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슬밋 슬밋 가을이 내려오는 관악산

푸른비3 2012. 9. 27. 06:51

2012.9.23.일 맑음.

산행 전날 멀리 고창 선운사 꽃무릇 구경 여행을 다녀왔기에

이틀이나  집을 비우기가 수능을 앞둔 아라에게 미안스러워

오늘은 집에 아라와 같이 있으면서 말벗도 되어 주고

먹을 것도 챙겨주겠다고 약속하였는데.....

 

하늘을 올려다 보니 슬며시 발병하는 나의 고질병을 막을 수 없었다.

역마살.

이렇게 햇살이 눈부시고 하늘이 푸른 날 어떻게 집안에 있으란 말이냐?

아마도 종일 창밖을 내다보며,

아....참 좋다. 구름은 어디로 월훨 자유롭게 흘러가는지....

하늘은 어쩜 저리도 높은지?.....

햇살은 어쩜 이다지도 따사롭고 영롱한지?.....

두고두고 후회를 할 것 같아

어서 컴에 들어가 꼬리를 달고 난희에게 전화를 하였다.

 

아직 밥도 준비하지 않앗는데 벌써 시계는 8시 40분을 지나고 있다.

아라야, 미안해. 엄마 그냥 후딱 산에만 다녀 올께.

가능한 빨리 와서 우리 아라와 시간 보낼께......

엘리베이터 좀 붙잡아줘. 등산화도 좀 챙겨주고....

 

부랴부랴 준비해 달려가니 10분 사당역에 도착하였다.

꼬리는 서너명 달았는데 9명의 친구들이 모였다.

모두들 나처럼 이 눈부신 햇살에 견뎌내지 못하고 나왔나 보다.

 

산행대장이 오늘은 조금 빡센 산행을 각오하라고 였지만,

설마....하였더니 이건 정말 강행군이다.

관악산을 서너번 올랐지만 이렇게 바위능선을 타고 오르기는 처음이다.

 

오금이 저려 무릎이 펴지지 않았지만 스릴이 있어 재미가 있다.

흙먼지가 나지 않으니 깨끗해서 좋고....

그래도 이제 내 나이에는 바위 산행은 무리가 아닐까?.....

은근히 겁도 나지만 든든한 친구들이 있으니 안심이다.

 

가을햇살은 투명하게 잎에 반사되어 부서진다.

길섶의 보라, 노랑, 하양, 분홍빛 들꽃들도 햇살을 즐긴다.

연무가 없어 멀리 김포들녁과 인천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우뚝 솟은 관악산을 중심으로 오밀조밀 펼쳐진 인간 세상이 성냥갑같다.

 

걸음이 느리면서도 한고비 돌아설 적마다 발길을 멈추고 조망을 즐기니

자꾸만 일행에서 처지게 되어 그들을 놓칠까 부지런히 뛴다.

위험한 곳마다 앞서가는 친구들이 기다려 주어 손으로 잡아주고

발로  버팀목이 되어 주니 산행이 한결 수월하다.

 

햇살이 뜨겁지만 그늘만 들어서면 청랑한 느낌이 드는 바람.

코끝에 스미는 향긋한 솔냄새, 흙냄새.바람냄새.

아....정말 좋다.

곁에서 손잡아 주는 친구의 시큼한 땀냄새까지 좋게만 느껴진다.ㅎㅎ

 

혼잡하고 시끄럽기만 하였던 서울도 이제 점점 좋아지게 된 까닭은

이렇게 주변에 웅장한 산과 넉넉한 한강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따듯하고 여유로운 마음을 가진 내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입산 코스.

 

관음사 일주문을 지나....

 

일주문 뒤에서 본 모습.

 

장비를 준비하고 산행채비를 하는 곳에서 눈에 들어온 노란 애기똥풀.

 

길목을 지키고 있는 장승.

 

오늘의 산행코스는 연주대방향.

 

초입부터 가파른 암벽타기다.

 

암벽타기를 즈기는 친구들.

 

시야가 환하다.

 

오밀조밀 성냥갑같은 서울.

 

 

물만난 고기같은 용성이에게 내 지팡이를 맡기고....

 

구름 저 아래가 어디냐?

 

펄럭이는 국기앞에서.

 

행복해하는 내 친구들.'

 

 

저멀리 인천바다도 보일듯 하다.

 

서울을 감싸고 도는 한강.

 

63빌딩도 보이고 용산의 고층빌딩도 보이고....

 

무엇보다도 젖줄같은 한강이 있어 아름다운 서울.

 

세계 어느 도시가 이렇게 풍부한 수량을 가진 강줄기가 흐르는 도시가 있으랴.

 

한강이 있어 너무나 아름다운 서울.

 

오른편 저 멀리 우리동네도 보인다.

 

근처에 공항이 가까운지 비행기가 자주 보인다.

 

소나무 그늘아래에서의 간식시간.

 

민화의 닭발요리...나도 오늘 처음 먹어보았다.

 

눈에 들어오는 산봉우리마다 하얀 바위꽃.

 

그 바위꽃위에 잠자리같은 인간들.

 

며느리밥풀꽃인가?

 

커다란 똥덩어리같은 바이.

 

앞에서 보니 목탁처럼 보인다.ㅎㅎ

 

이건?

 

바위만 보면 다람쥐처럼 오르는 용성이.

 

오르고 싶은 본능을 대장도 멈출 수 없다.

 

어맛~! 무서워라....

 

마당바위.

 

또다시 바라보아도 좋다.

 

 

다정한 커풀처럼.

 

드디어 점심식사.

 

도시락도 없이 오늘은 빈대.

 

푸짐하여 먹고도 남는다.

 

 

좀 쉬는가 하였는데....또다시 오르는 산길.

 

이런 배경앞에서 한 컷 사진을 안 찍을 수 있나?

 

맑은 햇살아래 서있는 친구들.

 

민화도 암벽은 무서운가 보다.

 

 

연주대를 배경으로.

 

봉우리마다 인간들이....

 

그늘에 앉아 쉬고 있는 산꾼들.

 

이런 바위타기의 연속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연주대를 바라보기만 하고 다른 코스로 하산.

 

순이야, 어서 와    하고 ....앞서가는 용성이.

 

보고 또 보아도 아름답다.

 

 

 

하산길에 갑자기 버섯채취에 몰두하는 산행대장.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고....

 

앞 서 간 친구. 호국이가 손짓하네.

 

그림같은 바위들.

 

 

 

 

 

 

 

 

먼저 하산하는 길에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

 

대장과 민화가 버섯채ㅇ취에 재미를 느낀 모양이다.

잎들도 이제 가을 채비를 하고 있다.

다음 산행때는 훨씬 짙은 빛깔로 옷을 갈아 입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