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루첼라이 정원의 산책자들

푸른비3 2024. 6. 8. 08:40

루첼라이 정원의 산책자들

강인순 지음

더좋은책 (2022. 10. 5. 1판 1쇄)

(2024. 6.1~8)

 

개인전과 여행기 출판을 준비하느랴 책 한 권 제대로 읽어볼 여유가 없었는데,

모처럼 여유가 생겨 집 앞 한강도서관을 찾아 이달의 추천도서 코너에서

마조리노 신부의 <수도원 일기, 신부 생활>과 이 <루첼라이....>을 대여해 왔다.

 

책의 표지에 찬란했던 역사를 찾아 떠난 그리스문화 답사기 라고 쓰여 있어

지난해 봄에 잠깐 다녀왔던 그리스 여행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어 선택하였는데,

먼저 책의 제목인 루첼라이 정원이 그리스의 어느 지역에 있는 정원인지 궁금하였다.

 

 책의 구성은

그리스와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여정 지도. 

들어가며. 1. 그리스. 2. 시칠리아 등

4단락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은이 강인순은 불어교육학을 전공한 후 어릴적 꿈을 찾아

1년 동안 파리에 거주하며 속속들이 그 속내를 탐구하였다고 하였다.

그 후 새롭게 시작한 인문학 공부에서 그리스를 만났고,

답사 여행에서 받은 강한 인상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하였다.

 

궁금하였던 루첼라이 정원은 피렌체의 루첼라이 가문이 16세기 초에

세운 학당의 이름에서 유래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고전 강독 모임이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강신장 대표가 만들었으며, 연세대학교 김상근 교수가

이 모임을 이끄는데 지은이는 이 과정에 들어가 함께 답사 여행을 다녀왔다. 

 

1. 그리스 편에서는 파르테논 시전. 뉴아크로폴리스 박물관.

아테네 국립 고고학박물관. 코린토스 운하. 올림피아. 올림피아 고고학 박물관.

 나프팍토스. 델포이. 델포이 박물관. 레어디다스 동상. 메테오라. 테살로니카.

 니코스 카잔자키스 묘지. 크노소스 궁전 유적지. 수니온 곶.

 

2. 시칠리아 편에서는 이스탄불. 카타니아의 에트나 화산. 시라쿠사. 

아그리젠토. 타오르미나. 팔레르모 등을 답사한 여행기였다.

 

내가 여행하였던 파르테논 신전이 제일 먼저 나오니 반가웠다.

여행을 가기 전 나름 그리스에 대한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갔지만,

파르테논 신전이 세워진 아레오파고스의 유래도 몰랐다.

 

BC 480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 1세 아들 크세르크세스가 침공하였을 때 

아테네의 좁은 살라마스 해협으로 유인하여 아테네가 승리가 거두고,

옛 신전을 허물고 그 자리에 아테나 파르테노스에게 바치는 신전으로

신의 언덕 아레오파고스에 세운 것이 파르테논 신전이었다.

 

내가 아레오파고스 언덕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6개의 이오니아식 기둥의 에렉테이온 신전이었는데, 

남쪽 테라스의 기둥으로 세워진 6개의 아리따운 소녀상이

'카리아티드' 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은이는 역사. 음악. 미술, 문학, 영화 등 다양한 인문학적 소양이 높아,

그리스의 영화배우 멜리나 메르쿠리가 출연한 영화<페드라>에 대한 설명.

소설 <희랍인 조르바>의 니코스 카잔자키스.

<기차는 8시에 떠나네>를 작곡한 미키오 테오도라키스.

존 콜리어가 그린 <델포이 여사제> 등에 관한 설명도 재미있게 하였다.

 

시칠리아는 지금은 이탈리아의 가장 큰 섬이지만 

그리스인들이 세운 식민도시로, 지은이는 '마그나 그레치아"(거대한 그리스)

라고 부제를 달았으며 그리스 문화의 흔적을 찾아 답사 여행을 하였다.

 

벨칸토 오페라의 개척자 빈센초 벨리니의 오페라 <노르마>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

마스카니의 오페라 <카발레니아 루스티카나>의 아리아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의 아리아  '날아라, 금빛 날개를 타고'등

오페라에 대한 해박한 설명을 읽으면서 새삼 감탄을 하였다.

 

지은이가 여행한 그리스와 시칠리아를 따라 가면서

대충 알고 있었던 지중해에 대한 세부적인 구분도 검색해 보았다.

이오니아해는 그리스와 이탈리아 사이의 지중해.

에게해는 그리스와 터키 사이.

테레니아해는 이탈리아의 서부,

아드리아해는 이탈리아와 발칸반도 사이의 지중해였다.

 

이 답사기를 읽으면서 여태껏 내가 쓴 여행기는

얼마나 피상적이며 알맹이가 없는 글이었던가 부끄러웠다.

앞으로 여행기를 얼마나 더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처럼 탄탄한 내공이 쌓인 글은 아마도 쓸 수 없을 것이다.

(기회가 된다면 나도 <루첼리아 정원>의 강독모임에서 공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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