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9.9.화.
추석 다음날, 가을 냄새가 물씬나는 북한산을 올랐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에도 고슬고슬 가을 냄새가 느껴지고
투명하게 쏟아지는 햇살속에도 가을냄새가 잔뜩 느껴졌다.
언땅에서 새잎이 솟아오르는 봄을 맞은지 엊그제 같은데
산속은 어느새 결실의 계절을 맞이하고 있었다.
무심하게 투둑 떨어지는 도토리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하였다.
올해는 가뭄속이었지만 태풍의 피해가 없어 풍년을 약속하는 듯 했다.
과일들도 유난히 단맛이 깊으며 수확량이 월등히 많았다.
도토리도 지천이라 다람쥐들도 한결 배 두둑할 것 같았다.
예년같으면 다람쥐들의 양식이라 도토리를 줍지 않았지만
올해는 우리가 조금 실례해도 될것 같아 친구들도 발길에 채이는
도토리를 줍었는데 그 줍는맛이 쏠솔한 모양이었다.
자연의 순환은 어김이 없어 나무들도 어느새 가을차비를 하는 듯,
멀리서 보면 짙푸르던 초록은 사라지고 누르스름 변해가는 듯 했다.
곧 나무들은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보여줄 것이다.
오래만에 바위길도 오르고 제대로 산행다운 산행을 한 기분.
앞으로 얼마동안 더 건강을 유지하여 산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소중한 내 친구들과 함께 오래토록 산행을 할 수 있기를 빌어본다.
같이 산행을 한 친구들.
오롯이 모여있는 도토리들.
바위위에 툭 떨어지는 조그만 도토리.
경옥이가 집에서 쑤어온 도토리묵.
가을을 알리는 들꽃.
물속에도 도토리가 가득.
하산길.
나무사이로 보이는 향로봉.
향로봉위로 파란 하늘이 가을을 실감하게 하엿다.
파란 하늘아애의 하얀 바위들.
도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이는 향로봉.
하산길에 발담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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