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3.일. 맑음.
갑자기 몰아친 한파로 엊그제 살짝 내린 눈이 탱탱 얼어 붙었다.
아라를 깨워 새벽미사가는길이 미끄러워 고양이 걸음으로 걸었다.
"엄마 ,이리 추워도 산에 갈거야?"
"응, 약속했으니 가야지.
그리고 추워서 못간다, 더워서 못간다....하고 핑계를 대면
일년에 산에 갈 수 있는 날이 몇번 없을꺼야.
추워도 걸으면 곧 열이 나니 걱정하지마."
큰소리치고 집을 나섰지만 정말 얼굴이 시릴 정도로 춥다.
10분늦게 시계탑에서 기다리던 일행을 만나 곧 산행 시장.
오늘 산행대장은 남일이 친구다.
남자 4명 여자 2명 합하여 6명 오붓한 산행이다.
걸음이 느린 나를 위해 남일이 친구 앞서 가지도 못하고
뒤에서 이것 저것 챙겨주니 정말 배려심이 많은 멋진 친구다.
이렇게 추운날도 등산객의 발길은 계속 이어진다.
하긴 30분정도 걸으니 온몸이 후끈하여 겉옷을 벗어야만 했다.
일행은 앞서가고 남일이와 둘이서 희긋희끗 눈길을 걷는다.
남일이는 손바닥처럼 관악산을 잘 알고 있으니
발길이 없는 비탈길을 걸어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양지바른 곳에 도착하여 점심상을 차린 일행과 만남.
마치 우리를 기다리기라도 한 듯 아담한 돌식탁이 준비되어있다.
간단하게 라면으로 점심 해결하고 나니 양지쪽이라 하여도
겨울의 칼바람은 손이 시려워 곧바로 하산 준비.
오를적보다 내려갈적의 길이 항상 더 위험하다.
이제 점점 다리도 안좋고 무릎도 아프니 아껴야 한다.
관악산은 거의 바위로 된 암산이다.
그위에 흙이 쌓이고 오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자란 것 같다.
듬성듬성 쌓인 눈위에 쭈삣쭈빗 자란 나무들은
마치 하얀 호랑이의 등에 난 털같다는 생각이 든다.
공기는 차갑지만 눈이 시리게 파란 하늘이다.
오늘 같이 추운날 공기의 밀도가 높아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할 수 있으니
건강에는 더 좋을거라는 산악 전문가 남일이의 설명.
ㅎㅎ 산소가 좋기는 좋지?
오래만에 친구들과 같이 뒤풀이가려고 했는데
마침 지방의 친구가 병문안차 서울에 왔다고 연락.
그럼 시청으로 오너라 .
같이 서울 도서관 구경도 할겸 그곳에서 만나자.
친구들과 작별하고 나 혼자 전철역으로.
오늘 같이 한 친구들아.
만나서 반가웠다. 건강하여라.
묵묵히 앞서가는 남일친구.
음지에는 하얀 눈이 가득.
멀리 관악산 정상이 보인다.
공기는 차갑지만 맑은 하늘이 눈부시다.
하얀눈을 덮고있는 산이 마치 백호가 엎드린 듯 한 모습이다.
겨울이면 더욱 멋진 소나무들.
앞서가는 발길 멈추어 자상하게 챙겨주는 남일이 친구는 매너가 일등이다.
드디어 도착한 양지바른 곳.
이곳에서 점심.
라면을 긇이는 호국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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