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2.일.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첫째 주 일요일.
강원도 영월의 외씨버선길을 트레킹하기로 하였다.
새벽부터 겨울을 재촉하는 늦가을비가 축축하게 내리고 있었다.
잠실역에 도착하니 곧 반가운 얼굴들을 실은 버스가 도착.
꼬리를 달은 친구들이 적어 며칠전부터 총무가 걱정하였는데
평소보다는 적은 인원인 31명의 인원으로 출발하여 적자운영이지만
덕분에 혼자서 두 좌석을 차지하여 편하게 출발할 수 있었다.
곧 고속도로에 접어들고 하남근처에 차를 주차하여 아침식사.
다행히 비는 그쳐 우리는 도로변에 자리를 잡아
찹쌀. 땅콩, 은행. 콩.밤 ...오곡찹쌀밥과 삼색나물, 된장국으로
아침상을 차렸는데 나는 이것저것 집어 넣어 비빕밥을 만들었더니
어찌나 맛이 있는지....이러니 언제 살을 뺄 수 있을지.....
차창으로 보이는 산은 봄의 꽃보다 더 단풍이 아름답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한 색상의 향연을 펼치고 있었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엔디 워홀의 물감을 흩뿌린 그림을 연상케 하였다.
나무는 어디에 저토록 고운 색상을 감추어 두었을까?
연한 녹색. 연한 노랑. 짙은 노랑. 갈색. 담홍색. 선홍색....
마치 커다란 꽃바구니를 소복소복 담아서 진열해 놓은 듯 하였다.
햇빛이 비치는 곳에 눈부시게 타오르는 황금빛 은행잎은
아~!하고 탄성이 절로 쏟아지게 하였다.
도종환 시인은 '단풍드는날'시에서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고 노래하였다.
사람도 곱게 단풍이 들기 위해서는 이제 미련없이 버려야한다.
내 몸의 전부였던 것, 내 삶의 이유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노래하였듯이 이제 나도 주변을 정리하고 욕심을 버리고
하나씩 버려야만 할텐데 그게 어디 말처럼 쉬운가....
지난 주 황금물결을 이루었던 풍요로운 들판은
어느새 가을걷이가를끝내고 겨울채비를 하고 있었다.
빈 들판에 둥글게 말린 하얀 비닐을 씌운 건초더미들이
듬성듬성 뒹굴고 있어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김삿갓문학관에서 하차하여 자유시간동안 얼른 문학관안을 둘려 보았다.
김삿갓에 대하여서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일화를 들었지만,
자세히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 다시 복습하는 의미로 들여다 보았는데
정말 시의 천재였구나...하느 ㄴ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작품을 남기셨다.
곳곳에 세워진 김삿갓에 대한 시비와 조형물을 바라보며 도로를 걸었다.
수북히 쌓인 낙엽위로 차량이 지나가면 꽁무니를 따라 화르르 날리는 낙엽은
영화 '닥터 지바고'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여 아련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길가의 시들어가는 국화도 늦은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느끼게 하였다.
계속 이렇게 도로를 따라 걸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 무렵
먼저 정자에 도착한 선발팀들이 간식을 먹고 있는 동안
산행대장 친구가 주변의 아낙에게 길을 물으니 다리위까지
되돌아 가야만 외씨버선길을 걸을 수 있다고 하였다.
그냥 도로를 따라 가겠다는 팀과
되짚어 올라가 트레킹길을 걷겠다는 팀으로 나뉘어
나는 당연히 트레킹길을 선택.
그냥 물속을 건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드디어 길을 찾았다.
되돌아 오지 않았다면 후회하였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숲길은 아기자기하고 아늑하고 포근하였다.
발에 밟히는 낙엽은 이 세상의 모든 모양과 색들을 다 뿌려 놓은 듯 하였다.
떡깔나무. 오리나무. 생강나무.벚나무. 오동나무.산수유....
귓전을 시원하게 때리는 물소리를 끊이지 않고 들려오고
발밑에 폭신한 낙엽의 촉감을 즐기며 바라보니,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계곡의 물은 마치 하얀 비단을 펼쳐 놓은 듯 하였다.
그냥 이곳에서 며칠 지내고 갈 수 는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식사후 돌아갈 길을 걱정하여 더 이상 걷지 않고 버스에 올랐는데
강건너 숲속 이쁜 길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멋진 코스를 선택한 산행대장 친구, 맛있는 오곡밥과 나물을 준비한 총무.
카페 지기 친구. 그리고 참석한 모든 친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즐거운 산행이었다.
아침밥을 준비하는 친구들.
박달휴게소.
박달휴게소옆의 물레방아.
ㅈ제법 운치가 있는 정자도 있다.
차창으로 바라본 단풍.
하늘은 서서히 개이고.
구름은 하늘로 오르고.
마치 꽃바구니를 진열해 놓은 듯한 단풍들.
차창으로 바라본 웅장한 산줄기.
들판에 뒹구는 건초더미.
물길을 다라 이어지는 도로를 달린다.
차의 앞유리를 통하여 본 풍경.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은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드디;어 목적지.
이곳에서 하차하여.....
김삿갓문학관.
건너편의 낙우송.
방랑시인 김삿갓.
문학관 내부.
진열해 놓은 고서적과 안내판.
이곳에 전시된 유물을 기증한 박영국선생님.
김삿갓의 시.
그의 시 이십수하.
그의 연보.
그의 호에 대한 설명. 나고는 난초가 우거진 언덕.....퍽 서정적이다.
그의 생가를 재현해 놓은 미니어처.
그의 장원급제를 한 글.
기념촬영실앞에서.
밖에 나오니 인원점검및 준비운동중.
단체기념사진.
눈이 부시게 노란 황금빛 은행잎.
섶다리를 건너는 친구들.
핏빛으로 불타는 단풍.
ㅍ푸른옥을 담아놓은 듯한 물.
끊임없이 흐르는 물따라....
ㄴ낙우송은 바람이 불적마다 노란비를 뿌리는 것 같았다.
정자에서 바라본 건너편 난간을 보면서도 저 길을 어떻게 걷는가?...하는 생각만 하였다.
단풍사이로 보이는 계곡.
영화'흐르는 강물처럼'의 촬영지 같았다.
정자에 일행들을 남겨두고 우리는 다시 되짚어 올라갔다.
단풍길을 되걸어가는 일행들.
이곳에서 버선길이 시작.
이 표지판을 보았으면....
숲은 비를 맞아 축축하고 미끄러웠다.
하얀 비단을 펼쳐놓은 듯한 계곡물.
푹푸 발등이 빠지는 낙엽길.
ㄴ나무들은 이 고운 색상을 어디다 숨겨 놓았을까?
ㅂ
비밀의 화원에 들어서는 듯.
ㅋ콩밭도 지나고.
그림으로 그리고 싶은 곳.
또 한 번 더....
햇살이 비치는 곳.
눈부신 은행잎을 바라보고 발길이 움직이지 않았다.
강건너의 주황빛 지붕.
웅장한 산의 자태.
이곳에서 그냥 며칠만 살았으면....
나는 단풍만 바라보아도 배가 불러 밥을 먹고 싶지 않앗다.
그런데....
아래는 친구가 찍은 사진을 펀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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