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 지음
열림원 (2021.10.21. 초판 1쇄 인쇄)
(2022. 1. 1 ~1.11)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인식도 못하고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자유롭지 못한 하루의 시간은 길게 느껴졌는데,
어느새 1년이 지나 버리고 2022년 새해가 왔다.
불과 하루 전 기대하였던 딸 아이의 합격소식 대신
불합격의 소식을 들었기에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서로 눈물을 보이지 않기로 약속하였기에 태연한 얼굴로
있었지만 속으로는 분노와 슬픔으로 마음이 복잡하였다.
그런 정돈되지 않은 마음으로
겨울의 눈부신 햇살이
거실 깊숙히 쏟아지는 창가에 앉아
김지수가 지은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펼쳤다.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에서
처음에 이 책을 대여 신청을 하였을 때에는
이어령이 쓴 <마지막 수업>으로 착각하였다.
나이드니 모든 일을 내 편한대로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지은이 김지수는 1971년 서울생으로 문화전문 기자.
<일터의 문장들> <자존가들>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등
몇 권의 책을 쓴 작가인데, 견문이 짧은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였다.
아마도 이화여자대학교수 시절 이어령의 제자였던 모양이다.
이어령님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성으로써 2021년 금관문화훈장을 수여하였다.
평론, 소설, 수필 등 많은 저술을 하였고, <문학사상>주간을 하였으며
문화부 장관을 역임하였으며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하셨다.
나는 학창시절부터 그의 책을 읽기를 좋아하였다.
프롤로그-스승이 필요한 당신에게-에서
지은이 김지수는 매주 화요일 이어령님의 자택을 방문하여
인터뷰를 하였으며, 그의 사후 이 책을 출판하라고 하셨지만,
2021. 10월에 이 책을 출판하였다고 하였다.
1. 다시, 라스트 인터뷰.
2 큰 질문을 경게하라
.
..
16, 작별인사.
에필로그. 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록으로
2019년의 라스트 인터뷰 내용이 삽입되어 있었다.
암으로 시한부삶을 살면서도 그는 담담하게 삶과 죽음을
매주 화요일마다 제자와 인터뷰를 하였는데
루게릭병에 걸린 교수 모리가 제자에게 인생의 의미를 강의한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이란 책을 연상하게 하였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으면 누구나 죽음을 거부하고 싶은데
이어령은 암치료도 거부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분 같았으며
육체와 마음, 영혼 삼원론으로 삶과 죽음을 설명하였다.
눈앞의 먹이를 찾는 현실적인 개미같은 사람,
시스템을 만들어 먹이를 찾는 거미같은 사람.
스스로 꿈을 만드는 꿀벌같은 사람을 예로 들어
인간의 세가지 부류를 설명하였는데 참 재미있는 비유였다.
인간은 자유의지로 수만 가지 희비극을 다 겪어야 만족하는 존재이며,
운이 나쁜 사람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다고 하였다.
행운과 불은은 예정된 프로그램대로 흘러가는 것이며
운명을 받아 들이는 것이 지혜의 출발이라고 하였다.
세상은 자연계, 기호계, 법계로 나누어진다.
디오게네스의 햇빛은 자연계이며
알렉산더의 통치는 법계.
소설 전쟁과 평화는 기호계라고 하였다.
생각을 다루는 인지론
실천을 다루는 행위론.
표현을 다루는 판단론 등
인간의 세 가지 영역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고 하였다.
착실한 노예의 감자 크기 선별을 말하면서
정해진 대로 살면 가짜 행복이며
길 잃은 양이 되는 것은 자기 의지대로 사는 것이며
선악과를 따먹는 순간 인간은 자유의지를 갖게 된다고 하였다.
지은이 김지수는 스승의 가르침을 적으면서 자신의 느낌과 생각도
곁들였는데 스승의 가르침을 한결 더 빛나게 하는 글이었다.
이어령님은 이렇게 반짝이는 책을 완성한 제자를 둔,
좋은 운을 타고 난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다.
어수선하였던 마음을 잘 정리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승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와 같은 마음으로
기억하고 싶은 글 속의 문장들을 발췌하여 아래에 메모하였다.
* * *
진실의 반대말은 망각이며 진실보다 거짓이 생존할 때가 많아.
진실은 묻히고 덮히기 쉬위. 일상적 존재는 묻혀있는 존재.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 인간이 알 수 있는 최고의 지혜.
남의 신념대로 살지 마라. 방황라라. 길 잃은 양이 돼라.
창조는 카오스에서 생겨. 질서에서는 안 생기지.
영성이란 무언가를 구하고 끝없이 탐하면
자기 능력을 초월하는 영감이라는 게 들어오는거야.
보통때 사람은 육체와 지성으로 살아가는데 극한에 처했을 때나
죽음에 임박했을때 영적인 면이 되살아나는 거야.
자족을 이룬 사람이 군자, 못 이룬 사람이 예술가가 되는 거라네
시나 소설은 그렇게 고립된 예술가들이 에고이스트적인 힘으로,
인격적으로 결함을 가진 채 세상에 내놓은 말들이야.
예술가들은 상처를 끌어안는 대신 예술적 재능을 받은 존재야.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목 인문학 (1) | 2022.02.08 |
---|---|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0) | 2022.02.04 |
역사의 쓸모(독후감) (0) | 2021.12.17 |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2018 제 42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0) | 2021.12.12 |
세계 10대 트레일 (죽기 전에 꼭 걸어야 할) (0) | 2021.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