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 53. 어부의 섬

푸른비3 2024. 4. 28. 09:14

점심 식사 후 휴식을 약간 취한 후 우리는 다시 하얀 소금 들판을 달렸다. 이곳은 지각변동으로 솟아올라 고원지대가 되었지만, 사방이 소금사막이니 그냥 낮은 들판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우리의 짚차가 멈춘 곳은 커다란 선인장이 가득한 섬이었다. 사방이 바다가 아닌 소금사막인데 어부의 섬이라고 불리는 까닭은 그 옛날 이곳이 바다였기 때문일까?

 

이곳의 높은 지대에 올라서면 주변의 경관을 내려다볼 수 있다고 하여 들어가려고 하니 입장 티켓을 따로 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가만히 주변을 살펴보니 입구가 아닌 곳으로 사람들의 왕래하는 모습이 보여 우리는 티켓을 사지 않았다. 이곳 사람들은 옛날 우리 선조들처럼 어수룩한 구석이 많은 모양이다. 우리는 한 명씩 흩어져 선인장 사이의 틈새 공간으로 살금살금 들어갔다. 입장 비용이 얼마인지 모르지만 몰래 들어갈 수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마치 악동들처럼 히히 웃으며 공범이

되어 즐거워하였다.

 

키가 큰 선인장 사이를 들어가면서 커다란 가시에 찔릴 것 같아 조심조심 피하여 걸었다. 화장실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이곳에 단 한 군데 있는 화장실은 전혀 청소가 되어 있지 않아 도저히 이용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은 어쩌나 하고 살펴 보았더니 모두 요령껏 선인장 사이에 앉아 자연 방뇨를 하고 있었다. 우리도 몰래 구석진 곳으로 가서 실례를 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자연훼손을 한 것 같아 미안하고 부끄럽다.

 

여행을 떠나면 모두가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 친구가 되는 모양이었다. 한 무리의 오토바이를 타고 온 동호인들이 기념 사진을 찍으면서 낯선 동양인인 우리에게도 합류하라고 하여 나도 함께 기념촬영을 하였다. 또 현지 멋지게 차려 입은 아가씨들도 우리와 함께 사진을 청하여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었다.

 

 

소금사막위에 불쑥 솟은 어부의 섬.

 

오토바이 동호인들과 함께.

 

어부의 섬 높은 곳에서 바라본 유우니 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