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9.25.일.
짧은 가을이 아쉬워 하루라도 더 많이 자연과 함께 하고 싶어,
어제 양구 두타연과 도솔산을 다녀온 뒤라 피곤하지만
배낭을 챙겨 약속장소로 갔더니 벌써 몇 명 친구는 토종밤 줏으려
먼저 떠나고 일행들을 기다려 360번 버스를 타고 삼하리로 향하였다.
삼하리 버스 하차장에 내리니
이렇게 가을을 알리는 예쁜 백일홍이 가득 피어 있었다.
인생을 멋지게 살려면,
1...하루에 한 번 이상 착한 일을 하고.
10...하루에 10번 이상 크게 웃으며,
100....하루에 100자 이상의 글을 쓰고,
1000....하루에 1000자 이상의 글을 읽으며.
10000 ....하루에 10000보 이상의 걸음을 걸어라고 하였다.
조금 전 버스에 올라 좌석에 앉았더니
곧 할머니 한 분이 차에 오르셔서 기꺼이 자리르 내 주었다.
마음속으로 오늘 착한 일 하나는 했구나....노래하면서.
오래만에 만난 성희는 더 멋진 모습인데
순이야 사진 한 장 찍어라 하였다.
오른쪽은 오늘 처음 만나는 난희의 남편.
지난 여름 물놀이를 하였던 장소에 도착하여
화숙이가 준비한 족발을 꺼내니 모두들 산에 갈 생각보다,
입맛을 다시고 자리에 주저 앉는다.
인증 사진 찍어 놓았으니 먹으면 안 돼~!
친구들 남기고 동호와 난희 남편은 먼저 산으로 오르고
그 뒤를 따라 나와 재황친구도 정상을 향해 오른다.
영숙아 족발 남겨 놓아라.....
걱정 말고 댕겨 오거라이....
산으로 오르는 길에 발밑에
수북한 알밤들이 자꾸만 우리의 발길을 잡아챈다.
그래....정상으로 오르는 것만 산행이냐....?
이렇게 알밤 줍는 것도 참 쏠솔하네....
문득 눈앞에 보이는 북한에서 보낸 비라....
어쩌자고 이곳에 이런 유인물을?
문득 사람이 없는 주변이 무서워 진다.
곳곳에 맷돼지가 구덩이를 판 흔적도 보이고....
재황친구는 심마니라도 된 기분으로
능이 버섯을 찾겠다고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나는 그냥 내려 가자고 보챈다.
압력밭솥 안의 솥단지를 들고 나타난 재황친구가
오늘은 호박 찌개를 끓여주겠다고 큰소리를 친다.
이 무거운 솥단지를 어떻게 매고 왔을까?
마나님에게 허락은 받은겨?
난희가 준비해온 소고기 전골.
자신의 끓인 호박찌개에 만족한 미소를 짓는 재황친구.
일급 쉐프 호국이를 제끼고 끓였는데, 정말 오늘 맛이 일품이다.
밥을 다 먹고 돌위에 앉아 있었더니 사정없이 산모기들이 달겨 들었다.
오래동안 피맛을 못 본 산모기들이 오래만에 몸보신 하려고 작정한 모양.
집에 돌아와 웃옷을 벗으니 딸 아라가 깜짝 놀란다.
어쩌자고 이렇게 모기에게 물렸어요?...글쎄 내 피가 가장 맛있었나 봐.
자리를 정리하고 뒤에 도착할 친구를 기다리는데,
마중간 동호도 소식이 없고....
나는 배낭을 챙겨 먼저 집으로 오기로 하였는데
이때 손을 질려가며 줍은 밤을 넣어둔 검은 비닐이 떨어졌나 보다.
아까 민화가 검은 봉지를 들고 이거 누구꺼냐고 물었는데....
그때까지는 내 배낭에서 떨어진 거라고는 생각도 못하였다.
집에 와서 얼른 삶으려고 아무리 배낭을 뒤져도 없다.
앙앙....내 알밤 누가 차지했어?
혼자 하산하여 버스를 기다리는데 건너편 은행나무가 제법 누렇게 물들었다.
이렇게 가을은 우리곁에 조금식 다가서고 있었다.
올해도 이 가을을 마음껏 즐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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