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자령(仙子嶺)
강원도를 영동과 영서로 가로 지르는,구름도 쉬어 간다는 大關嶺...
고개너머 동쪽이 강릉, 서쪽이 평창이다.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에 위치한 보현사(普賢寺)에서 보면 선자령이 떠오르는 달로 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으로 추정된다.
선자(仙子)란 곧 신선, 또는 용모가 아름다운 여자를 말한다.
선자령 능선의 굴곡이 아름다워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일까??
높낮이를 구분키 어려운 구릉의 연속이다.
대관령은 겨울에 영서지방의 대륙 편서풍과 영동지방의 습기 많은 바닷바람이 부딪쳐서
우리나라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고, 내린 눈이 세찬바람에 잘 녹지 않기 때문에
태백산, 계방산, 백덕산과 함께 강원지역의 대표적 겨울산행의 名所로 꼽힌다.
3월초까지도 적설량이 1m가 넘는다. 또한,선자령은 눈과 바람, 그리고 탁 트인 조망이라는
겨울산행 요소를 고루 갖추고 있고 고개라기 보다는 하나의 봉우리이다.
선자령은 해발 1,157m로 높지만 옛 대관령휴게소가 해발 840m로 頂上과의 표고차 가 317m로
긴 능선을 통해 걷게 되므로 일반인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걷기코스는 동네뒷산 가는 길 만큼이나 평탄하고 밋밋하여 우리 걷기동호인들의 쾌적한 걷기
코스라고 생각된다.
선자령 걷기의 최고의 볼거리는 정상에 서서 바라보는 山들의 파노라마...
정상에 올라서면 눈을 덮어쓰고 있는 남쪽 발왕산, 서쪽 계방산, 서북쪽 오대산, 북쪽 황병산이
바라다 보이고, 맑은 날에는 강릉시내와 東海가 한눈에 들어오는 등 전망이 일품이다.
주능선 서편 일대는 짧게 자란 억새풀이 초원지대를 이루고 있는 반면, 동쪽 지능선 주변은
수목이 울창 하다.(펀글)
* * * *
2015.2.1.일.맑음.
대관령휴게소-제왕산갈림길-능경봉-고루포기삼거리-왕산골
올해는 눈의 고장인 강원도에 눈이 내리지 않았다.
겨울 가뭄이 심하여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식수가 부족하다고 하였다.
다행히 며칠전 눈이 내려 가뭄의 해소에 도움이 되었고
덕분에 우리도 눈에 덮힌 선자령을 걸을 수 있기를 기대하였다.
우리를 실은 버스가 대관령 양떼 목장에 이르자 이미 주차장은
빈 공간이 없을 정도로 전국에서 찾아온 버스로 빼곡하였다.
마치 우주 기지를 연상시키는 커다란 풍력 발전기위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파랗고 햇살에 반사된 눈비 눈이 부셨다.
버스에서 내려 인원 점검과 준비운동울 한 후 곧바로 아이젠을 착용하였다.
오늘의 산행은 선자령에 눈이 많이 쌓여 능경봉까지만 오르기로 하였다.
그런줄도 모르고 나는 속으로 왜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언덕길을 가지 않는지
의아해 하였는데 나중에야 산행대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알았다.
전국에서 몰려온 등산객들로 혼잡한 선자령 주차장.
주차장의 관광 안내도.
곧바로 겨울 장비착용부터 하였다.
동해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
우리가 오를 능경봉 안내도.
능경봉은 해발 1123미터.
걸음이 빠른 선두팀은 A코스.
추위 걱정을 하였는데 너무나 포근한 날씨.
눈에 덮힌 나무를 볼 수 없어 아쉽다.
나무가지마다 탐스런 눈꽃을 달고 서있는 나무를 기대하였는데....
우리가 가야할 곳은 능경봉.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투명한 겨울 해.
솟대가 그려진 바우길 안내판이 이쁘다.
해발 1000미터가 넘는 곳이지만 산등성이가 완만하여 쉽게 걸을 수 있었다.
잎을 떨군 나무가지들이 멀리서 보니 부드러운 모피를 두르고 서 있는 것 같다.
눈아래로 졸졸 흐르는 약수터.
바가지가 다 깨여져 조심스레 기울여 물을 마시니 청량한 물맛이다.
다리가 아파 오래동안 산행을 못하였던 영숙이도 오래만헤 함께 하였다.
완만한 등산로이지만 쉴만한 장소가 없어 계속 오르기만 하였다.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능경봉 안내도.
이정표앞에 선 즐거운 표정의 친구들.
눈부신 하얀 눈위의 나무 그림자를 그림으로 표현하려면 어떤 빛으로 채색을 해야할까?
눈길을 걸으면서도 내 머리속은 온통 그림생각뿐이다.
햇빛이 만든 나무의 그림자가 하얀 눈위에 멋진 그림을 그려 놓았다.
밑둥이 파여진 고목으 안을 들여다 보고....
나는 일행과 떨어져 혼자서 걸었다.
혼자서 걷는 산길은 고즈넉하여 홀로 김효근 작곡 <눈>을 부르면서 걸었다.
한참을 혼자 오르니 드디어 일행이 나타났는데 나보고 이 나무속으로 들어가 보란다.
그만틈 내 몸이 뚱뚱하다는 걸 친구들 앞에서 입증해 보라는 것이다.
배낭을 벗어 놓고 몸을 웅크려 나무안으로 밀어 넣어 보았는데 일어날 수가 없었다.
친구들은 손뼉을 치며 즐거워 하고....
선자령의아름다운 중첩된 산 능성.
이 친구는 나보다 몸이 더 유연한 모양이다.
ㄷ드디어 목적지 능경봉.
능경봉 안내도 앞에서 발길을 멈추었다.
그냥 이곳 능경봉에서 원점 회귀 산행을 한다고 하니 아쉬웠다.
무릎가지 푹푹 빠지는 그런 산행을 해 보고 싶은데....
친구들 몇 명은 먼저 앞 서 갔다고 하여 나도 뒤를 따랐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능경봉가지만 가는 모양이다.
거의 등산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또 다시 혼자서 걸어야만 하였다.
적막한 산길에 어디선가 비죵비죵....새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눈길에 먹이를 찾아 나온 새인 모양이다.
살며시 다가간니 포르릉 날아가는데 그 날개짓이 어찌나 힘차고 경쾌한지....
한참을 혼자서 걸어가니 뒤에서 일행 3명이 나를 앞서 지나간다.
마음속으로 저 일행과 함께 가야지....하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행운의 돌탑 안내판.
나도 조그만 돌맹이 하나를 주어 그 탑위에 살짝 올려 놓았다.
앞서가는 일행 3명도 혼자가는 내가 안스러운지 걸음을 조절하며 나를 기다려 주었다.
다행히 외길이니 계속 가다보면 일행을 만날 수 있으리라.....
드디어 상봉한 우리 일행들은 점심을 준비하고 있엇다.
내곁에 앉은 이정순은 전라도 사투리를 어찌나 구수하게 하는지 듣고 있노라면 절로 웃음이 난다.
추운 날씨를 염려하여 산속에서 점심을 먹을 수 없으리라고 하여 대부분 도시락을 차에 놓고 나왔다.
다행히 나는 그냥 도시락을 배낭속에 매고 왔기에 도시락을 꺼내서 함께 먹을 수 있었다.
친구들에게 따뜻한 국물을 먹이기 위해 남자친구들은 버너에 불을 붙였는데
아직 사용법이 숙달되지 않은 상태라 한참이나 시도를 한 후 드디어 성공.
산행대장 창경이가 끓여준 만두의 속살이 어찌나 맛이 좋은지....
정작 창경이는 새끼들 입에 밥들여가는 것 보는 부모처럼 뒤로 물러나 있고....
맛깔스러운 전라도 젓갈을 챙겨온 정순이는 코피가 쏟아져 코를 막고....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친구들과 그래도 죽 나가자는 친구들 의견이 엇갈려....
결국 창경이의 리드로 왕산골로 하산하기로 결정.
다리가 푹 파묻힐 거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양지족은 눈이 녹아 검은 흙이 드러나기도 하엿다.
창경이가 우리를 위해 미리 해님에게 눈을 녹여달라고 부탁하엿단다.
혜자가 그린 하트. ..요즘 혜자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모양이다.ㅎㅎ
아침에 얼굴에 선크림도 바르지 못하고 나왓더니 눈에 어느새 검게 그을린 내 얼굴이다.
드디어 코피가 멈춘 정순.
나무가지에 겨우살이가 달린 나무들이 많았다.
우리는 샘터를 향하여.
ㅇ왕산골로 내려가는길은 하얀 자작나무군락지엿다.
뜻하지 않은 자작나무의 만남에 우리는 마치 시베리아 벌판에라도 온 듯한 기분.
자작나무의 그루터기를 자세하게 관찰해 보았다.
얼마전 자작나무를 그리다가 검은 그루터기가 부자연스럽게 그려졌기에....
자작나무의 하얀 껍질에는 기름성분이 많아 불에 태우면 자작자작 타는 소리가 난다 하여 자작나무라고 한다고....
자작나무와 낙엽송.
자작숲은 나오니 억새밭이다.
억새의 은빛 술은 다 떨어지고 앙상하게 남은 칼퀴만 무성하다.
눈사이로 흐르는 맑은 계곡물.
입춘이 코앞이니 봄도 멀지 않았다.
땅위는 눈으로 덮혀 있으나 땅속은 어느새 봄의 씨앗이 움트고 있을 것이다.
걷다보니 어느새 산길을 벗어났다.
눈과 마른 풀의 색상이 서로 조화롭다.
길가의 마른풀도 마치 이쁘게 장식한 꽃길같다.
하얀 눈위에 길게 이어진 발자국은 누구의 발자국인지?
햇빛을 등지고 선 창경이.
이곳에는 명태덕장이 여러군데 잇었다.
ㄴ눈바람에 녹았다 얼었다 하면서 황태로 변하고 잇었다.
비릿하면서도 쿰쿰한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한줄로 이어진 이 발자국은 짐승의 발자국인 듯.
덕장을 지키는 흰둥이들.
앞의 이놈은 집나온 개인가?
우리를 보고 먹을 것을 달라는 듯 졸졸 따라 왓지만 뭐 줄 게 있어야지....
덕장이 끝나는 곳에 두어채의 인가가 잇었지만 빈집인 듯. 기척이 없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어 30분을 기다려야만 하였다.
무작정 기다리고만 서 있을 수 없어 일단 도로를 따라 걸었더니
반갑게도 버스 정류장이 나타나서 우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버스기사에게 전화하여 우리의 위치를 알리고.
ㅈ정류장뒤에 서 있는 키큰 소나무들.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여 고속도로위를 오르는 우리 일행들.
항상 걸음이 느려 뒤를 따라가는 입장이지만 끝까지 가고 싶어하는 나.
덕분에 자작나무숲도 몰 수 있었고, 명태 덕장곁을 지날 수 있었다.
나는 아마도 죽을때까지 이 호기심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친구들이 있었기에 오늘 산행도 즐거움속에 무사하게 마쳤다.
산행지를 선택한 산행대장 친구, 산행을 주관한 카페지기친구.
오곡밥과 나물. 따뜻한 된장국으로 친구들의 아침을 챙겨온 총무친구.
서로 배려하고 격려하는 친구들이 있었기에 오늘 산행도 멋진 산행이었다.
친구들아 다음 달은 시산제이니 그때 모두 참석하여 우리 한마음의 결속을 다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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