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7.일.약간 흐림.
마지막 단풍을 보기 위해 불암산으로 향하였다.
기암괴석이 많더는 불암산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계역에서 친구들을 만나기로 하였,
7호선을 타고 노원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니 금방이다.
(서울로 이사온지 얼마 안되었으므로,아직 길찾기는 참 어렵다.)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 공원에서 인원 점검과 안전 산행을 다짐하며
초입을 오르니 행글라이더를 짊어진 호일이 친구가 곧 합류하였다.
사람이 한사람 들어가도 될 커다란 배낭을 매고도 오히려 더 빠르다.
안개인지 황사인지 시야가 뿌옇다.
그래도 눈앞에 보이는 단풍은 청량하기만 하다.
곧 사명대사의 유적지와 불암정에 이르러 간단히 요기를 하고
정자에 올라 보니 해무로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암괴석으로 이름난 산이지만, 무서움증이 많은 나는
대장님께 바위산은 될 수록 우회하게 해 주세요....알랑방귀를 뀌었지만,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듯 곧 자일을 꺼내어 어깨에 척 걸고는 비탈길로 인도한다.
난희가 곁에서 나를 부축해주지만 마음은 영 불안하다.
나보다 더 연약한 몸이기에 같이 나뒹굴지 않을까?....하는 걱정으로.
(난희야 고마워. 덕분에 참 많은 도움이 되었어.)
발끝으로 걸어라. 다리를 뒤로 튕기면서....자상하게 설명해 주었지만,
경사가 급한 벼랑에서 떨어지면 어쩌나....걱정 가득하다.
곧 정상에 올라 기념 사진을 찍고 태극기 휘날리는 바위끝까지 오르고 싶었지만,
일행들이 앞서 내려가므로 단념하고 하산길을 재촉하였다.
그런데 거북바위에서 어린 학생을 데리고 위험하게 바위를 내려오는 한 가족의 모습과
묘하게 생긴 거북바위를 사진 찍고 돌아서니 일행이 아무도 안보인다.
분명히 조금전 일행들을 보았는데....도대체 어디로 갔지?
큰길을 따라가면 곧 만나겠지?....하는 마음으로 부지런히 걸어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제법 한참을 걸으니 표지판이 보이고 쉼터도 보인다.
쉼터에 앉아 일행을 기다리다 대장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이건 아닌데....내가 혼자 길을 헤매고 있는 걸 모르는 모양이야.
헬기장쪽으로 향하면서 이길을 곧장가면 어디로 가느냐고 물어본다.
헬기장에 도착하여 둘러 보아도 흔적이 없다.
에구...배는 고프고 ....일행은 놓치고....밥이라도 먹어야지....
여자 3명이 앉아 점심을 먹고있는 바위아래에 나도 도시락을 꺼냈다.
오늘 아침 신경써서 참지 김밥을 싸 왔는데....단감도 한통 가득 잘라왔는데....
뒤의 여자가 그것 집에서 싸오신 건가요? 참 맛있겠다.....하여
ㅎㅎ김밥 좀 드세요. 감도 드세요.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산에서는 모두가 참 쉽게 정이 오간다.
나 혼자 낙오자가 되었어요.
낙오자 기념사진 한장 직어주세요. 하는데 연방 전화가 온다.
나 그냥 이길로 쭉가면 태릉역 나온다고 하니 그냥 먼저 갈께....하여도
호일이는 내가 마중 갈테니 되돌아 오라고 한다.
ㅎ 나를 챙겨주는 친구가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구나.
점심을 마치고 일어서는 친구들을 만나니 피붙이처럼 반갑다.
나혼자 계속 그길을 갔더라면 얼마나 쓸쓸하였을까?
친구들과 어울려 이렇게 웃고 떠들고 하는 즐거움도 못 누리고....
하는 생각도 잠시 다시 벼랑앞에 서니 그냥 편한 길로 갈껄....하는 생각.
그러나 그 힘든 길을내려온 후의
마지막 생을 불태우는 단풍을 만나니 절로 감탄이 터져 나온다.
혼자 내려갔다면 이런 절경앞에서도 속으로만 좋아라 하였겟지?
낙엽을 쓸어모아 머리위에서 화락~ 쏟아보기도 하고,
친구가 흔드는 가지에서 떨어지는 단풍에 와아~! 함성을 지르기도 하고.
마치 노란색 붉은색 나뭇잎 비방울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올해의 단풍은 구채구의 단풍 구경만으로도 만족하리라 생각했는데,
덕분에 또 이렇게 고운 빛깔의 향연에 실컷 즐길 수 있구나.
불암사를 돌아나와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도종환의 <단풍드는 날>
시 한귀절을 낭송하고 총총히 집으로 돌아왔다.
함께 한 친구들 고마워~!
산행을 시작한 공원입구도 단풍이 절정이다.
준비운동과 인원점검. 18명.
입구의 불암산 안내도.
어느새 겨울 채비를 하고 있는 나무들.
찬연한 빛깔로 물드는 단풍.
커다란 베낭을 매고 합류한 호일이.
노란잎이 이렇게 맑을 줄이야....
급경사진 벼랑을 오르고.
사명대사의 시와 유적지.
사명대사의 행적을 적은 안내판.
불암정에 올라 바라보니 온통 안개뿐.
불암산의 전설.
발디딜 곳이 있어 편안한 바윗길.
안개속에 희미한 암석.
애완용 강아지를 끌고 온 등산객.
안내 표지판.
언제 저 곳을 오를꼬?
꿈속마냥 아련하다.
그래도 벼랑에 이런 쇠받침이 있으니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뒤를 돌아보니....
쥐의 형상을 닮은 쥐바위.
불암의 웅비.
정상 표지석앞에서(친구 시진에서 퍼옴.)
정상 표지석에서 기념사진찍고 저 태극기 있는 곳은 눈으로만 도장찍고 하산.
쇠받침대를 두고 아찔한 벼랑길을 일부러 다니는 사람도 많앗다.
바위위에 뿌리를 내린 늠름한 소나무.
뒷짐을 지고 걷고 있는 이 남자는 몇번이나 이 비탈 바위를 오르락 내리락.
한가족이 편한 계단을 두고 이 바위틈 사이로 내려 오고 있다.
자일도 없고 헬멧도 없는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참 무모한 것 같다.
거북바위를 내려왔는데...
금방 일행들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어디로 갔을까? 아마도 헬기장쪽?
이곳에도 일행이 안 보이고...
나 혼자의 외로운 식사시간.
감도 한상자 가져 왓는데...
낙오자가 된 기념사진 한장.
호일이를 만나 일행을 찾아가는 길.
이곳도 아니고....오르락 내리락.
드디어 만난 친구들.
호일이의 큰배낭을 메고 일어서지 못하는 혜자.ㅋㅋ
그냥 혼자 편한 길로 갈껄....
고행뒤의 안락한 엄마품같은 암자.
이 단풍의 청량함을 맛보기 위해 오르지 않았던가?
이외수의 시처럼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이다.
고운 단풍앞에서 동심으로 돌아간 친구들.
바위에 떨어진 고운 단풍잎.
대장이 가지를 흔드니 단풍비가 되어 쏟아진다.
아름다워라~!
언제 다시 이 기쁨을 누릴수 있으리....
처연히 빛나는 나무빛.
안내판.
나처럼 낙오된 여자인지?
배낭위에 쌓인 단풍잎.
무너진 산성사이로 붉은 단풍잎이 더욱 선명하다.
저만치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꼭 붙잡아둘 수 있다면.....
불암사 가는 길.
섬세하고 정교한 조각이 돋보이는 마애석불.
숱한 기원을 담은 족지들.
쪽지 한장에 1000원이란다.
계단아래서 본 마애불상.
절에오면 가장 거슬리는 것이 이런 플랭카드다.
지장전.
범종루.
칠성각.
게단아래의 돌확에 담긴 국화.
아쉬워서 다시 뒤돌아본 불암산.
안녕~!!!
마지막 휴식 장소.
이곳에서 시 한수를 낭송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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