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오페라 <나비부인>

푸른비3 2011. 11. 18. 10:39

 

푸치니의 “나비부인 Madama Butterfly”


-작품 배경-


푸치니의 <나비부인>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게 열광하거나 아예 무시한다.

전자는 주로 이 오페라가 가지고 있는 음악의 매력을 한 번 맛 본 이들이고,

후자는 왜색 짙은 이 오페라의 배경 때문이다. 사실 이 두 가지 모두 맞는 말이다.

그러나 푸치니가 만들어 놓은 이 명작의 음악 코드를 풀게 된다면, 나비부인의

매력에 빠지게 될 만큼 수준 높은 음악성과 세련미에 손꼽힐 걸작이다.

지금의 우리가 싫어하는 왜색적인 경향과 다르게, 19세기 말의 파리에서는

동양적 분위기, 특히 일본을 소재로 한 문학이나 미술이 크게 유행했고 지식인들의

감각을 자극했다. 마치 현대의 한국과 일본의 여러 드라마, 영화들이 별 저항감 없이

파리나 피렌체 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프랑스 해군 장교였던 피에르 로티는 동양에서의 근무가 끝난 후 파리로 돌아가

동양을 소재로 한 소설집들을 발표했다. 그중 1887년의 <국화부인Madame Chrysantheme>이

인기를 끌었는데, 그것은 일본이 개항한 국제항구 나가사키에서 있었던 프랑스

해군 장교와 현지 게이샤와의 계약 결혼을 다룬 것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변호사였던 존 루터 롱의 여동생이 선교사 부인으로 나가사키에 가 있었다.

그녀는 일본에서 자신들이 들었던“어떤 게이샤가 사랑에 실패하고 음독했다”는

이야기를 롱에게 들려주었다. 롱은 그 일화에서 착안하여 로티의 프랑스 소설을 배경으로,

여동생이 제공한 사건을 덧붙여 “나비부인”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것을 소설로 써서 통속 잡지에 발표하였다. 이 소설을 읽은 미국의 극작가

데이비드 벨라스코는 이것을 희곡으로 만들어서 1900년에 뉴욕 무대에서 연극으로 올렸다.

이 연극은 벨라스코의 노련한 연극적 테크닉에 의해 큰 인기를 끌었는데, 특히 지금

우리가 오페라에서 감탄하는 몇 장면들, 즉 허밍 코로스 대목이나 나비부인이

꽃단장을 하고 밤새 기다리는 장면 등은 바로 그의 아이디어이다.


연극은 대 성공을 거두어 그 해에 런던에서도 공연되었다. 그런데 마침 자신의

전작인 <토스카>의 영국 공연 때문에 런던에 와 있던 푸치니가 이 화제의 연극을 보았다.

연극을 본 푸치니는 영어를 거의 알아듣지 못했음에도 크게 감동하였다.

그는 바로 무대 뒤로 가서 벨라스코를 만났으며, 그 자리에서 오페라화 할 것을

제의했다. 그러나 벨라스코와의 저작권에 대한 협상이 늦어지자 성질 급한 푸치니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대본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푸치니는 그의

작품 <마농 레스코><라보엠><토스카> 등 자신의 성공작들에서 손발을 맞춘 이탈리아의

오페라 대본가인 루이자 일리카와 주세페 자코사에게 의뢰하여 대본을 만들었다.

하지만 벨라스코의 희곡을 축약하는 과정에서 많은 부분 푸치니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반영되었다. 작곡에 들어간 푸치니는 최면에 걸린 듯 초초상이라는 주인공의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사실 초초상은 푸치니가 자신이 만든 오페라의 여 주인공들 가운데

사랑했던 캐릭터였으며, 그의 이상적인 여인상이었다. 그 이유는 그녀가 일본인이거나

게이샤여서가 아니라 청춘 가련하고 일편단심의 여인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푸치니는 거액을 들여 구입한 요트에도 ‘초초호’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푸치니는 일본에 가본 적이 없지만, 철저하게 많은 준비를 했다. 즉 일본의 분위기를

무대 위에 재현하기 위해서 당시 일본 사뢰의 유행가라고 할 수 있는 속요들을 수집하고

5음계를 연구했다. 그리하여 <나비부인>안에는 많은 속요의 멜로디들이 등장하는데,

푸치니는 거기에 멋진 관현악을 덧씌워서 각기 적절한 대목에서 유도 동기의

구실을 하도록 했다. 심지어는 일본 국가와 미국 국가 멜로디도 차용하였다.


<나비부인>은 대표적인 ‘프리마돈나 오페라’다.

초초상 역의 소프라노는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 무대 위에 있어야 하며,

힘들고 어려운 곡을 끊임없이 불러야 한다.

즉 여가수가 음악적, 체력적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힘든 작품이다.

그러나 극중의 초초상은 불과 15세의 게이샤이다. 아마 모든 오페라의 프리마돈나 중에서

가장 어린 주인공일 것이다. 또 초초상을 부를 만한 소프라노는 긴 성악적

훈련을 거쳐서 깊이 있는 예술적 표현을 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적어도

30대 정도이거나 더 여유 잇는 연기를 위해서는 40대가 되어야 한다.

그러니 많은 공연에서 초초상이 “난 열다섯 살이에요”라고 웃음 지을 때

초초상이 아니라 초초상의 어머니 같은 몸짓 때문에 관객들은 실소를

금치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딜레마는 사실 초연 때부터 있어온 것이다.

그러므로 음악적 기량과 연기의 완성도를 모두 갖춘 초초상을 찾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많은 소프라노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의 문제가

1막과 2막의 3년이라는 시간적 차이이다. 1막에서는 어린 소녀와 같이

행동해야 하지만, 2막에서는 그녀가 혼자 아이를 낳고 동아오지 않는 남자를

기다리면서 주위의 많은 유혹과 생활고를 이겨낸 여인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1막과 또 다른 2막의 연기를 해내기란 참 어려워, <나비부인>은

소프라노에게 쉽지 않은 작품임에 분명하다. 테너에게 “오텔로”가 있다면

소프라노에게는 “초초상”이 넘어야 할 하나의 준령인 셈이다.


오페라 <나비부인Madam Butterfly>


원작: 데이비드 벨리스코

대본: 루이지 일리카, 주세페 자코사

초연: 1904년 2월27일, 밀라노 스칼라 극장


-인물 분석-

초초상 :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자살로 가문이 몰락하였다. 비록

게이샤였지만, 새롭게 펼쳐지는 결혼 생활에 모든 것을 건다.

그녀는 남편을 위해 개종을 서슴치 않고 미국의 관습도 따르려고 한다.

그 때문에 친정 가족들을 다 잃게 될지 모르지만, 그녀가 피커튼에게

매달리는 정성은 갸륵하다. 이 키 큰 미국 남자는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 줄 수 있을 것처럼 매력적인데, 그를 택하는 것은 모험이었지만

신분 상승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이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그르쳤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녀가 돌아갈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녀는 머뭇거리지 않고 단번에 자살을 선택한다. 얼마나 많이 그 상황을

예견하고 상상했으면 그때의 선택을 이미 준비하고 있었는지 보여준다.

핀커톤 : 미국의 해군 중위다. 전형적인 양키를 표방하는데, 세계의 항구를 다니면서

가는 곳마다 멋진 애인을 만들려고 하는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남자다.

그는 사회적 책임과 최소한의 교양, 심지어는 군사학적인 지식조차도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다만 미국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미국 여자와 가정을 이루어

기성 사회에 편입하려는 소시민일 뿐이다. 하지만 초초상이 자신의

아이를 낳았다고 하자 아이를 키울 마음이 있었으며, 그녀가 자신을 기다렸다는

말에 괴로워하기는 하지만, 상황을 뒤엎을 정도의 책임감과 이타심은 없다

샤플레스 : 미국인이지만 핀커튼과는 다른 정의로운 사람이다. 즉 핀커튼에게 결여된 예절,

남에 대한 배려, 그리고 따뜻한 감성 등을 지녔다. 이것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유럽 신사의 덛목을 그에게 투영시킨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주장을 펼치거나 행동하지 못함으로써, 자기 동족이

타 국민에게 자행하는 만행과 희생자가 생기는 것을 보고도 방관하는

소심하고 비겁한 지성인이기도하다.


-그 외 등장인물-

스즈키 : 나비부인 하녀

고로 : 중매쟁이

본조 : 나비부인의 삼촌, 일본 승려

야미도리 공 : 나비부인에게 구혼하는 일본 귀족


제 1 막 : 나가사키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일본풍의 집

막이 오르면 정면의 언덕 위에 일본식 집이 잇고 멀리 나가사키 항구가 내려다보인다.

이 집을 빌려서 살기로 한 핀커튼은, 중매쟁이이자 이 집을 골라준 고로와 함께

신기한 듯이 집을 살펴보고 있다. 고로가 앞으로 시중을 들 스즈키를 비롯한

세 명의 하인을 소개하지만 핀커튼은 그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다.


샤플레스 영사가 헉헉거리면서 언덕을 올라온다. 핀커튼은 샤플레스에게 집을 보여주면서

“이집은 999년간 빌린 것으로 계약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다”고 자랑한다. 마실 것이

나오자 핀커튼은 세계의 항구를 돌아다니면서 자유롭게 사는 자신의 향락적인 짧은 아리아

<세상을 누비고 다니는 양키 Dovunque almondo>로 당당하면서도 건방지게 부른다.

샤플레스는 핀커튼과 결혼할 초초상에 대해 걱정하면서“몇일 전 영사관으로 찾아왔던

나비부인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진지해 보였으니 가슴 아프게는 하지 말라”고 이른다.

그러나 핀커튼은 이에 아랑곳 않고“나는 미국여자와 정식으로 결혼할 것이다”고 말한다.


이때 언덕 아래 멀리서 여성 합창이 들려온다. 신부의 행렬이 언덕을 올라오고 있다.

합창은 봄바람을 노래하여 아름답지만 무언가 비극적이고 쓸쓸하다. 여성합창

<바다와 육지에 봄바람이 가득하고>가 점점 크게 들리는데, 그중에서도 초초상의

소프라노 솔로가 유독 뚜렷이 들린다. 그녀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인입니다....”

라고 노래한다. 점점 커진 합창은 행렬이 집 앞에 다다랐을 때 극적으로

클라이맥스를 이룬 후 조용히 멈춘다. 프리마 돈나의 등장이 무척 조심스럽고

가슴을 졸이게 한다. 일찍이 이런 오페라는 없었던 것 같다.


핀커튼이 신부를 맞이한다. 영사가 그녀에게 질문을 하자, 초초상은

“원래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죽고 기세가 기울어 게이샤가 되었다”고

의연하게 대답하고, 나이는 15세라고 밝힌다.

핀커튼은 신부에게 신방을 보여준다. 그러자 초초상은 가지고 온 장난감 같은 작은

물건을 보여 주는데, 그중에는 아버지가 남긴 단도도 있다. 그것을 본 고로가

“그녀의 아버지는 천황이 내린 그 칼로 할복했다”고 덧붙인다. 그러자 초초상은

“어제 저는 혼자 교회에 가서 기독교로 개종했습니다.”라면서, 앞으로는 가족도

잊고 장래를 모두 핀커튼에게 맡기겠다는 읮를 노래해 오페라의 비장함을 더해준다.


결혼식이 거행된다. 절차는 간단하게 끝나고, 사람들은 축배를 나눈다.

영사와 공증인이 돌아간다. 그때 초초상의 삼촌인 스님 본조가 등장한다.

본조는 그녀가 개종한 것에 대해 불같이 화를 내면서 "너는 조상과 진척을 버렸다“고

소리친다. 이에 친지들도 모두 그녀를 비난하자, 핀커튼은

“여기는 내 집이니 다 나가라”고 소리쳐 그들을 내 쫓는다.

이제 무대는 초초상과 핀커튼 두 사람만 남는다. 주위는 조용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핀커튼이 그녀를 안으며 노래를 시작한다. 초야의 2중창인

<저녁은 다가오고Vieni la sera>이다 2중창은 무려 16분에 달하는 긴 곡으로,

모든 사랑의 2중창 가운데서도 특별히 선율이 아름답고 세련되었으며 극적인 곡이다.

핀커튼을 향해서 초초상은 그를 처음 보았을 때의 인상을 이야기하고, 아직

사랑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자신의 운명을 그에게 걸겠노라고 이야기한다.

음악은 이미 그녀가 그를 사랑하고 있음을 묘사한다.

핀커튼이“나비라는 이름이 귀엽다.”고 말하자

그녀는“서양에서는 나비를 잡아서 바늘로 고정 시킨다 면 서요”라고

자신의 운명을 암시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말을 한다. 이에 핀커튼은

“그것은 나비를 잃지 않기 위해서지”라며 그녀를 껴안는다. 이제 점점 고조되면서

2중창의 후반부<이리와요 내 사랑>이 진행되는데, 둘은 사랑만을 찬미하면서

클라이맥스로 향해간다. 밖은 더욱 어두워지고 두 사람의 초야는 깊어간다. (계속)



 

제 2막

 

1장 : 1막으로부터 3년 후, 같은 장소

막이 오르면, 1막보다 부인의 티가 나는 나비부인과 스즈키의 모습이 보인다.

핀커튼이 떠난 지 3년이 지났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는 초초상을 위해 스즈키는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 초초상은 “일본 신은 너무 게을러, 미국신이라면 몰라도....”라며

미국 시민인 양 미국을 신봉하는 태도를 보인다. 생활비가 얼마 남지 않는데 대해 스즈키가

“외국인 남편들은 모두 돌아오지 않더라”고 말한다. 그러자 초초상은 화를 내면서

“그이는 울새가 둥지를 틀 때면 돌아온다고 했어”라고 말한다.

이어서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아리아<어떤 갠 날un bel 야 vedremo>이다.

“맑게 갠 어느 날 하얀 연기와 함께 흰 배를 타고 그가 올거야. 멋진 그가 날 부르며

길을 올라올 때, 난 대답을 않고 숨을 거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심장이 터져버릴지도 몰라....그런 날이 꼭 올 거야.”긴 기다림으로 지친 여인이

스스로에게 사랑의 확신을 다짐하는 힘차고도 하염없이 슬픈 노래이다.


샤플레스와 고로가 올라온다. 초초상은 샤플레스를 극진히 대접하는데, 샤플레스는

핀커튼의 편지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초초상은 기뻐서 “벌써 울새가 둥지를 세 번이나

틀었는데, 미국의 울새는 언제 둥지를 트나요?” 라고 묻는다.

이때 야마도리 공이 부하들을 데리고 등장한다. 그는 그동안 초초상에게 구혼을 해왔던

남자다. 고로가 “공에게 시집을 가면 편하게 살 수 있다.

또한 남자가 3년 동안이나 오지 않는 것은 이미 이혼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거든다.

그러나 야마도리의 구애에 초초상은 거들떠보지 않고.

그녀의 지조에 샤플레스도 감동한다. 야마도리와 고로는 돌아간다.


초초상과 단 둘만 남자 영사는 편지를 꺼내 읽기 시작하는데, 이 대목이 편지의 2중창

<친구여, 보시오 Amico cercherere>다. 천천히 읽어 나가는 샤플레스와 이에 한 구절마다

다급하게 반응하면서 귀엽고 단순한 의견을 붙이는 초초상의 방해가 교묘하게 어울려

뛰어나고 재미있는, 그러나 슬픈 대목이다. 편지를 읽던 샤플레스는 그녀의 반응에

더 이상 읽지 못하고“만일 그가 돌아오지 않으면?”하고 묻는다. 강렬한 관현악과 함께

초초상은 “그렇다면 길은 두 가지에요. 다시 게이샤로 돌아가든지 아니면 죽든지.....”

그러자 영사가 “야마도리의 구혼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떠냐?”고 묻자

그녀는 “당신도...” 라며 화를 낸다. 그리고 그녀는 집 뒤로 뛰어 들어간다.


극적인 음악과 함께 다시 나온 그녀의 품에는 금발의 사내아이가 안겨있다.

그녀는 자신의 비통한 심정을 작은 아리아<엄마가 너를 안고 Che 셤 madre>로 부른다.

그녀는 영사에게 “아이가 기다리고 있다고 아버지에게 전해 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게이샤가 되어 아이를 키울 수는 없으니, 나는 죽음을 택할 것이다.”라고

말하고 정열적으로 아이를 끌어안는다. 아이의 이름을 묻는 영사에게 그녀는

“지금은 ‘눈물’이지만 그가 온다면 ‘기쁨’이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영사가 아이의 존재를 알리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간다.


스즈키가 고로를 끌고 온다. 스즈키는 고로가 나비부인에 대한 나쁜 소문을 내고 다닌다고 이른다.

이에 화가 난 초초상이 단도를 꺼내어 그를 위협하자 고로는 놀라서 달아난다.

초초상은 흐느낀다. 이때 항구에서 대포소리가 들려온다. 군함이 입항한 것이다.

초초상은 긴장하여 떨리는 손으로 망원경을 본다.

군함에는 “에이브러햄 링컨”이라고 적혀있다. 뛸 듯이 기뻐하는 초초상....

관현악은 그녀의 복잡한 심정을 여러 주제로 묘사한다.


그토록 기다리던 남편을 맞이하기 위해 초초상과 스즈키는 극진한 준비를 한다

둘은 정원의 꽃을 따서 방에 뿌리며 꽃의 2중창<벗꽃가지 흔들어 꽃잎을 깔고

Scuoti quella pconda>를 부른다. 두 사람이 정원의 모든 꽃을 다 따서 온 방을

꽃잎으로 장식하는 이 의식과도 같은 장면은 소프라노와 메조소프라노, 두 여성의

행복과 정성이 깃든 2중창이다. 하지만 노래가 끝나고 정원은 겨울처럼 황폐해 진다.


초초상은 정성껏 화장을 하고 결혼식 때 입었던 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녀와 스즈키는 아이도 단장을 해준다. 그리고 세 사람은 방문의 창호지에

세 개의 구멍을 내고 가만히 앉아서 언제 올지 모르는 그를 기다린다.


그들이 밤을 세우면서 기다리는 동안 달빛이 방을 비추어 그들의 그림자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 멀리 부두에서 합창이 들려온다. <허민코러스>로 잘 알려진

이 합창은 일종의 노동요로, 낮에 힘들게 일했던 어부들과 부두 노동자들이 부두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그들의 애환을 누래하는 것이다. 허밍으로 들리는 이 노래는 멀리

불이 반짝이는 항구의 정경과 어울려 꿈처럼 아름답다. 가사 한 줄도 없는 곡이 이처럼

유명해진 예는 일찍이 없었다. 밤이 깊어지자 스즈키와 아이의 그림자는 옆으로 쓰러지고

초초상의 그림자는 미동도 하지 않고 앉아 있다. 음악은 조용히 간주곡으로 이어진다.


제2장: 이튿날 아침 , 같은 장소

앞으로의 비극을 암시하는 간주곡은 그동안 나왔던 주제들을 다시 들려준다.

사실 이 곡은 원래 푸치니의 의도대로 <허밍코러스>에 이어 쉬지 않고

연주될 때 더욱 효과적이다.


아침이 되어 스즈키가 일어나보니, 초초상은 한숨도 자지 않았다.

좀 자라는 스즈키의 말에초초상은 아이를 데리고 뒷방으로 들어간다.

혼자 남은 스즈키 앞에 핀커튼과 샤플레스가 나타난다.

스즈키는 그들에게 온 방을 장식하며 밤새 기다린 초초상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녀는 지난 3년간 항구에 들어오는 배들만 바라보며 살았다”고 말한다.

그 말에 핀커튼은 당혹해 한다. 스즈키는 정원에 서 잇는 여자를 보는데,

바로 핀커튼 부인이다. 놀라는 스즈키에게 영사는 “아이는 좋은 환경에서 커야 한다”고

말한다. 당황스러운 순간에 각자 자신들의 심정을 노래하는 스즈키, 핀커튼, 샤플레스의

독백의 3중창이 된다. 스즈키의 말을 들은 핀커튼은 미안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그는 아리아<안녕 꽃으로 장식된 집이여Addio fiorioto asil>을 부르고

견딜 수 없다는 듯 집을 뛰쳐나간다.


핀커튼의 부인 케이트가 스즈키에게 아이를 잘 키울 테니 염려 말라 당부하고 잇는데,

이때 소리가 나면서 잠에서 깬 초초상이“그가 왔냐?”며 앞으로 나온다.

그녀가 마당을 둘러보니 핀커튼은 없고, 다만 샤플레스와 처음 보는 서양여자만이

서 있고 스즈키는 흐느끼고 있다 초초상은 아무 말 없는 세 사람을 보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짐작한다. 그녀는 스즈키에게 “묻는 말에 대답만 하라”고 이른다 그리고는

꼭 필요한 두 가지만 묻는다.“그가 살아 있느냐?”“네”“그가 왔느냐?”“네...”

이제 모든 것을 알아버린 초초상, 음악도 그며늬 심정을 대변한다.

그녀는 거의 쓰러질듯이 비틀거린다. 영사는 그녀에게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아이를 양보하라”고 말한다.

그녀는 겨우 진정하고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내가 희생을 하고 아이를 주겠다”고 말한다.

그리고는 “아이는 그이에게 직접 줄 터이니 잠시 후에 다시 오라”고 말한다.


다들 퇴장하자 그때서야 초초상은 탄식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그녀는 일어나서 스즈키에게 아이를 데리고 나가서 놀라고 하고 방문을 닫게 한다.

스즈키가 불안에 떨면서 나가고, 음악은 이제 그녀의 불안한 앞날을 불길하게 연주한다.

초초상은 불단 앞에서 예를 갖추고 아버지가 남긴 단도를 꺼낸다.

그리고 칼에 새겨져 있는 글“명예롭게 사지 못할 바에야 명예롭게 죽으리라”를 읽는다.

그녀가 칼로 목을 찌르려는 찰나, 문이 열리더니 스즈키가 아이를 방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러자 초초상은 아기를 껴안고 자신의 마지막 노래인 작별의 아리아

<안녕 아기야 Tu piccolo, addio>를 부른다.

“하늘나라에서 온 내 아기야. 이 엄마의 마지막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 다오.....”

노래가 끝나자 그녀는 아이의 눈을 가리고 아이의 손에 성조기와 장난감을 쥐어준다.

이윽고 땅에 칼리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흰 천을 목에 두른 초초상이 비틀거리면서

나타난다. 그녀는 아이에게 가다가 쓰러진다. 그때 “나비!”라고 외치는 핀커튼의

목소리가 들리고, 초초상은 아이 쪽으로 기어가면서 짧은 인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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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정보
만 7세이상 | 공연시간
공연기간
2011.11.25(금) ~ 2011.11.27(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