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충북 제천의 금수산 산행기

푸른비3 2010. 9. 27. 23:13

금수산

 

높 이 :  금수산 [錦繡山] 1,016 m

 

위 치 :  충북 단양군 적성면, 제천시 수산면

 

특징·볼거리

퇴계 이황이 비단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답다고 해서 이름 붙인 금수산은 가장 운치 있는 곳이 능강계곡이다.

금수산 서쪽 기슭을 굽이치는 이 골짜기는 암벽과 기암괴석, 투명하도록 맑은 계류가 손잡고 그윽한 풍치를 연출한다.

1시간 30분쯤 계곡을 거슬러 오르면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얼음골이 나타나 피서에 그만이다.

주봉은 암봉일 뿐만 아니라 동서 양편이 깊은 골짜기여서 깎아지른 바위 절벽으로 되어 있다.

 

금수산 산행코스

ㅇ상천리 백운동정류장- 용담폭포- 망덕봉- 정상- 광산터- 백운동정류장 (4시간)

ㅇ상천리 주차장- 폭포상단- 금수산 -금수산- 얼음골

ㅇ삼거리-독수리바위, 족두리바위- 용담폭포옆 계곡→ 보문정사뒤 상천리 주차장

(6시간 30분)

(펀글)

 

    *      *       *       *

 

2010.9.26.일 맑음.

 

추석 연휴 지나고 나니 한결 선선해진 기온이다.

기다려 왔던 금수산 산행하는 아침 꿈속을 헤매다 눈을 뜨니 벌써 5시 반이다.

 

지난밤 시계를 맞추어 놓았는데 단추를 누르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라야, 늦었다. 서둘러.

지난밤 담아두었던 도시락을 챙겨 배낭을 맨채 성당으로 향했다.

간신히 성당 도착한 시간이 6시 5분전.

휴우....다행이다.

 

아라는 먼저 반주자석으로 보내고 눈에 뜨지 않는 곳에 배낭을 놓고 나니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주위를 두리번....

미사가 끝나자 아라와 작별하고 곧바로 약속 장소로 향했다.

 

벌써 옹기종기 모여있는 내친구들.

언제 봐도 반갑고 다정한 내 친구들이다.

약속 시간보다  버스가 먼저 도착한다.

이제 우리 친구들 거의 정확하게 약속을 지키는 수준에 이르렀다.

 

금수산 가까워지니 도로가 구불하여 약간 어지럽다.

앞자리에 앉은 정희가 멀미를 시작하였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고통을 말 할 수 없으리라.

도움도 되지 못하고 안타까운 마음만 가득 하였다.

 

주차장에 내려 인원 점검을 마치고 기념촬영후,

산행팀과 유람팀으로 나누어 나는 산행팀에 합류했다.

몇년전 산악팀따라 한번 산행한 곳인데도 낯설다.

보문정사 지나니 야트막한 산자락에 복숭아밭과

잎을 다 떨군 대추가 마치 올리브처럼 조랑조랑 매달려 있다.

 

여름동안  비바람이 숱하게 지나갔건만,

이렇게 알차고 토실한 열매를 맺은 걸 보니 눈물겹다.

하긴 조금전 산자락을 오르기 전,

언덕위로 옮겨 햇볕에 말리고 있는 볏단을 바라보니

농사꾼에게 미안스러워 산길을 오르는 발걸음도 조심스러웠다.

우리의 생명을 이어가게 해주는 농부들의 땀방울에 감사한 마음.

 

같이 오르던 친구들은 하나 둘씩 뒤에 남아,

항상 걸음이 느린 나를 유혹하였지만 정상을 밟아 보고 싶었다.

생각보다 험하고 긴 등산로였다.

 

나도 겁이 많은 편이지만, 오늘 같이 걸은 인자는 나보다 더 심하였다.

험난한 암벽앞에서 순이야 우리 그만 돌아가자.

꼬드겼지만 무슨 심보였을까?....

아니 이 정도가지고 포기하면 되겠나?

인생길도 마찬가지, 어느정도 굴곡이 있어야 재미가 있지.

평소 엄살이 많은 나는 보란듯이 암벽을 타고 올랐다.

 

저 비탈길만 오르면 정상이겠지....하는 생각과는 달리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멀고 멀었다.

드디어 도착한 정상 표지석앞에서 제대로 조망도 못하고

다시 하산을 시작하여야 했다.

 

약속시간이 2시 반인데 벌써 1시 반이 아닌가?

점심을 먹지 말고 그대로 내려가도 3시는 넘을 것 같아,

마음으로는 식사를 내려가서 했으면....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에라. 모르겠다. 그냥 밥이라도 먹고 가자. 하였다.

 

식후의 커피 한잔 나눌 여유도 없이 바삐 하산하였다.

올라가는 길도 힘들었는데 내려가는 길도 어쩜 그리도 먼지?

아직도 멀었나? 이 길이 왜 이리 길어?....하는데

눈앞에 나타난 맑은 계곡물.

잠깐 얼굴이라도 적시고....하고 내려갔는데

그만 발까지 담그고 시간을 지체시켜 버렸다.

 

모퉁이를 내려오니 어서 오라는 재촉 전화.

버스안에 오르니 모두들 나를 책망하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친구들아. 미안해.

잠시 생각을 빼 버렸어. 다음에 안 그럴께....

 

아직 해가 가득 남았는데 메기탕으로 저녁을 먹었다.

배고프지 않아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매운탕을 한숟갈 먹어보니

멈출수 없는 이 식욕. 이러니 언제 뱃살을 빼지?....ㅎㅎㅎ

웃고 떠들면서 잔을 주거니 받거니....어느새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식당 아래의 청풍호로 내려가 기념 촬영을 하고

왕건 촬영지를 둘러 보고 다시 서로 껴안고 사진 찍기.

하긴 앞으로의 어느 날보다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니

실컷 사진을 박아 놓아야지....클클클.....

 

같은해에 태어나 같이 어려운 시기를 거쳐온 우리 친구들.

아무런 격의도 없이 웃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이런 친구들이 있기에

앞으로는 내 노후는 결코 외롭지 않을 거야.

함께 한 친구들아. 고마워. 사랑해~~~!

 

 

 차안에서 바라본 청풍호

 

 지금 건설중인 옥순교.

 

 넓어졌다 좁았다 하는 청풍호를 바라보니 내려서 걷고 싶었다.

 

입산로에 서 있는 안내도.

 

 가을을 알리는 청순한 들꽃.

 

 비바람속에서도 이렇게 토실토실 열매를 살찌운 대추나무.

 

화려한  여름의 끝자락.

 등산로 입구의 보문정사.

 푸른 숲사이로 하얀 암석이 드문드문 보석처럼 박혀 있는 금수산.

 

 금수산 2.3키로가 이렇게 멀고 먼 거리일줄이야.....

 

 이끼낀 돌밭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

 

가끔 이렇게 덩쿨이 우거져 터널을 지나야 했는데 마치 비밀의 정원으로 들어서는 기분이었다.

 

 청초한 투구꽃?

  

 가파른 사다리길.

 

 험난한 암벽 오르기.

 

 인자가 난 못가. 야. 동신아 니 죽으래?

동신이는 못 들은 척....

 

 내가 모른척 먼저 앞서 오르자 하는 수없어 인자도 엉금엉금.

 

 무서운 와중에도 이 귀한 풍경을 놓칠 수 있나?

 

 금수산의 하이라이트. 바늘 구멍통과.

 

 이제는 고생끝인가? 하였는데 아직 끝은 안보이고 가파른 비탈길만....

 

 발길을 멈추게 하는 노란 꼬들빼기?

 

 이제 500미터. 달리면 10분이면 도착하겠네....

 

 안내판에 30분이라고 적혀 있으니 조금만 더....

 

 아니. 저번에 북한산에서 만난 산신령님이 여기도 나타났구나....ㅎㅎ

 

나무줄기처럼 하늘로 치솟은 거대한 바위. 

 

 앞이 가로 막혀 답답하였는데 드디어 시원한 조망이.

 

 저 모습 보고 싶어 험한 산길을 올랐지.

 

 하늘이 조금 흐린것이 아쉽기만.

 

 이곳이 바로 청풍 명월이 아니던가?

 

 저곳에 배띄우고 뱃놀이 하자.

 

 두아들을 데리고 등산을 나선 멋진 젊은 아빠.

 

 드디어 정상.

 

 자랑스러운 금수산 .

 

 후미조 기념촬영.

나를 위해 기다려 주고 같이 천천히 걸음을 해준 친구들 고마워.

 정상에서 내려다 본 청풍호.

 

정상에 서서 청풍호를 내려다 보는 푸른 소나무,.

 

 정상곁의 목책위에서.

 

 간소한 점심.

 

 가을이 익어가고 있는 열매.

 

 하산길도 무서워.

 

 가파른 하산길.

 

 험난한 바위곁에 이런 편한 등산로가 있을 줄이야.

(상행할 적에는 저 바위위로 올랐으니....)

 

 약속 시간 2시 반에 아직 2.4키로 남았으니....

 

 이 맑은 물의 요정에게 그만 정신을 팔아 버리고....

 

 얼굴을 적시는 국일이.

 

 하산하여 뒤돌아 보니 저렇게 푸른 하늘이...

 

 가을의 정취....익어가는 고추와 들국화에 앉은 나비가 가을 햇살을 즐긴다.

 

 두고 가기 아쉬워 다시 한번 뒤돌아 보고....

 

 수확을 끝낸 고구마밭.

 

 나도  파도 심고 배추도 심고...저렇게 살고 싶은데....

 

 주차장곁은 노송들.

 

 저 빈의자가 다음에 앉아 보아야지....

 

 붉게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

 

 물구덩이로 변한 논에서 작업하는 농부들.

 

 맛있는 저녁 상.

 

 저녁을 먹은 후 나 홀로 산책길.

 

 그림자가 물속에 잠긴 물가의나무들.

 

호숫가에  빈배만....

 

 바람에 흔들리고....

 

호젓한 청풍호에 어둠이 내리고....

 

 호숫가의 노란 들꽃도 자신의자태를 물속에 비추어 보고 즐거워 할까?....

 

 집으로 돌아가는 낚시꾼들.

 

 빈배에 종수가...

 

 왕건 촬영장 오르는 길.

 

 호수도 이제 잠 잘 채비를....

 

 왕건세트장도 땅거미가 잡히니 더 운치가 있다.

 

 왕건이 고려를 세운 곳이니 700년 전인가?

 

 호수가에 고즈넉히 엎드린 민가들.

 

쓰려져 가는 싸립문.

 

 이곳은 귀족의 집?

 

 대장간?

 

 어둠이 호수에 내려 덮혔다.

 

 다정하고 착한 경애와 함께.

 

 아듀~! 오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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