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북한산-연인의 길.

푸른비3 2010. 10. 3. 11:09

지난번 양평 중원산을 함께 등산한 동호인 모임에서

북한산 연인의 길이란 낭만적인 길을 걷는다고 문자가 왔다.

 

10시까지 수유 그린파크앞에서 집합이라고 하였는데

그곳을 어떻게 찾아가야 하나?

수유역에서 내려 1119번 153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린다고 했다.

 

우리집에서 수유역 가는 길이 가까운 거리는 아니고

2,7호선 지하철 노선이 두개가 거의 비슷할 것 같았다.

9시 5분전에 집을 나서 마을 버스를 타면서

가보지 않은 7호선을 타고 노원에서 4호선을 타기로 결정했다.

 

노원에서 내려 4호선 환승하는 것이 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결국 17분정도 지각을 하여 먼저 온 분들께 미안스러웠다.

(수유역 6번 출구, 도로 가운데 정류장에서 153번 탑승)

 

연인의 길 코스라면 아주 편안한 마음으로 걸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참석하였는데 가파른 길이 계속되었다.

터널을 이룬 숲길은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어서인지

우리 일행말고는 거의 인적이 없었다.

(그래서 연인의 길이라는 이름이 붙혀졌을까?...ㅎㅎ)

 

잦은비로 바닥은 촉촉하여 부드러운 흙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졌고,

어디선가 풋풋한 보리익는 냄새같은 향긋한 풀냄새가 났다.

발길을 멈추게 하는 선명한 노란빛의 야생화에게 눈길 맞추어 인사 건네니,

진초록빛  투명하게 고인 沼가 잠시 쉬었다 가라 한다.

두손에 담아 건져 올리면 그대로 에멀럴드 보석이 가득 담겨 올 듯 하다.

 

때때로 다람쥐가 재빠르게 나무 사이를 스쳐 지나가고

어느새 가을빛이 물드는 나뭇잎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손을 흔들어 주는 듯 하였다.

선선한 기온이라 하지만 산길을 오르는 동안에는

이마와 등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에 열을 식힌다.

 

가끔 쓰러진 나무 등걸 사이를 허리를 굽혀 지나가기도 하고 

점점 무거워진 몸은 높은 암벽앞에서 뒤로 밀려 내려 오기도 하였지만,

힘든 만큼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더욱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거대한 바위아래 소나무숲에서 점심을 먹고 일어서니

소리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발길을 재촉한다.

뒤돌아 보니 하얗게 우뚝 선 바위들.

어머나, 내가 저 바위를 넘어왔단 말인가?

믿어지지 않아 몇번이나  뒤돌아 보게 한다.

 

지난 여름 친구들과 함께 올라 보았던 해골바위를 굽어보니

그제나 지금이나 신비스럽기만 하다.

하산길은 비에 젖은 바위길이니 더욱 조심스럽다.

곁에서 동호인들이 함께 도와 주었기에 가능하지

나 혼자면 엄두도 내지 못할 것 같다.

 

사기막골길을 내려오다 끝마무리는 밤골로 하산하였다.

밤골이라는 지명답게  발밑에는 밤송이들이 지천이다.

첨단 과학시대라지만 인간은 나약한 존재인지라,

밤골 아래 국사당에서 흘려 나오는 꽹과리 소리는 쉬지 않는다.

 

하산하여 뒷풀이에 참석하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비와 땀에 절어 꿉꿋한 몸으로 불광역 근처의 목로집에 들어갔다.

비가 내려 골목에는 매캐한 연기와 고기굽는 누린내가 가득하다.

벽에 덕지덕지 붙은 누렇게 기름때에 절은 글귀가

오늘은 이상스레 낭만적으로 다가오니 가을비 탓인가?

 

듬성듬성 썰은 돼지고기를 대파와 섞여 불에 구우니

돼지냄새도 나지 않고 이상스레 담백한 맛이다.

맑은 빛깔의 소주를 한잔 곁들이니 훈훈해져 온다.

남자들은 발동이 걸려 2차로 옮겨가고 나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안에서 얼마나 졸음이 밀려오던지....

 

오늘도 즐겁게 산행을 함께 하게 해 주신 동호인들과

내 사랑하는 딸이 있는 집으로 무사하게 돌아오게 해 주신 주님,

당신을 찬양하고 경배합니다.

 

 

 다정한 연인들이 손을 잡고 걸을 수 있는 연인의 길.

 

 선명한 노란빛의 꼬들빼기.

 

 이정표.

 

탐방로 안내도. 

  

 앞서가는 우리 일행들.

 

 초록빛속에서도 가을빛이 숨어 있다.

 

 우리가 가지 않는 오른편으로 굽어간길은 어디로 가는 길일까?

 

 우리가 가는 길이 영봉인가?

 

 용덕사를 안내하는 간판에 그려진 그림이 예사롭지 않다.

혹시 김홍도의 작품을 복사한 것인가?

 

 용덕사를 곁에 끼고 철망으로 둘려처진 등산로를 걸었다.

 

 담장도 멋스럽다.

 

 큰바위를 의지하여 절을 지은 것 같다.

 

 아래로 내려다 본 용덕사.

 

잠시 휴식.

 

 가을빛이 슬밋 내려 앉은 나뭇잎.

 

 진달래가 피는 봄날 더욱 아름다울 것 같은 진달래길.

 

 벌써 나뭇잎을 다 떨군 나무들도.

 

지난 태풍에 쓰러진 떡갈나무.

 

 떨어진 나뭇잎에도 가을이 담겨있다.

 

 이 숲길은 거의 단풍이라 한달 후 다시 오고 싶게 한다.

 

 

 

 가려진 시야 사이로 드러난 봉우리. 저게 인수봉인가?

 

 좀 당겨서....

  

 바위사이로 스며나온 물빛이 투명하다.

 

 저게 무엇일까?....

 

  물빛에도 가을이 담겨있다.

 

동동 떠 있는 나뭇잎배

 

 두손가득 보석을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두고가기 싫은 계곡의 맑은 물.

 

 또 다시 호젓한 숲길은 이어지고

 

 차츰 겨울 준비를 하는 계곡.

 

 무성한 나뭇잎 사이로 언듯언뜻 장엄한 자태를 드러내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들꽃.

 

 이고에서 부터 점점 험준한 산길.

 

 발밑도 내려다 보아야 하고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도 보아야 하고....

 

 저 봉우리는 무슨 봉우리?

 

 그림으로 본 정선의 <인왕제색도>그림속 같다.

 

 마음까지 맑게 해주는 들꽃.

 

  붉은 볼에 영롱한 햇살이 엉기어 있다.

 

 이름을 알 수 없지만 하나 하나 다  절경이다.

 

 자꾸만 뒤쳐지는 내 발걸음. 이렇게 멋들어진 나무들이 있는 데 눈길을 주지 않고 간단 말인가?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산.

 

 들어도 또 잊어버리고....

 

 민망하여 이제는 이름을 물어 볼 수도 없다.

 

 이름을 모른들 어떠하리....

 

산은 말없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데... 

 산은 어쩌면 혼자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도 좋아하다니....

 

 

 

 조금씩 잎의 빛깔이 달라지고 있다.

 

 와~! 저기는 ?

 

 내가 가장 무서워하였던 곳.

 

북한산의 능선.

 

 숨은벽 능선이 시작되는 곳.

 

 

 뒤돌아 보니 저곳을 내가 거쳐 왔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좀 더 당겨서.

 

 이곳에서 잠시 휴식.

 

 건너편 숨은벽 능선에 인형처럼 보이는 사람들.

 

 

 

 

 

 숨은벽을 뒤로 하고.

 

 비옷을 꺼내입고.

 

 이곳을 내려오기도 험난하엿다.

 

 우리가 하산한 곳의 이정표.

 

 

 

 내가 언제 저 숨은벽을 탈 수 있을까?....다시 뒤돌아 보고.

 

 

 다시 보아도 신비스러운 해골바위.

 

 영락없이 두개골모양이다.

 

 왼편으로는 하얀 바위들이 공룡의 등뼈같다.

 

 가을비는 추적추적내리고...

 

 산은 조용히 내 등을 밀어 내린다.

 

 숨어있는 노란꽃이 비에 맞아 더욱 선연한다.

 

 사기막골을 버리고 밤골로 하산

 

 매캐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목로집 내부.

 

 메뉴판.

 

 때에 절은 벽이 오늘따라 운치있어 보인다.

 

 우리가 먹은 이 음식의 이름은 무엇인지?

 

 

 

  

 

 

'산행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추의 불암산  (0) 2010.11.12
북한산  (0) 2010.10.13
충북 제천의 금수산 산행기  (0) 2010.09.27
가을빛이 내려오는 도봉산 (자운봉,마당바위. 천축사)  (0) 2010.09.19
비에 쫓겨 중도 하차한 관악산.  (0) 2010.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