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5월의 장미향처럼 달콤한 봄밤의 연주회-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푸른비3 2016. 5. 19. 23:46

세 도시 이야기 '뉴욕'

    .....금호 아시아나 솔로이스츠.


금호 아트 홀.

2016.5.19.목. 오후 8시


프로그램:

 새뮤얼 바버 ....네 손을 위한 피아노 모음곡 '추억'. Op.28.

 레너드 번스타인 .....피아노 삼중주. Op.2

 찰스 아이브스 ....피아노 삼중주 S.86

 폴 쇤필드 ....피아노 삼중주를 위한 카페 뮤직.


   *     *     *      *


5월은 계절의 여왕이며 장미의 계절이다.

아파트 담장에 핀 장미로 향긋한 오늘 저녁, 금호아트홀로 향하였다.

금호아시아나 솔로이스츠, 세 도시 이야기 시리즈 중 '뉴욕' 음악의 밤.

입구에서 산 프로그램을 펼쳐 오늘의 연주 곡목과 프로필을 읽어 보았다.


피아노 김다솔. 박종해.

바이얼린  이지혜.

첼로 김민지.

모두 프로필이 쟁쟁한 신예들이다.


작곡자 새뮤얼 바버. 레너드 번스타인, 찰스 아이버스. 폴 쇤필드.

피아니스트이자 뉴욕 필하모니의 지휘자를 역임하였던 번스타인을 제외한

3명의 작곡자는 모두 생소한 이름으로 프로그램에 적힌 작곡자에 대한

노트를 읽어 보려고 하였지만, 너무나 활자가 작아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


금호 재단에서 세계적인 음악가로 활동할 음악 영재를 키우고,

금호아트홀에서 음악회를 개최하여 고급문화를 접할 수 있는 문화사업을 하여,

좋은 기업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프로그램 책자의 활자를 좀 더 크게 하여

나처럼 노안을 가진 사람도 프로그램을 볼 수 있게 해준다면 얼마나 고마울까?


객석의 불이 꺼지고 무대에 나타난 두명의 피아니스트 김다솔, 박종해.

새뮤얼 바버의 네 손을 위한 피아노 모음곡을 현란하게 연주하는데,

아침 일찍 부터 야외 스케치를 나가 종일 밖에서 머물다 온 나의 귀에는

그 피아노 음이 마치 자장가처럼 들려 꿈속에서 들리는 듯 하였다.


그 다음 곡 레너드 번스타인의 피아노 삼중주. Op.2.

처음 첼로가 장중한 울림으로 말을 건네자 이어서 바이올린의 대답.

마치 언니와 동생 두 자매가 다정하게 이야기 하다가 다투기라도 하는 듯.

피아노는 두 자매를 다독여주는 아버지 같은 역활을 하는 것 같았다.


휴식이 끝난 후 다시 찰스 아이브스의 피아노 삼중주. S86.

아름다운 바이올린 선률이 실내를 부드럽게 흐르는가 하였는데,

느닷없이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는 화음은 세악기의 격투장같았다.

사이사이 귀에 익은 미국의 민요들이 그나마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마지막으로 폴 쇤필드의 피아노 삼중주를 위한 카페뮤직.

정말 내가 어느 카페에 앉아 재즈 음악을 듣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하였다.

특히 첼로의 기교가 뛰어났고, 다양한 주법으로 청중을 즐겁게 하였다.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가 서로 호흡이 잘 맞는 친구사이의 대화같았다.


엥콜곡으로는 조지 거쉬인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의 아리아 섬머타임.

피아니스트 박종해의 쇼팽 버전으로 편곡한 즉흥연주 섬머타임.

완전히 우리 청중을 압도하는 화려한 기교의 연주였다.

정말 우리나라의 젊은 음악도들의 기량이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술가들은 항상 시대를 앞서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현대음악을 작곡하는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하다.

어떻게 우리는 상상도 못하는 그런 음을 사용하여 작곡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평범한 우리도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그런 편안한 음악을 만들어 주었으면....


연주가 끝나고 손바닥에 불이 나게 손뼉을 치고 일어나니

어렵게 여겨졌던 화음이 어떤 작용을 하였는지 피곤하였던 몸이 개운하다.

밖으로 나오니 사방에서 스며드는 향기로운 장미의 향기.

오늘의 연주회는 아마도 장미의 향기가 더하여 더 달콤한 연주회가 된게 아닐까?



담장에 핀 장미의 향기가 온 동네를 달콤하게 만드는 5월.

로비의 전광판.


전광판앞에서 인증사진.


박종해의 앵콜 공연.


오늘의 연주자.


입구에서 1천원에 산 프로그램.

활자가 작아서 노안인 내가 보기에는 무척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