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9.일.
새해맞이 우이령 둘레길 공지가 올라왔다.
여사모 카페에서는 인제 자작나무숲길 트레킹.
광진문인 산우회 카페에서는 아차산 둘레길 트레킹 공지.
매월 3주는 이렇게 내가 가입한 카페에서 모두 정기 산행을 하는날.
왜 모두 3주 일요일에 산행을 하는건지?
내 몸을 3개로 나누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꼬리도 못달고 망설이다 역시 내 친구들이 보고 싶어
우이령 둘레길을 참석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집에서 도선사입구가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 수없어
서울 시내이니 1시간이면 충분하겠지?....하는 생각으로 출발하였다.
수유역 근처에 이르니 맑음이 경애의 전화가 왔다.
시계를 보니 10시 5분전이다
모두 모였는데 너는 왜 안 오니?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서 아차산 둘레길이나 걸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요일 미사를 가야하는 나는 항상 일요일 아침이면 더 바쁘다.
미사를 참여하고 집으로 돌아와 서둘려도 시간은 빠듯하기에
일찍 출발하는 장거리 산행은 대부분 사양하는 편이다.
130번 종점 도선사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10시 30분.
도선사로 올라가야 하는가 하고 전화를 걸어보니 큰길 아래로 내려오란다.
길눈이 어두운 내가 아래로 내려오라면 어디로 가야하는건지?
택시를 잡아타고 우이령 둘레길 입구로 가달라고 부탁하였다.
가는 도중 줄지어 가는 친구들을 따라 잡을 수 있겟지...하는 기대감으로.
그러나 먹자골목 끝까지 올라가도 친구들의 흔적도 없다.
다시 남일이에게 전화하니 다시 되돌아 나와서 비포장길로 오란다.
기사님 죄송하지만 드라이브하는 셈 치고 비포장길로 좀 가주세요.
룸밀러로 보니 나이 지긋한 아저씨는 빙긋 웃으신다.
왜 혼자 떨어 뜨리고 친구들이 다 갔어요?
네. 제가 시간 계산을 잘 못하여 30분이나 지각했어요.
움푹 파인 비포장길을 들어서니차체가 흔들린다.
이길은 택시들은 안 올라갑니다.
대부분 아까 갔던 먹자길 포장도로로 가는데 이상하네?.....
아저씨 그러면 여기서 그만 내려 주세요. 제 혼자 찾아가겠습니다.
나눗잎 다 떨군 나무들 사이로 난 하얀 길을 걸으니 햇살이 포근하다.
검푸르게 변한 숲과 하얗게 빛나는 바위를 바라보며 혼자서 노래도 부르고,
하산하는 사람들에게 혹시 제 나이또래의 일행들 보셨나요?
물으니 모두 고개를 흔든다.
분명히 남일이가 기다린다고 하였는데?
내가 또 길을 잘 못 들었나? 걱정되어,
다시 전화를 하니 계속 그냥 쭉 올라오란다.
그냥 집근처 아차산에나 갈걸....슬그머니 후회가 된다.
에구.....못만나면 그냥 혼자서 걷다가 돌아가지 뭐.
혼자서의 산행도 무섭지 않아.
나 자신에게 체면을 걸면서 언덕길을 오르니
저 아래 정다운 친구들의모습.
반가운 마음에 걸음을 빨리 하다가 쭈르륵~~~
미끌어져도 하나도 아프지 않고 웃음만 나왔다.
이렇게 만나면 반갑고 즐거운 것이 바로 친구들이겠지?
새로 카페지기가 된 동신 친구.
산행대장을 맡은 흥곤친구.
멀리서 올라와 같이해 준 흥호, 성애. 종수. 정희친구.
혼자서 오래동안 나를 기다려 준 남일 친구.
식당에서 친구들 점심을 위해 기다려 준 은영친구.
그리고 바쁜 일 모두 미루고 시간을 같이 한 친구들아.
모두모두 만나서 반갑고 고마웠다.
새해에도 우리의 우정과 건강을 위해 건배~!
이 언덕을 넘어서니....
5형제같은 5봉.
도선사 석굴암을 향하여.
친구가 찍어준 내 사진.
하산길에 눈에 들어온 김소월의 시 바람과 봄.
마치 나에게 주는 선물같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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