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가슴 조였던 원도봉산

푸른비3 2016. 9. 4. 19:16

2016.9.4. 일.

 

9월의 첫째 주  정기산행은 원도봉산에 오르기로 하였다.

10시 망월사역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친구들이 모여있었다.

남자 10명, 여자 5명. 오늘은 남자친구들이 많으니 든든하였다.

나와 몇 명은 먼저 출발하여 갈림길에서 남은 친구들을 기다렸다.

 

다시 친구들과 합류하여 인원점검 후 산행대장의 지시를 들었다.

다락능선을 타고  점심은 다락능선 아래 계곡에서 먹기로 하였다.

아래서 바라보니 멋들어진 바위들이 막상 내가 오르려니 무서웠다.

엉덩이가 무거우니 자꾸만 몸이 자꾸만 뒤로 밀리는 듯 하였다.

 

가파른 바위를 오를적에는 발을 디딜 자리가 안보여 두려웠다.

앞에서 손을 잡아주었지만 내 몸무게에 쏠려 쏟아질 것만 같았다.

스틱을 호국친구에게 맡기고 다른 친구는 발로 버팀목을 해주었다.

겨우 암벽을 벗어나 소나무밑에서 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후미대장을 맡은 호국이가 바위에서 떨어졌다고 하였다.

몇 명의 친구는 사고 현장으로 내려가고 우리는 걱정속에서 기다렸다.

다행히 나무가지가 완충 역할을 하여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고 하였다.

정신이 혼미하여 지금 누워서 진정을 하는 중이라고 하였다.

 

나도 걱정이 되어 사고가 난 장소로 가보고 싶었지만 암벽을 다시

타고 내려갈 자신이 없어 애만 태우고 확인하려 간 친구들을 기다렸다.

구조대원을 불렸으나 위치를 찾지 못하여 계속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였다.

현장으로 가 보지도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우리는 하산하기로 하였다.

 

하산도중 구급대원들을 만나 위치를 설명하고,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하고 나니,

지난해 용마산 하산도중 다리가 골절되어 들것에 실려 내려 왔던 기억이 떠 올랐다.

구슬같은 땀을 흘리는 아들같은 구급대원들에게 어찌나 미안하고 부끄러운지.....

몸을 꽉 묶어 고정시킨 후,  공중으로 들려 내려오는 동안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계곡으로 내려와 발을 불에 담그고 호국이의 상태를 걱정하고 있으려니

타타탁~! 헬리곱터 소리가 들려 이제 호국이를 싣고 가겠구나....생각하였는데,

기적처럼 계곡옆 산길을 걸어서 내려오는 호국이의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우리가 손뼉을 치고 환호를 하자 호국이도 빙긋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정말 불행중 다행이라는 말은 이런때 사용하는 말인가 싶었다.

얼굴과 팔에 약간의 상처는 있었지만 걸어 내려 올 수 있음에 감사하였다.

오늘 사고로 가장 마음을 졸였을 대장친구와 함께 자리를 지켜준 여러친구들.

정말 정말 고맙고 자랑스러워....  여러 친구들,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아래서 바라볼 적에는 멋진 산봉오리들.

 

망월사역에 먼저 도착한 친구들.

 

망월사 가는길의 어느 사찰벽의 연꽃벽화.

 

먼저 도착하여 갈림길에서 기다렸다.

 

대장친구에게 전화하니 다락능선으로 갈 거라고 하였지만 그림에는 없었다.

 

도봉산 입구의 화장실.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무료로 이용하는데도  화장지까지 구비된 세계 1등 화장실이다.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곧 경사 70도 정도로 치고 오르는 길에 있는 심원사.

 

정담을 나누는 두 친구.

 

휴식을 취하며 간식먹는 시간.

 

 

우람한 바위들.

 

가을이 되어 이곳의 단풍이 들며 얼마나 고울까?

 

좁은 바위를 지나.

 

이 때만 하여도 호국이가 떨어질 줄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이곳에서 부터는 계속 가파른 암벽타기.

 

나는 무서워서 전전긍긍.

 

어려운 한 과정을 거치고 난 후 숨 고르기.

 

계속 이어지는 바위타기.

 

멀리 보이는 산봉오리들도 모두 화강암바위다.

 

힘은 들었지만 풍경은 최고였다.

 

바위위에서 한 숨 돌리고.

 

다시 이어지는 바윗길.

 

설마 이제 저 바위로 오르지는 않겠지?

 

바위앞에 서면 암벽등반을 하고 싶은 친구들.

 

 

 

 

조심해~!.

 

 

힘은 들어도 바위산을 타고 나면 부듯한 마음이 든다.

 

조금 전 무서워하며 올라온 바위길을 뒤 돌아보고....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123층의 롯데타워.

산위에서 바라보니 정말 높은 것을 실감한다.

 

솔바람 마시며 한 숨 쉬기.

 

내 도시락을 배낭에 넣은 허민욱 친구.

이 친구는 호국이 옆을 지키고 있어서 나는 도시락을 먹을 수 없었다.

 

 

마지막 코스만 넘기면 점심 시간이야.

 

우리가 지나온 바위가 저 바위였지?

 

 

로프를 끌고 다리에 힘을 주고 으랏차~!

 

말은 알아 듣겠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어쩌나....

 

나는 네발 달린 짐승처럼 엉금엉금.

 

일단 이곳에서 우리끼리 점심을 먹기로.

 

장소가 협소하여 서서 먹는 친구.

 

푸짐한 점심.

 

하산도중에 만난 구급대원들.

세번이나 이길을 오르내린다고 하면서 구슬같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참 든든한 청년들이다.  고마워요.

 

드디어 계곡 도착.

 

가뭄으로 거의 바닥을 드러낸 계곡.

 

그래도 물은 깨끗.

 

계곡에서 땀을 식히는 등산객들.

 

우리도 이곳에 발을 담그고 친구들을 기다리기로 하였다.

 

헬리곱터에 실려 갔겠지....하고 걱정하고 있을적에

기적처럼 걸어서 내려오는 호국이.

어찌나 반가운지 우리가 손뼉을 치며 환호하니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참 고마운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