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3.11.일 맑음.
어제 토요일 한강변 산책을 나갔더니 하얀 냉이꽃이며
별꽃이 피었고 쑥도 살그머니 덤불을 헤치고 나와
이제 봄이 왔구나....하였는데 다시 엄습한 꽃샘추위.
영하로 내려간다는 일기예보를 들었지만 이렇게 까지
추울것이란 생각은 못하고 속바지도 껴입지 못하고 갔더니
어찌나 추운지 엉덩이와 다리가 얼어버린 듯 감각이 없었다.
이제는 눈에 익은 구기터널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였는데
대장님을 비롯한 몇명 회원이 가입한 암벽타기 산악회의
시산제가 열린다고 하여 그곳에 잠시 참석하고 가기로 하였다.
지난 주 우리가 시산제를 하는 날은 아주 포근한 날이었는데,
오늘따라 왜 그리 바람이 심한지 눈을 뜨고 서있기도 힘들었다.
다행히 준비해 간 비닐 천막으로 집을 지으니 한결 나았다.
비닐 천막안에서 시산제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면서
우리들은 마치 옛날 시골 마을의 잔치집에 미리 와서 진을 치고
잔치음식을 기다리는 거지들 같다고 하면서 웃었다.
바람은 차가웠지만 마치 파란 도회자를 펼쳐 놓은 듯한 하늘은
어찌나 맑고 투명한지 나무가지들 사이로 흐르는
하얀 구름들이 모였다 흩어지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바람이 심하여 능선을 타는 것은 포기하고 산의 허리속을
헤치며 오솔길을 따라서 걸으니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이
쌓인 길은 마치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폭신폭신하여
암벽등산이 무서운 나에게 딱 알맞은 둘레길이었다.
조금전 잔치마당에서 술이며 떡이며 실컷 먹어 아직
배가 부른데 바람을 막아주는 오목한 틈을 발견하고는
다시 점심상을 차리니 또 왕성한 식욕으로 둑딱 해치웠다.
경옥이가 가져온 빛깔 고운 쥬스같은 포도주와
원도가 가져온 마시니 속이 찌릿한 매실주에
기숙이가 만들어 온 샌드위치에....
하나도 사양하고 다 먹었으니....도대체 살을 빼려 온 거야?
조팝나무 군락지에 삐리릿~!하는 새들의 소리가 요란하다.
그래. 새들이 짝을 찾는 걸 보니 분명 봄은 봄이구나.
이제 한달 후면 진달래가 울긋불긋 산등성이를 물들이겠지?
소금을 뿌려 놓은 듯 조팝나무꽃이 하얗게 필 무렵
달콤한 꽃내음새 맡으러 다시 올라오고 싶은 곳이었다.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파란하늘의 하얀 구름.
잔뜩 부풀어 오늘 나무가지.
흐르는 구름아래의 하얀 바위들.
들어도 돌아서면 잊어버리고....이게 족두리봉이라고 했던가?
바람을 피하여 인적이 없는 비탈길을 만들어가면서....
이게 바로 배둘레길이야.ㅎㅎㅎ....
바람이 막힌 오목한 이곳에 자리를 잡자.
칠레에서 귀국한 흥복이가 물한바가지를 먹고나서....
어라....저게 뭐야....산신령님이?....
히힛~! 나도 물맛 좀 보자.
민욱이는 물을 마시는 건가 쏟는거야?
고무자루처럼 늘어만 가는 배라 먹어도 또 먹고....
어라....바위에 개미같은 사람들이 올망졸망....
좀 당겨 보았더니....
나도 저 바위에 오르고 싶어~~~
기숙이도....
ㅎㅎ나도...하고 우러러 몰려오는 친구들...
햇볕 잘 드는 곳에 자리잡은 각황사.
각황사앞에서
우리 모두 단체사진 찍자.
햇살 잘 들어오는 이곳에서도 한장.
새들이 날아와서 먹으라고 모이를 놓아 두었는데....
저 뒤에 솟아 오른 것이 향로봉.
덕수야, 우리도 같이 찍자.]
이것은 무슨봉?
잠깐...너네들만 찍냐?
우리도 찍어야지....
오늘 처음 참석한 기인이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향로봉이다.
자꾸만 뒤로 빼는 친구들도 같이 찍어야지...
향로봉 옆구리로 향하여.
자꾸만 눈이 가는 향로봉 정말 멋진 봉우리다.
탕춘대성.
스레기를 짊어진 새로 가입한 친구. 호국?
칠레가기전 한국의 산을 눈속에 많이 담아가야지....
산행이 잛으니 다시 원지점으로 향하여....
멀리 우둑 솟은 빌딩의 숲.
또 한잔 마시자.
경옥아, 우리는 과자나 먹자.
내가 겉기에 알맞은 편편한 둘레길.
불광동으로.
탕춘대근처의 돌문.
유노와 남일.
안내판.
흥복아, 칠레에 가면 나 생각도 해라.
남는 건 사진뿐이야.
또 한번 더 박아라.
조팝나무군락지.
하얀 조팝나무꽃이 피는 5월이면 꼭 이곳에 데려다 줘.
매마른 나무가지위에 앉아 짝을 부르는 새-무슨새지?
편편한 바위길을 걸어가는 친구들의 뒷모습.
며칠후면 개나리가 만발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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