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가을의 들꽃을 찾아서 (양구 도솔산, 두타연)

푸른비3 2016. 9. 24. 22:29

2016.9.24.토.

 

하루가 다르게 가을빛이 짙어가는 요즘,

가을의 들꽃을 찾아간다는 공지를 읽고

서둘러 꼬리를 달았다.

 

안개가 자욱하여 파란 하늘을 볼 수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였지만

누렇게 변해가는 들녁과 점점 푸른 기운을 잃어가는 산빛을 보며

함초롬히 피어있는 구절초,  쑥부쟁이와 눈을 맞출 수 있는 시간이었다.

 

 

도솔산 전적 위령비앞의 비목들.

 

생태탐방로 안내도.

 

아침 맑은 햇살에 이슬을 떨치고 피어나는 구절초.

이번에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구별법을 확연하게 배웠다.

잎이 쑥처럼 생긴 것이 구절초, 잎이 길쑴한 것이 쑥부쟁이라고 하였다.

내가 이름을 붙혔다면 이 놈을 쑥부쟁이라고 하였을텐데.....

 

정상으로 오르는 길 옆이 온통 구절초밭이다.

 

나도 여기 있어요.....하면서 내 발목을 붙드는 투구꽃.

 

오종종 모여있는 자잘한 붉은 알갱이는 천남성이라고.

 

방금 세수한 새악시같은 둥근이질풀.

촛점이 맞지 않아 고운 모습을 담을 수 없어 미안하다.

나는 사진기를 다룰줄 몰라 그냥 오토에 놓고 찍으니

매번 촛점이 맞지 않아 꽃들이 흐릿하게 나와 부끄럽다.

 

꽃향유와 구절초.

 

유치원 시절부터 꽃을 그리라고 하면

타성에 젖어 마음대로 이런 모양의 꽃을 그렸다.

오늘은 모처럼 오래동안 꽃잎을 들여다 보며

꽃잎 하나 하나 눈을 맞추며 마음속에 담아 보았다.

 

무더기 무더기 군락을 지어 피어있는 구절초.

지금이 구절초 사진을 찍기가 가장 적기인 듯 하였다.

 

이꽃의 이름은 두메 엉겅퀴라고 하였던가?

금방 들어도 돌아서면 가물가물하다.

 

꽃잎에 살짝 손끝이 스쳐도 쪽빛 물이 들것 같은 용담.

 

사방에 들꽃이 피여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안개가 자욱하여 아쉬웠다.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온통 꽃길이었다.

자칫 길섶에 핀 곷을 밟을까 조심조심.....

 

천사의 눈물이라고 불리는 은방울꽃  열매.

 

촛점은 못 마춰도 나비를 보면 ....또 셔터를 누르고.

 

이 꽃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들꽃을 들여다 보다 일어서는 눈길에

산등성이 위 바위뒤에 문득 숫양 한마리.

어머나....탄성을 지르고 다시 보니 조형물이었다.

 

지긋지긋하였던 더위를 이겨내고 핀 동자꽃.

 

산등성이에 그으진 하얀 외길.

내가 걸어온 길이었던가?

 

연분홍 색상이 고운 구절초.

 

누가 만든 아기 사슴인가?

칠은 벗겨져도 맑은 눈이랑 쫑긋한 귀가 참 사랑스럽다.

 

 

여름의 흔적들.

 

드디어 정상에 오르고.

 

촛점을 맞추는 훈이엄니.

 

 

구절초 너머로 보이는 군부대.

 

안개속에 잠긴 펀치볼.

안개가 걷히면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녁도 볼 수 있을 텐데.....

 

바위곁의 분홍빛 구절초.

 

부지런한 회원들은 정상 너머로 꽃을 찾아 떠나가고....

 

나는 이 벼랑위 바위에 앉아 자주빛 꽃향유와 시간을 보냈다.

 

쪼로록.... 순서대로 줄을 선 투구꽃 아가씨.

 

내려가는 길에 보았네.

올라갈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의 시를 떠 올리며.....

 

 

집중할 수 있는 이 시각이 정말 좋아.

 

언덕위의 하늘과 구름을 배경으로.

 

나도 한 송이 할미꽃이 되고 싶어라....

 

이곳이 분단이 가까운 곳임을 상기시키는 철조망.

 

집중하는 회원들.

 

도솔산을 뒤로하고 두타연으로 향하였다.

 

두타연 입구의 야생화 포토존.

 

두타연 입구의 열목어 조형물.

 

마음속 근심까지 씻어주는 맑은 물소리.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빛의 소.

 

봄에는 이곳 양옆으로 철쭉이 가득 피어있었는데.....

 

거사 쑥부쟁이 맞나요?

 

두타정 아래의 맑은 물이 흐르는 징검다리.

 

지난 봄에 왔을적에는 이곳에 돌탑이 세워져 있었는데....

 

관찰테크장에서 내려다 본 물빛.

 

점점 맑아진 하늘.

 

발담그고 쉬고 싶은 물가.

 

물을 사이에 두고 악어바위와 두꺼비 바위.

 

초연히 쓸고 간 깊은 계곡....

<비목>노래가 연상되는 투구와 수통.

 

산그림자는 물속에 잠기고....

 

문득 올려다 보니 붉은 열매를 단 나무가.

옆에서 누군가 오미자라고 하였는데....

 

정면에서 바라본 두타연 폭포.

 

우리가 건너온 출렁다리.

 

이곳에서 잠시 발을 물에 담그고.

 

지난 4월 철쭉이 한창일 무렵,

이 바위에 앉아 야외스케치를 하였던 기억이 떠 올랐다.

오늘은 그림대신 물매화를 사진기에 담았는데

립스팈을 칠한 듯 고운 얼굴의 물매화를 하나도 제대로 담지 못하였다.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주 감악산의 출렁다리.  (0) 2016.10.28
노고산에서 애써 주운 내 밤은 어디로?  (0) 2016.09.27
남산 야간산행  (0) 2016.09.14
가슴 조였던 원도봉산  (0) 2016.09.04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의 관악산  (0) 2016.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