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남미 43일 배낭 여행-50. 유우니 소금 사막

푸른비3 2024. 4. 28. 05:34

2015.10.23..

라파스 공항에서 1시간 남짓 비행하여 유우니 사막 근처의 공항에 도착하였다. 죽기 전 꼭 가 보아야 할 곳으로 유우니 사막을 꼽고 있는 곳이니 기대가 컸다. 공항에 도착하니 우리의 짐들은 다음 비행기로 온다고 하였다. 다행히 공항에서 숙소까지 배송해 준다고 하니 숙소로 향하였다. 숙소 근처는 사람이 사는 동네라고 하기에는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숙소에 히타도 있고 라파스의 호텔처럼 문틈으로 바람도 들어오지 않으니 한결 나았다.

저녁을 먹기 위해 마을을 한 바퀴 돌았더니 다행히 한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었다. 서툰 한글체로 김치볶음밥. 라면 있어요 라고 쓴 쪽지를 단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이런 머나먼 곳에도 한국 음식을 파는 한국인이 있다니 반가운 마음으로 들어갔더니 기대하였던 한국인 주인은 아니고 이곳 현지인 아주머니였다. 딸이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여 한국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하였다. 태극기를 가지고 와서 우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여 흔쾌히 기념사진을 찍었다. 주인 아주머니의 솜씨는 만족할 만큼은 아니지만 김치볶음밥을 먹고 나니 한결 마음이 푸근하였다.

 

 

2015. 10. 24. .

저녁 늦게 짐이 숙소에 도착하여 대충 씻고 짐을 정리하였다. 내일은 새벽 4시에 일출을 보기 위해 나가야 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알람 소리에 잠을 깨고 서둘러 현관으로 나갔더니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새벽 4시에 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한 숙소의 주인은 깊은 잠이 든 모양이었다. 밖에는 우리를 데리러 온 짚차가 기다리는데 주인은 나타나지 않고.... 문을 쿵쿵 두들기니 그제야 잠이 깬 남자가 나타나 미안하다고 하였다.

 

3대의 짚차에 나눠 탄 일행들은 어둠을 가르며 들판을 가로 질려 달렸다. 잠이 들깬 우리는 마치 새벽일을 떠나는 사람들 같았다. 새벽 검은 하늘에는 주먹만한 별들이 손을 치켜들면 닿을 것만 같았다. 그때 가늘게 들여오는 피리 소리, <외로운 목동>. 대장님이 스마트폰에 저장된 노래를 열어서 잠든 영혼들을 깨웠다. 우리는 러브스토리, 나타샤 월츠 등을 들으며 꿈길 같은 새벽 길을 달려갔다.

 

캄캄하던 창밖이 청보라색으로 바뀌면서 점점 별빛이 옅어졌다. 어둠이 빛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순간, 바닥이 하얗게 보였다. 우리는 모두 환호성을 질렸다. 말로만 듣던 소금사막이었다. 장미빛으로 변하는 동쪽 하늘을 바라보며 우리는 숨을 죽였다. 오래 기다림 끝에 불쑥 떠오른 붉은 해. 눈이 부셨다. 이 세상의 모든 경건함을 모아 두 손을 합장하였다. 나를 이곳으로 인도해 주신 하느님 찬미 받으소서. 바깥은 귓볼이 얼얼하도록 차가웠지만, 마음은 불처럼 뜨거웠다.

 

 

 

 

 

청보라색으로 변한 새벽 하늘.

 

 

모습을 드러내는 하얀 육각형의 소금사막.

 

일출의 모습을 담는 우리 일행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