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가을 문턱의 관악산

푸른비3 2013. 10. 14. 00:37

2013.10.13. 일.

어느새 가을 깊숙히 들어온 느낌이 든다.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 관악산의 모습을 보고 싶어 꼬리를 달았다.

사실 오늘 저녁에 제사를 모셔야하기에 산행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며칠전 비가 내린 후 부쩍 바람이 소슬해졌고

이러다가 가을 단풍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떠나 보낼 것 같은

조바심이 생겨 토요일 제사장을 봐놓고 무리를 해서 산에 올랐다.

 

사당역 6번 출구에 도착한 시간이 9시 48분.

주변을 한바퀴 둘려 보아도 아는 얼굴이 없어 기다렸다.

매일 시간에 쫒겨 허둥대던 내가 모처럼 일찍 도착한 셈이다.

10시가 넘어 다시 출구로 갔더니 모두들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지난 번 친구와 관악산 산행후 하산한 그 곳으로 입산을 하였다.

산허리 아래는 몇주 전이나 지금이나 별 차이를 늘낄수 없었다.

그러나 위로 오를수록 잎새들이 갈색으로 변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름에는 소름끼치도록 싱싱하였던 잎들이 물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붉은 열매를 조랑조랑 달고 있는 나무들도 있었고,

노란 꼬들빼기와 보랏빛 쑥부쟁이가 투명한 가을 햇살을 받으며 피어있어,

기대를 하고 왔던 하얀 구절초를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오래만에 연주대를 오르고 싶었는데 마당바위를 지나

헬기장 근처에서 점심을 먹고는 그냥 그대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나이를 속일 수 없는 건가? ...이제 점점 다리 아픈 친구들이 많아졌다.

좀더 쉬고 가자는 친구들을 부추겨서 낙성대로 하산하기로 하였다.

 

늦어도 5시까지는 집에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중에 친구들과 헤어져 걸음을 빨리 하여 내려오는데

왜 그리 끝이 안보이는지.....

처음으로 발길이 닿은 낙성대는 큰바위가 있는 곳이 아니고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올 수 있는 공원지역이었다.

 

내가 도중에 길을 잘 못 들었던가? 곧바로 낙성대역이 산아래에

있으리라고 생각하였는데 걸어서 15분 정도 내려가야만 했다.

다행히 5시 조금 지나 집도착.

얼른 샤워를 하고 전을 굽고 나물을 무치고....

내가 원해서 간 산행이었으니 피곤한 것도 다 잊을 수가 있었다.

 

앞으로 몇번 더 가을산행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가을산행을 즐기고 싶다.

오늘도 같이한 친구들이 있었기에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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