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울림과 어울림

푸른비3 2018. 5. 3. 08:27


2018. 5. 3. 목. 8:00pm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친구의 초청을 받고 사전준비도 없이 연주회장으로 갔다.

여행지에는 우리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자주 말한다.

이번 음악회에서 "아는 만큼 보인다."라고 말하고 싶었다.


연주회장을 가기전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고 

연주곡을 미리 들어보고 가는 성의가 있어야 하는데,

매번 느끼면서도 게으른 탓에 실천이 되지 않는다.


자주 연주되는 곡은 어느 정도 귀에 익숙하여 

미리 공부를 하고 가지 않아도 어느 정도 즐길 수 있었는데

오늘은 처음 듣는 곡이 대부분이어서 참 감상이 어려웠다.


오프닝 곡 글린카의 오페라 <루슬란과 루드밀라> 중 '서곡'은

우리 아라가 청소년 교향악단 단원 시절 자주 연주하였던 곡이라서

흥겹게 들었는데 그 다음 곡부터는 모두 생소하였다.


오페라 <이올란타>은 제목도 처음 듣는 곡이었고,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은 

곡명은 들었지만 실제 연주하는 것을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모두 차이코프스키가 작곡한 오페라인 것도 프로그램을 보고서야 알았다.

소프라노 예레나 포폽스카야는 성량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음성이었으나

첫 번째 노래가 끝났으나 끝인줄도 몰라서 제대로 손뼉도 치지 못하였다.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는 중후하고 안정감 있는 목소리였지만

너무 아카데믹하게 부르는 것 같아서 조금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사실은 오페라 <스페이드의 여왕>을 모르는 곡이어서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오페라 <에브게니 오네긴>중 '파이널 듀엣'은 두 연인의 갈등을 그린 듯 하였으나, 

마치 자막이 없는 러시아의 영화를 보는 듯 하여 답답하였다.

다음에는 꼭 줄거리라도 공부하고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였다.


2부의 첫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돈 주앙의 세레나데'였는데

러시아의 서정이 우리나라의 서정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드는 곡이었다.

이제는 조금 귀에 익은 탓인지 바리톤의 음색이 편안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하얀 두루막에 하얀 고무신을 신은 장사익이 무대로 나와 

반달, 찔레꽃, 님은 먼 곳에, 봄날은 간다 ....등 귀에 익은 곡을 불렸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노래를 즐겨 부르셨던 큰형부를 생각나게 하였다.


마지막 무대에는 3 사람이 함께 나와 러시아의 민요를 불려 

'울림과 어울림'이란 타이틀이 딱 들어맞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이 러시아 민요 '백학'의 선률로 촉촉히 젖어드는 것 같았다.



노래가 끝난 후 관객에게 인사하는 장사익.


장사익. 옐레나 포폽스카야.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


마지막 앵콜곡 러시아 민요 '백학'을 선물한 바리톤 안드레이 그리고리예프.



(아래는 펀 글과 사진)

웹전단

'음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아노 신박듀오 연주회  (0) 2018.05.14
무용으로 보는 카르멘  (0) 2018.05.10
그랜드 오페라 갈라 콘서트  (0) 2018.04.14
춘천 시립 교향악단  (0) 2018.04.10
김형선 바이올린 독주회  (0) 2018.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