와 있을까? 한 가지를 선택하면 한 가지는 버려야 하는 진리. 내가 없는 동안에 더 화려하고 찬란하게 물들겠지? 한강의 깊어가는 가을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 하며 그동안 한강공원이 나에게 준 위로와 은혜에 감사한다. 10/13. 한강드론쇼. 10/15. 뚝섬한강공원 알..

사는 이야기 2023.10.24

뚝섬한강공원의 드론쇼(2023. 10. 6)

2023. 10. 6. 금. 10월 한달동안 우리집 근처 뚝섬한강공원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8시에 드론쇼를 한다. 오늘은 드론 저녁 7시 500대의 드론으로 오프닝 쇼를 시작으로 8시까지 문화예술 공연을 한 후 8시 700대의 드론으로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다. 신호와 함께 수변 광장에 펼쳐 놓았던 700대의 드론이 붉은 빛으로 깜빡이더니 켜켜이 쌓인 책같은 모습으로 하늘로 올라 하누리의 고추잠자리처럼 공중을 날더니 둥근 원을 만들고 첼로연주하는 모습. 와인잔을 부딪히는 모습. 노래를 부르는 모습 등 다양한 모습으로 내 마음을 고조시키더니 서울 마이 소울을 끝으로 다시 켜켜이 층을 이루며 안착하였다. 지난 국군의 날에는 1000대의 드론 공연이 있었으나 한꺼번에 물살처럼 밀려드는 사람들이 무서워 일찍 ..

사는 이야기 2023.10.07

추석 전날 풍경

2023. 9. 28. 목. 장 날 (노천명) 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절편 같은 반달이 싸리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펀 글) * * * 학창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노천명 시인의 시 장날은 한국 근대의 추석 전 장날을 참 잘 표현한 시라고 생각된다. 내가 학창시절만 하여도 어머니는 추석상을 차리기 위해 쌀을 한 말씩이나 물에 담궈 쌀가루를 만들어 오셨다. 우리는 모두 대청마루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밤이 늦도록 송편을 빚었는데 어머니가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한 커다란 함지박을 바..

사는 이야기 2023.09.28

스페셜 발레 갈라

해설이 있는 스페셜 발레 갈라 with 문훈숙 2023. 9. 12. 화 15:00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세종문화회관 9월의 천원의 행복. 유니버설발레단의 스페셜 발레 갈라를 감상했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 등 발레의 고전 레퍼토리와 함께 인형 요정, 해적, 돈키호테 등 나에게 익숙하지 않은 발레와 한국 최초의 창작 발레 심청 까지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발레를 좋아하였던 어린 소녀였던 나는 발레 공연을 감상하기 좋아하였지만, 지역적, 경제적 여건으로 쉽게 감상할 기회는 없었지만, 인근 도시에서 발레 공연이 있는 날은 무리해서 발레 공연장을 찾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무대를 기다렸다. 유니버설 단장인 문훈숙님의 해설로 공연을 시작하여 백조의 동작, 발레의 용어 등을 더욱..

사는 이야기 2023.09.13

한양 여성, 문 밖을 나서다

2023. 6. 22 한양 여성, 문밖을 나서다-일하는 여성들 2023. 5. 5 ~ 10, 3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조선시대 한양에서 일하는 여성들 전시를 한다고 하여 오래만에 박물관을 찾아 갔다. 조선시대 한양에는 내명부의 수장인 왕비로부터 혜민서 의녀 등 관청에서 일하는 여성등 다양한 신분 계층의 여성들이 도성 안팍에서 생활라고 있었다. 이들은 주어진 역을 수행함으로써 국가 체제 안정에 이바지 하였고, 유교적 여성관에 매몰되지 않고 종교활동, 상업활동에 적극적 참여하여 한양이라는 도시공간을 활기찬 삶의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18세기 한양에는 약 30만 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으며, 절반은 여성이었다. 이 중 왕비는 왕이 나라를 잘 다스리도록 돕고, 친잠례를 통해 길쌈을 장려. 관비중 ..

사는 이야기 2023.09.11

미술관 가는 길

새벽에 일어나 헤도네님의 을 읽고 호암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김환기의 전시를 예매하려고 하니 8일 오후 1시 티켓만 남아 있고 모두 매진. 이렇게 미술애호가가 많을줄이야..... 사람의 심리는 묘하여 -한정판매. 이번 이 마지막 기회- 이런 글을 보면 앞 뒤 가리지 않고 먼저 달려들기 마련이다. 나 역시 어머나, 1시뿐이구나. 그거라도 해야지.... 직설적이고 즉흥적인 나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우선 예약부터 하고 싶었다. 그런데 기계치인 나여서 혹시 잘못 예매하면 어쩌나.... 노파심이 들어 자는 딸 아라를 흔들어 깨웠다. "아라야, 엄마 좀 도와줘. 지금 안하면 못해." 눈을 부비며 아라가 일어난 시각은 오전 5시 30분. 6시 알림에 일어나는 아라를 기다리지 못하고 깨워서 겨우겨우 8일 오후 1..

사는 이야기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