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

양주풍류(제 98회)

푸른비3 2023. 12. 8. 05:03

2023. 12. 7. 목.

제 98회 양주풍류

2023. 12. 7. 목. 오후 7시

서울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

 

공연 프로그램

 

취타

피리독주 상령산

천년만세

상령산 이중주

경풍년

수제천

 

출연진

최충웅(가야금).  정재국(피리).  김정수(장구).  박용호(소금/단소)

이기설(해금).  홍종진(대금).  황준연(글/해설).  김한승(아쟁)

정대석(거문고).  하주화(거문고).  곽태규(피리/단소).  임진옥(대금)

민의식(가야금).  강영근(피리/생황).  이창신(해금).  김기철(장구/좌고)

이영(피리)  안희봉(해금)

 

 

지인(비전 제작소 이유경 소장)의 국악공연 초청을 받고 남산국악당을 찾았다.

2010년 서울로 이사하여 남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여러번 이곳을 스쳐가며 남산을 올랐지만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은 첫걸음이었다.

 

 

남산국악당 지하에 크라운해태홀이 있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지하로 내려가니 마치 한옥의 넓은 마당에 들어선 듯 안온한 분위기였다.

무대의 오른편  맨 앞좌석에 지인과 나란히 앉아 무대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무대가 열리고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장구, 좌고 등 전통 악기를 들고

붉은 연주복을 입은 악사들이 자리에 앉기 까지 우리는 손뼉도 치지 못하고

무대를 바라보기만 하였는데, 초록빛 집박 악사가 등장하여 따악~! 하고

박으로 신호를 보내자 곧장 장중한 취타 연주가 시작되었다.

 

사실 음악 애호가라고 자처하는 나도 국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다.

집박 악사의 박을 치는 것을 신호로 연주가 시작되며 마지막도

박을 치면 끝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12줄의 가야금은 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었지만, 거문고와 아쟁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였는데, 오늘 연주를 통해 거문고는 젓대로,

아쟁은 활로 연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취타는 '만파정식지곡'이라고도 부르며, 전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거문고, 가야금, 해금, 피리, 아쟁, 장구, 좌고 등으로 연주되는 관현악 합주로 

현악기의 음정을 4도 아래로 내려 관악기와 같은 음으로 연주된다.

 

내가 알고 있었던 대취타는 임금의 행차나 국가의 중요 행사에 연주되는

음악으로 주로 관악기와 타악기로 구성된다고 생각하였으며

취타는 대취타보다 규모가 작은 연주라고 생각했는데 틀린 상식이었다.

 

한국국악회 회장을 역임하신 황준영님이 무대에 나와서

인사말과 함께 곡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국악은 단순한 가락에

느리고 밋밋한 리듬이라고 생각하였던 내가 얼머나 무지한가를 알게 해주셨다.

 

이어서 이영 연주자가 피리를 들고 나타나자, 내가 먼저 손뼉을 쳤더니

주변의 사람들도 손뼉을 치기 시작하였고, 그 후부터는 매번

출연자가 등장할 때 마다 우리는 손뼉을 쳐서 연주자를 맞이하였다.

 

피리독주 상령산은 평조회상의 첫 곡인 관현악의 상령산을 피리 독주로

재구성한 곡이며, 상령산은 영산회상 상령산, 평조회상 상령산,

관악영산회상 상령산 3가지 종류가 있다고 설명되어 있었다.

 

영산회상은 '영산회상불보살'이라는 7자의 가사를 가진 불교음악으로

차츰 세속화되어 여러 파생곡을 만들면서 오늘날의 상영산이 되었다.

독주로 연주되는 피리의 음색은 애잔하면서도 부드럽고 따뜻하였다.

 

천년만세는 조선시대 세종 때부터 있었던 악곡으로

계면가락도드리.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 등 세 개 악곡으로

이루어진 모음곡으로 연주를 듣는우리 모두 천년만세 복을 누릴 것 같았다.

 

상령산 이중주는 상령산 평조회상의 첫 곡인 관현악의 상령산을

가야금, 단소 병주로 재구성한 곡으로 가냘프면서도 우아한 선률을 연주해 주었다.

단소는 짧은 악기라는 평소에 내가 가졌던 생각과는 달리 크기가 제법 큰 단소였다.

 

경풍년은 '풍년을 기뻐한다'는 뜻이며 궁중과 민간의 잔치에서 음식상을 올릴 때

주로 연주하는 곡으로 대금. 피리. 아쟁으로 연주하였는데, 마치 내가 드라마속,

정조대왕의 어머니 혜경궁의 육순잔치에 초대받은 느낌이 들게 하였다.

 

수제천은 고려시대 궁중에서 추던 무고의 가사인 '정읍사'를 노래하였던 음악으로

조선 중기 이후로는 노래는 부르지 않고 관현악합주로만 전승되어,

현재는 순수 관현악합주곡, 궁중무용의 반주음악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제천은 얼마전 세종문화회관에서 감상하였던 곡이라서 반가웠는데,

오늘 공연에서는 국악학교 학생들이 특별출연하여 구음과 함께 연주되었다.

구음은 악기의 소리를 실제의 소리에 가깝도록 의성화하여 부르는 기법이다.

 

사극 드라마나 영화의 배경음악에서 들었던 구음을

오늘 처음으로 눈앞에서 연주되는 것을 들으니

내 몸과 영혼이 하나로 합치되어 아득한 피안의 세상으로 흘려가는 듯한,

말로 표현하기 힘든 벅찬 감동을 받았다.

 

수제천을 끝으로 연주회가 끝나고 우리는 아쉬움에서 일어나기 힘들었다.

앵콜. 앵콜~~!!하고 손뼉을 쳤지만 아무런 연주도 다시 들을 수 없었다.

사실 오늘 연주는 대부분 장중한 곡이어서 한 곡이 끝나고도

아무런 구호를 외칠 수도 없고 그냥 손뼉만 열심히 쳤다.

 

 

오늘 대부분의 출연자가 고령의 연주자들이라서

그냥 편하게 앉아서 듣기에 약간 부담감이 들고,

저 분들이 돌아가시면 맥이 끝이는게 아닌가 걱정되었는데

마지막 수제천에서 앞 줄에 앉은 학생들을 보니 안도감이 들었다.

 

연주회장을 나오니 마침 이 음악회를 후원해주신

크라운해태 윤영달회장님이 계셔셔 우리는 이런 멋진 연주회를 

무료로 우리에게 선물해주신 것에 감사하며 같이 기념사진도 청하였다.

 

양주풍류악회는 국내 최정상급 국악 명인으로 구성되어

선조들의 풍류를 잇고 젊은 국악 명인 양성을 목적으로

2010년부터 오늘까지 매년 몇 차례의 연주를 이어온 음악회 단체였다.

다음 99회 연주회는 2024년 2월 1일 예정이니 벌써 기다려진다.

 

 

양주풍류 홍보지.

 

서울남산국악당 입구.

 

준비된 무대

 

취타 연주가 끝나고.

 

인사말과 해설을 하신 황준연님.

 

피리독주 상령산.

 

천년만세.

왼쪽부터 단소. 해금. 거문고. 장구.

 

상령산 이중주.

가야금. 단소.

 

평조 두거(경풍년)

대금. 아쟁. 피리.

 

수제천.

앞 줄 둘째 줄은 구음을 연주한 학생들.

 

처음 듣는 구음은 연주자 몸의 저 깊은 곳에서 울려 나와서

우리의 영혼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고양시키는것 같았다.

 

 

연주가 끝나고 크라운해태의 회장님과 기념사진

 

이런 기회를 통하여 국악을 대중에게 전달해주는 회장님 감사합니다.

 

연주회장 앞에서 지인들과 기념사진.

 

내 동생과 기념사진.

 

연주회를 초청해준 비전제작소 이유경소장님(오른쪽)과 기념사진.

 

남산타워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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