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으로 가서 어머니를 찾았으나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었다.
이상하다. 분명 조금 전에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어머니를 대신하여 생선찌개를 만들려고 부엌을 뒤적였지만,
어린시절 사용했던 나무 미닫이 찬장에는 아무런 재료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이것저것 밑반찬을 챙겨 다른 것을 주문하라고
할 생각으로 기다리는 손님에게 가는 도중 꿈을 깨버렸다.
얼마전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알바를 하였던 장면과 어린 시절이
오버랩되어 이런 황당한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꿈을 깨고도 ....어쩌지....꿈속의 그 아저씨들이
내가 가져올 생선찌개를 계속 기다리고 있을텐데....하는 생각으로
다시 꿈속으로 들어가 기다리는 아저씨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한번 깬 꿈은 다시 잠들어 꿈을 꾼다 하여도 연속되지 않는다.
지난번 알바를 가는 길에 정신차려 실수를 하지 않아야지....다짐했지만,
한꺼번에 밀려 온 100 여명의 손님들이 여기저기서 음식을 서로 청하니
갖다 주려고 밥을 담아 손님을 찾았으나, 내게 주문한 사람을 기억하지 못하여
결국 갖다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아직까지 내 마음에 남아 있었던가?
눈을 감고 누웠으니 ...그래 ....오래만에 어머니를 만났구나....
그리운 나의 어머니....어머니 생각에 어느새 눈물이 고였다.
어머니 모습을 보지 못한지 벌써 30년도 훌쩍 더 지났는데,
어머니는 옛모습 그대로의 모습으로 방금 나를 찾아오셨다.
그렇게 어머니가 빨리 내 곁을 떠나리라 생각을 못하고
나는 늘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에만 어머니를 찾았고,
꽃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모시고 꽃구경 한번 가지 못하였다.
형편이 좋아지면 가야지 하고....미루었지만 기다려주지 않았다.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못한 내 사랑이 오래동안 마음에 걸렸다.
그 아쉬움이 지난 밤, 젊은 시절의 어머니를 내게로 불러왔을까?
늘 베푸기만 하셨던 어머니.....어디서 다시 어머니를 만나서
어머니께 돌려주지 못한 내 사랑을 돌려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