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 52. 우유니 사막에서 한 나절

푸른비3 2024. 4. 28. 05:48

이번 남미 여행 비자 신청 시 가장 까다로운 국가가 바로 볼리비아였는데, 황달병 예방 접종 카드가 필수여서 한국에서 어렵게 예방 접종도 하였던 것은 이곳에 세계의 모든 사람이 가장 가고 싶은 우유니 소금사막이 있기 때문이었다. 소금사막에 살짝 물이 고이고 그 위에 반영된 사진은 누가 찍어도 환상적인 그림이 된다. 우리를 실은 짚차는 다시 하얀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길도 없는 사막을 달렸다.

파란 하늘 아래 구름은 유유히 흐르고 달리는 차 안에서 바라보는 끝없이 펼쳐진 하얀 빛 들판. 높은 고산지대에 이렇게 넓은 소금사막이 있다는 게 눈으로 보면서도 믿어지지 않았다. 사방 어디를 둘러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하얀 소금밭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이 부셨다.

조금 전 폐기관차 박물관에서도 어쩐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고 가상세계에 들어선 느낌이 들었는데, 이곳은 더욱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고 다른 위성에 발을 딛고 있는 것 같았다. 반사된 빛에 눈이 부셔 눈을 꼭 감으니 내가 꿈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점점이 흩어져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영화 속의 사람들 같았다.

지난밤 우리는 우리가 잠든 밤사이에 비가 억수같이 내리기를 내심 바라며 침대에 들었다. 12월에서 3월까지가 우기인 만큼 우리의 소망이 이루어질까 믿지는 않았지만, 혹시 기적이 생겨 소금밭에 빗물이 찰랑찰랑 고이기를 기도했지만, 건기인 10월 말이라 비는 전혀 내리지 않았다.

여행 안내서나 화보에서 보았던 하얀 소금사막 위에 그림처럼 반영된 모습은 볼 수 없어도 신발을 신은 채 소금밭을 걸을 수 있어서 좋았다. 비현실적인 광경 앞에서 관광객들은 다양한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우리 짚차의 배불뚝이 운전사 아저씨의 녹색 스웨터는 언제 씻은 건지 올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때가 묻어 있었다. 그래도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어 보일 때는 정이 가는 사람이었다. 아저씨는 차 안에서 소품을 꺼내 여러가지 포즈를 취하게 하여 사진을 찍어 주셨다. 많은 사진을 찍은 경험으로 얻은 사진이어서 아저씨 덕분에 무척 재미있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 여행의 식사 담당이기도 한 아저씨가 요리한 샐러드와 돼지 양념구이도 일품이었다.

 

 

이 소금은 모두 식용으로 사용된다고.

손으로 소금 알갱이를 하나 집어 입에 넣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