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박수원 하프 독주회

푸른비3 2016. 5. 22. 22:58

박수원 하프 독주회

2016. 5.22.일.  8pm

예술의 전당 리싸이틀 홀.






 (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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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접할 수 없는 하프 독주회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는 공지를 보고

하프 연주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여 꼬리를 달았다.

천상의 소리라고 하는 하프는 귀한 악기로 서민들은 접할 기회가 없다.

교향악단의 연주회에서 무슨곡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잠시 눈요기 한 정도였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오르페우스가 연주한 악기는 하프의 일종일 것이다.

서양의 그림속에서 양을 치는 목동이 들고 있는 악기도 하프 종류일 것이다.

하피스트 박수원은 화려한 테크닉으로 아름다운 하프 선율을 뽑아낸다고

프로필 첫머리에 적혀 있는데 국내에 하프 전공학과가 있는지 모르겠다.


프로그램에 소개된 곡들은 모두 생소한 작곡자들의 처음 듣는 곡으로

물흐르듯이 매끄럽게 흐르는 선률이 아름답고 우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번째 곡은 두 대의 하프와 피아노의 연주였는데

마치 두 명의 선녀가  베틀을 앞에 놓고 비단을 짜는 듯 하였다.


휴식 시간 후 연주된 A. Ginastera의 하프 협주곡에서는 연주자가

하프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손끝으로 물방울을 튕기듯이 현을 퉁기기도 하고, 물흐르듯 구르기.

비쳐 내리치기, 글리산도, 공명판 두드리기 등 다양한 연주법을 맛 보았다.


아래에 3개의 페달이 있었는데 피아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연주를 들으면서 나는 하프는 한 대의 값이 얼마일까?

좀 더 크고 화려한 장식이 붙은 하프는 아마도 더 비쌀거야.

저 무거운 악기를 트럭으로 운반해야겠지....엉뚱한 생각들이 맴돌았다.


앵콜속으로는 드브시의 '달빛', 모처럼 친숙한 곡이라서 어찌나 반가운지....

눈을 감고 달빛 하프 연주를 들으니,  모두가 깊이 잠든 고요한 숲속에

달빛타고 내려온 요정이 샘터에서 맑은 샘물을 길어 올리는 광경을

별들은 반짝이고,  나무의 잎들도 숨죽여 듣고 있는 장면이 연상되었다.


항아리에 맑은 샘물을 가득 담은 듯한 마음으로 연주회장을 나오니,

우면산 검은 숲위로 둥실 떠 오른 보름달이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어쩌면 저 검은숲속에 아직도 요정들이 샘물을 긷고 있을지도 몰라....상상하며,

뚝섬유원지에 내리니 강물에 비치는 달빛이 드브시의 달빛을 눈으로 보는 듯 하였다.



두대의 하프.


연주를 끝낸 후. 인사를 하는 박수원.


집 앞 뚝섬유원지의 강위에 뜬 달.

드브시의 달빛을 귀가 아닌 눈으로 보는 듯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