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757

어디서 다시 만날까?

부엌으로 가서 어머니를 찾았으나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 조금 전에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어머니를 대신하여 생선찌개를 만들려고 부엌을 뒤적였지만, 어린시절 사용했던 나무 미닫이 찬장에는 아무런 재료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이것저것 밑반찬을 챙겨 다른 것을 주문하라고 할 생각으로 기다리는 손님에게 가는 도중 꿈을 깨버렸다. 얼마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알바를 하였던 장면과 어린 시절이 오버랩되어 이런 황당한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꿈을 깨고도 ....어쩌지....꿈속의 그 아저씨들이 내가 가져올 생선찌개를 계속 기다리고 있을텐데....하는 생각으로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 기다리는 아저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한번 깬 꿈은 다시 잠들어 꿈을 꾼다 하여도 연속되지..

사는 이야기 2024.01.17

알바가는 길

2024. 1. 11. 목. 식전에 걸려온 친구의 전화. 오늘 일손이 필요한데 좀 도와줄 수 있어? 앗! 오늘 점심 약속 있는데? 급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미루고 좀.도와줘. 전화를 끊고 부랴부랴 점심약속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점심약속 연기하기로 하였다. 친구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음식점을 하는데 지난 연말에도 일손이 달려 알바를 하였다. 사실 나는 일손이 느려 제대로 일을 못 한다. 그날도 서빙이 서둘러서 실수 연발이었다. 주문한 것을 잊어버려 다시 가서 확인해야 했고. 유리컵도 하나 깨고 맥주병도 옷에 걸려 하나 깨뜨렸다. 밀려드는 손님들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일의 순서를 몰라 허둥대는 나를 보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참 답답하였을 것이다. 손님이 거의 빠져 나간 후 친구에게..

사는 이야기 2024.01.12

나의 새 컴퓨터

1977년 첫직장으로 다녔던 군청에는 별관에 전산실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커다란 장롱처럼 생긴 기계가 버티고 있었고, 우리는 그 전산실로 가서 문서를 발송하고 수신하기도 하였다. 그때는 책상마다 개인 컴퓨터가 놓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하였다. 1984년 생인 아들 태성이는 컴퓨터 게임을 좋아하였다. 그 후 컴퓨터의 보급이 시작되었고, 동네에는 오락실이 생기기 시작하였고 우리 태성이는 게임을 좋아하여 오락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기에 집에서 게임을 하라고 사 준 것이 우리집 컴퓨터를 들여 놓은 계기가 되었다. 처음 컴퓨터가 출시되었을때는 8비트. 16비트하였는데 기계치인 나는 그 숫자가 의미하는 뜻도 모르면서 그냥 숫자가 클수록 기능이 좋은 것이구나.... 짐작만 하였다. 처음 구입한 컴퓨터는 삼보 컴퓨터..

사는 이야기 2024.01.07

DDP 겨울축제

2023. 12. 23. 토. DDP에서 겨울축제로 서울라이트를 한다는 정보를 듣고 청계천 빛초롱 축제를 본 후 찾아가 보았다. 안내소에 가서 물으니 30분 단위로 시작한다고 하였다. 내가 도착한 시각은 8시 16분이니 30분이 되기를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실내의 크리스마켓 구경을 하고 시각에 맞춰 나오니 굴곡집 벽면을 비추는 빛의 향연. 동화 크리스마스 캐럴 속의 한 장면으로 들어선 듯. 동심으로 돌아가 벽면을 바라보는 환상의 시간이었다.

사는 이야기 2023.12.26

한강 페스티벌 겨울(크리스마스 마켓)

2023. 12. 25. 월. 어제 밤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 전야미사를 드린 후, 막상 오늘, 크리스마스날은 맨숭맨숭. 마치 무대가 끝난 후처럼 집에서 종일 뒹굴뒹굴 구르다가 뚝섬유원지역 청담대교 아래로 어슬렁어슬렁 저녁 산책을 나갔다. 눈 내린 후의 포근한 밤. 많은 연인들. 친구들, 가족들이 크리스마스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춥고 긴 겨울밤. 이 성탄절 불빛이 얼마나 우리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지?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보내고 싶었다.

사는 이야기 2023.12.26

2023.성탄절 전야

2023. 12. 24. 일. 내가 다니는 자양2동 성당의 8시에 거행되는 성탄 전야미사에 참여하였다. 일찍 집을 나서려고 하였는데 갑자기 현관문이 고장. 잠금장치가 잘못되어 계속 울리는 벨소리에 당황하였다. 하필 이런 날 밤에.... 하는 수 없이 밧데리를 빼고 문을 잠그지 않은 채 집을 나섰다. 고물 밖에 없는 집. 누가 와도 가져 갈 것도 없는 집이다. 다행히 미사 직전 도착. 자리가 없어 3층에서 참석하였다. 어둠속에서 아기 예수님의 탄생. 위에서 내려다 보려니 아쉬웠다. 미사 중에 마산의 손자들의 영상통화 알림이 왔지만 미사중이라 거절. 며느리가 집안 크리스맛 트리 앞에서 아라와 내가 보내 준 크리스마스선물을 들고 즐거워하는 손자들의 모습을 카톡으로 보내줘서 미소가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 딸 아..

사는 이야기 2023.12.25

한강 크리스마스 마켓

2023. 12. 14. 일 집근처 뚝섬유원지역 아래에서 2023 한강 크리스마스마켓이 열리고 있었다. 2023년 12월 31일까지 열린다고 하니 낮보다 빛의 반짝임이 더욱 빛나는 저녁이 좋을 듯. 저녁 식사후 산책겸 다시 찾아가 봐야겠다. 각종 아트 용품을 판매하는 공간. 이런 원형 볼 공간에서 모임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크리스미스 분위기를 푹 느낄 수 있는 공간.

사는 이야기 2023.12.25

동짓날

동짓달 기나긴 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 정든 임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리라 ......황진이 시 ....동짓날 기나긴 밤을 (펀 글) 내일이 벌써 동짓날이다. 동지는 24절후의 스물두 번째 절기로, 일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올해는 동지가 음력 동짓달 초순에 들어 '애동지'라고 한다. 내일이 동지라고 하니 문득 어린 시절 엄마가 끓여 주셨던 동지팥줄이 생각난다. 먹을 것이 귀한 시절이라 동짓날 끓이는 동지팥죽은 그야말로 별미였다. 어머니는 동지가 다가오면 팥을 커다란 대야에 닮아 물에 불려 놓았으며, 아침부터 커다란 무쇠솥에 삶아 껍질을 벗겨 팥물을 소쿠리에 바쳐 놓았다. 찹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익반죽하여 새알을..

사는 이야기 2023.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