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현기증이 없다.
포르투칼/2014/ 124분/포르투칼어(한글자막)
감독:안토니오 페드로 바스콘셀로스
출연:마리아 두 세우 구에라. 주앙 헤수스. 페르난다 세라노
2023; 12. 2. 토. 16:00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
2023년 유니크영화제 마지막 상영일인 오늘은
아침 11시 리투아니아 영화 <여름 생존자>상영으로 부터 시작하여
오후 1시 벨기에 영화 <멈출 수 없는> 오후 4시 포르투칼 영화
<고양이는 현기증이 없다> 등 모두 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리투아니아는 몇 년전 발트3국 여행을 다녀온 추억이 있는
아름다운 나라였으므로 리투아니아 영화에 관심이 있었으나
하루에 3편의 영화를 수용하기는 내 머리가 한계가 있을 것 같아
1시 벨기에 영화 <멈출 수 없는> 영화 상영시간에 맞춰서 도착하였다.
벨기에는 우리나라 경상남`북도의 크기보다 작은 나라이지만,
5년 전 베네룩스3국 여행을 한 기억을 더듬어보면
수도 브뤼셀은 시민들이 세련되고 소득수준이 높아 보였고
도시 전체가 깨끗하고 건물들이 아름다웠으며
유럽연합의 주요 기관이 위치한 국제적인 도시였다.
벨기에의 영화 <멈출 수 없는>는 파브리스 뒤 벨즈 감독의
심리 스릴러 영화였는데 프랑스 풍으로 내용이 미스터리하여
이해하기 어려웠고, 마지막 장면이 너무 잔혹하여 마음이 무겁고 아팠다.
2023 유니크 영화제의 마지막 영화는 포르투칼의 영화
<고양이는 현기증이 없다>는 제목과는 달리 참으로
마음을 따스하게 안아주는 영화였다.
<고양이는 현기증이 없다> 라는 특이한 제목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답답하였다.
(영화 속에 아파트 옥상의 난간에 위태롭게 앉아 있는
좁을 보면서 환상속의 남편과 나눈 대화속에 이 문장이 포함되어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기전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 김숙현님의
해설에 의하면 포르투칼이 경제적 위기를 맞이한 2013년에 출시하였으며
당시 70대 주연 여배우 마리아 두 세우는 지금 80대인데도 현역에서
왕성한 작품활동을 한다고 하였다.
18세 소년 좁 역할을 한 배우는 이 작품이 첫 데뷔 작품이었고,
포르투칼의 어려운 경제적 상황과 정치적 상황이 잘 반영된 영화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외국어대학교에서 한번 상영된 적이 있지만
정식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는 아니어서
우리는 이 영화를 본 몇 안되는 한국인일거라고 하였다.
영화의 배경은 리스본의 4월 25일 다리가 바라보이는 아파트의 옥상이었다.
이 4월 25일 다리는 1974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카네이션 혁명의 날을
기념하여 명명한 다리로 내가 10여 년전 리스본을 여행하였을 적에
버스로 이 다리를 건너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
푸른 바다위에 하얀 목걸이를 늘여놓은 듯 아름다운 다리였다.
영화의 첫 장면은 70대의 노부부가 모임에서 사교춤을 추는 장면이었는데,
잔잔한 파두가 배경음악으로 흐르고 있어서
역시 포르투칼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춤을 추다 어지러움을 느낀 아내(이름이 호사?))가
물을 마시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갑자기 남편은 쓰러지고 그만 저 세상으로 떠나간다.
혼자 남겨진 아내는 남편의 유골함을 곁에 두고
항상 남편이 곁에 있는 듯 여기며 환상속의 남편과 대화를 나누는 등,
남편을 떠나 보내지 못하고 아파트의 커튼을 내리고 칩거한다.
3개월이 지난 후 밖으로 나왔던 부인의 가방을
근처의 불량배 소매치기 청년이 훔쳐 달아나는데,
그 3명의 청년 중 한 명이 바로 나중에 부인과 친구가 되는 청년 좁이다.
좁은 결손가정에서 일정한 직업이 없는 아버지 밑에서
불우한 소년시절을 보낸 불량배 청년으로 극 속에서 18세 청년이다.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아들을 때리고 집에서 쫒겨내기 일쑤다.
새로운 가정을 일군 어머니를 찾아가지만 그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주로 선착장 주변에서 노숙을 하던 좁이 우연히 찾아 들어간 곳이
부인의 아파트 옥상이었는데 4월25일 다리가 바라다 보이는 그곳에서
'지옥같은 세상을 살지만 전망은 기가 막히다'고 그는 일기에 적었다.
우연히 옥상에서 기거하는 좁을 본 부인은 몰래 음식을 갖다 놓는다.
그 후 좁이 실내에서 넘어져 쓰러진 부인을 응급차를 불러 구해준다.
혼자 사는 어머니가 걱정된 딸과 사위가 부인을 요양원으로 보내려고 하였으나
40여 년을 이 아파트에서 살았던 부인은
남편의 추억이 깃든 이곳을 떠나려고 하지 않는다.
남편의 유골도 좁의 도움을 받아 바다에 뿌리고 따듯한 밥상을 같이 나누고
부인은 좁을 아미고(나의 친구)라고 부르며 서로 의지하게 된다.
옥상에서 좁의 일기를 읽게 된 부인은 좁의 글에서 문학성을 발견하고
그의 노트를 출판사로 가져가 한 권의 책으로 빛을 보게 한다.
부인이 외출한 사이 좁의 아버지가 찾아와 부인의 소중한 남편의 물건을
훔쳐가고 그 사건으로 좁은 부인의 집에서 도망쳐 다시 거리를 배회한다.
딸과 사위가 찾아와 역시 믿을 수 없는 불량배에게 당하였다고 하였지만,
부인은 좁을 믿고 언젠가 다시 돌아오리라고 믿는다.
그 후 부인은 좁 친구의 도움으로 도난사건은 아버지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부인과 청년은 다시 서로 친구가 되는 훈훈한 인간애와 우정을 그린 영화였다.
구성이 약간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었지만
한해의 미지막을 훈훈하게 해준 영화였다.
영화 고양이는 현기증이 없다.
영화 멈출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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