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눈발이 희끗 날려 가슴 설레였던 관악산 등산.

푸른비3 2014. 1. 13. 22:45

2014.1.12. 일.

시계탑->칼바위 능선->접시바위

                 ->제2광장->제1광장->시계탑

 

엊그제 더위에 헉헉대며 관악산을 올랐던 것 같은데

어느새 해가 바뀌어 갑오년 1월이다.

시간의 체감 속도는 나이에 비례한다고 하였으니

앞으로는 더욱 빠른 느낌으로 계절이 바뀌어 갈 것 같다.

 

서울대 시계탑앞 모임장소에 이르니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였다.

관악산 초입의 안내도가 사진에서 그림으로 바뀌어 더욱 쉽게 다가온다.

산의 능선을 따라 하얀 바위들이 줄을 이어 달리고 산아래 동네는

오밀조밀 마을과 연분홍 벚꽃이 어우러져 더욱 정겹게 느껴진다.

 

관악도서관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오르니 제법 눈발이 굵어졌다.

앞서 가는 친구를 불려 오늘 우리 나이를 잊고 지금의 모습은 생각하지 말고,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인공들이라 생각하며 산길을 오르자고 제안하였다.

눈발이 날리니 괜스레 설레이는 마음은 나이를 먹어도 여전한 가 보다.

 

발밑에 깔린 솔잎의 촉감이 폭신하게 전해져 온다.

헐벚은 나무에 하얀 눈꽃이 핀 모습을 상상하며 걸으니 마음이 환해진다.

이왕 내리는 눈이 펑펑 내리기를 바랬는데 곧 하늘이 맑아왔다.

인적이 드문 길을 택하여 걸으니 호젓하여 이런 길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비탈 숨은 길을 올라서니 칼바위능선이다.

비쭉비쭉 솟은 바위가 연이어 이어지는 곳이라 우회로를 택하여 걷는다.

위험한 길앞에 서면 이제는 모험보다는 안전을 선택하는 나이가 되었다.

아슬아슬하게 능선을 넘어오는 사람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본다.

 

갈림길에 서서 기다리는 남일이 친구가 점심 장소로 인도한다.

바람이 심한 능선에 이런 아늑한 곳도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햇빛이 포근하게 내리쬐는 넙적하고 편편한 바위가 숨어 있다.

길목에서 피하여 있으니 아는 사람만 찾을 수 곳이겠다.

 

나는 요리하는 것이 귀찮아서 김치만 하나 달랑 챙겨왔는데

호국이와 기수는 버너와 코펠을 꺼내 찌개 준비를 하고 있다.

요리를 하면 잡념이 없어져서 좋다고 말하는 기수의 아내는 퍽 편하겠다.

오늘의 도시락도 직접 싸서 가지고 온다고 하니 정말 부럽다.

 

점심식사후 커피타임.

나는 햇빛이 따끈히 비추는 화강암에 등을 기대고 앉으니

문득 배낭속에 넣고 다니는 시집이 생각난다.

틈틈히 산에서 읽으리라는 생각으로 넣어두었는데

오늘에야 그 시집이 생각나 들고 앉으니 문학소녀 등장했다고 놀린다.

이제는 친구의 놀림도 편안하게 여겨지는 나이가 되었다.

 

낙엽이 가득 쌓여 산길도 덮힌 하산길을 따라 내려오다

나뭇잎에 미끌어 넘어지기도 하였지만 바스락거리는 낙엽소리가 좋다.

오늘도 친구들이 있어서 함께 걷고 많이 웃을 수 있는 날이었다.

친구들아 한주일동안 건강 잘 챙기고 다음에 또 만나자.

 

그림으로 그려진 안내도.

 

사진보다 훨씬 눈에 도렷하게 들어온다.

.

관악 도서관옆길로.

 

시간이 있는날 이곳 도서관에도 가 보고 싶다.

 

이곳에서 인원 점검.

 

호젓한 숲길.

 

희끗희긋 눈발이 내려.

 

 

 

 

 

후미팀을 기다리며 체력자랑도.

 

칼바위방향으로.

 

기다렸던 후미팀이 먼저와서 커피타임을 갖고 있다

 

 

 

 

 

칼바위 능선에서.

 

이제는 안전제일이라 우회로로.

 

마음만으로 걸어본 칼바위 능선.

 

 

건너편의 연주대.

 

눈이 살짝 내려 더욱 위험해 보인다.

 

아슬한 마음으로 지켜보며.

 

 

산길에서 벗어난 곳에 이런 편편한 자리가 있다.

 

먼저 온 친구들이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요리가 즐겁다는 호국이와 기수.

 

사고가 났는지 헬리곱터가 빙빙 날고 있는 연주대.

 

무엇해?

 

햇살이 포근하게  비춰주는 바위에 기대어서.

 

하산길의 안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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