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북한산

푸른비3 2010. 10. 13. 20:11

2010.10.10.일.맑음.

 

북한산 산행.

산코스:  장미농원-탕춘대능선-포금정사지-비봉-사모바위-승가사-구기탐방소

 

10숫자가 두개 겹치는 쌍십절날 아침 (대만의 건국기념일)

불광역에서 10시 정각에 만나 도보로 장미농원으로 향하였다.

역에서 항상 버스를 갈아타고 등반을 시작한 것고는 달리

이렇게 초입부터 걸을 수 있는 등산로가 좋다.

 

혹시 북한산이 무너지면 어쩌나?.....싶을 정도로 너무나 많은 인파로

진입로부터 가득 메운 등산객을 바라보니 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산에게서 위안을 얻고 싶어 산으로 발걸음을 하지만,

산의 나무와 꽃들과 벌레와 새들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사람들로

혹시 상처받고 힘들어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며칠동안 쌀쌀한 기온이었지만 다시 정상을 되찾은 기온으로

산으로 오르는 동안 줄곧 얼굴과 등으로 땀이 흘렀다.

편안한 마음으로 중간중간 발길을 멈추고 간식도 먹으면서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오늘의 코스가 참 편안하였다.

 

오늘은 몇몇 친구들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렇게 완만한 길을

선택하였나 보다....한편으로는 하얗고 단단한 바위산을

한번 타고 싶다는 치기어린 욕망이 생기기도 하였다.

 

걸음이 날랜 몇명의 친구들은 앞서 걸어가고

몸상태가 좋지 않은 순강이 친구가 다른길을 선택하였을 적만 하여도

또 다른 편안하고 질러 가는 길이 있나 보다....하고 뒤를 따랐다.

 

여지껏 오르던 길을 버리고 다시 하산하기 시작하더니

기다란 바위가 비스듬히 누워있는 곳으로 이끌고 갔다.

어머나....저걸 어떻게 오른단 말인가?

겁을 집어먹고 있는 나에게 친구들은 갈 수 있다면서 격려를 해 주었다.

 

그러나....그게 아니었다.

한 고비를 넘으면 또 다시 눈앞을 가로막는 절벽앞에

내 발은 땅에 얼어붙고 심장마저 멈추어 버릴 것만 같았다.

이게 꿈이라면....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만 주저 앉아 울고만 싶었다.

 

위에서 끈을 내려 당겨주는 친구, 아래에서 밀어주는 친구가 있었기에

가능한 산행이었지만, 소심한 나는 모험을 즐기기 보다는

안전된 산행을 하고 싶었다. (자칫하다가는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당하기에)

 

힘든 산행을 하고 난뒤 정상에서 이마를 스치는 바람의 소리를 들으며

아스라히 펼쳐지는 조망을 즐길 수 있는 기쁨이 있기에 우리는 모두

거듭하여 산으로 오르는 게 아닌가?

 

전에도 사모바위를 다녀 간 적이 있지만, 곁에 있는 비봉은 초행이었다.

역사 시간에 배운 진흥왕 순수비가 이렇게 높은 곳에 있으리라는

생각은 한번도 하지 못하였다.

왕은 자신의 영토를 넓힌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 바위들 위에

비를 세우기를 원하였겠지만, 그 당시 운반도구가 열악한 상태에서

어떻게 저런 곳에 비를 세우기로 하였는지 대단하구나.

 

하긴 지금 우리가 세계 문화 유산이라고 하는 것 대부분이

민중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노역의 댓가가 이니련가?

만리 장성이 그렇고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그렇고.

희생당한 민중의 이름은 흔적도 없고 통치자의 이름만 버젓히

남아 세인의 관심과 명성을 얻고 있으니....

 

사모바위를 옆에 두고 일행은 점심을 먹는 우리 곁에는

가을 햇살을 즐기는 들국화가 소담스레 피어 있고,

어느새 하얗게 반짝이는 은백색 억새가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하산길은 평탄한 길을 선택하여 내려와

나는 길을 멈추고 신경림의 <갈대>시를 낭송해 보았다.

 

....언젠가부터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저의 온몸이  흔들리는 것을 알았다.

....

그래,우리들의 삶은 말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남모르게 속으로 가만히 울고 있는 것이구나....

 

 

 

 

 

이런 교육을 하는 곳도 있구나.

양성 평등? 인상적인 기관이어서 사진에 담아 보았다.

 

 늦게 도착한 친구를 기다리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산행방 친구들.

 

 안전 산행을 기원하며 몸풀기 운동.

 

 둘레길 안내판.

 

 친절한 이정표가 있다.

 

바라만 보아도 설레이는 아름다운 능선.

 

 오늘은 어느 능선으로 찾아갈 것인지?

 

 면류관을 쓴 듯한 북한산은 언제 보아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새하얀 꽃잎이 눈부시다. 

 

 잘 단장된 탄춘대 성문.

 

 자세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

 

 함께 산행한 친구들.

 

 가을햇살 즐기는 들국화.

 

 마음은 어느새 저 산봉우리에.

 

 소나무 사이에 보이는 산봉우리.

 

 비봉을 향하여.

 

 간간히 얼굴을 내미는 특이한 형태의 바위들.

 

 가장 편안한 자세로 산을 온몸으로 즐기는 등산객이 부러웠다.

 

 겁이 많은 나를 도와선 친구들.

 

 마음까지 얼어붙은 암벽.

 

 왜 사람들은 스릴을 즐기는지?

 

 마음을 진정시키고 바라본 건너편의 멋진 광경.

 

 

 피안의 저곳.

 

 나를 이끌고 올라온 친구 용성아. 고마워.

 

 단풍이 꽃보다 더 붉다는 시처럼 아름답게 불타는  나무들.

 

 

 산등성이에 점점히 사람들의 모습도.

 

좀 더 당겨서. 

 

 아름다운 산의 모습.

 

 이제 끝인가?...하였는데 다시 내앞에 나타난 암벽.

 

 갈비뼈가 다쳤다는 이 친구가 아픈 몸으로 제비처럼 가볍게 산을 오르는 모습.

 

 

 

 

 이곳에서 더 이상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기이한 형태의 바위를 만나면 눈이 즐겁다.

 

 

 드디어 앞서가 친구들과 합류한 비봉.

 

 

 

 

사람들은 끝없이 바위를 오르고 싶어하는 욕망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지?

 

 순수비 안내판.

 

 

 

 

 

 

 큰바위앞의 순수비.

 나는 조금전 바위 오르는 것에 지쳐 저 순수비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였지만 다음으로 미루었다.

 

 쉴틈도 없이 곧바로 사모바위로 향하여.

 

 가을햇살이 떨어진 들국화.

 

 들꽃은 무엇을 입을 까?....걱정하지 않아도 이렇게 고운 옷을 입고 있다.

 

 연꽃 봉오리 같은 비봉 바위.

 

 머리에 쓰는 사모같은 사모바위.

 

 멋진 능선의 선들.

 

 

 다시 뒤돌아 본 비봉.

 

 ㅎㅎ사람들이 아들이 어릴적 같고 놀던 레고 장난감같다.

 

 조금 늦은 점심.

 

 함께 즐기는 점심은 언제나 즐거운 시간.

 

 아내의 모습을 담는 남편의 모습이 부럽다.

 

 저렇게 같이 가을을 즐길 수 있는 부부의 뒷모습이 아름답다.

 

 하얗게 피어난 억새.

 

 점심을 먹은 후 기념 사진을 찍으려 가는 친구들.

 

 드디어 하산.

오늘도 안전 산행을 함께 하게 한 친구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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