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오묘한 자연의 형상-북한산 여성봉

푸른비3 2012. 4. 4. 16:27

2012.4.1.일. 맑음.

 

박목월은  <4월의 시>라는 시에서

4월을 빛나는 꿈의 계절,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이라고 노래했다.

예년같으면 4월이면 봄꽃들이 다투어 피는 시기였는데

올해는 윤달이 들어서인지 봄이 참 더디게 오는 것같다.

고향 마산에는 하마 목련이 피었겠지....

 

일년중 가장 아름다운 4월과 5월은 자연을 깊이 즐기고 싶어,

일요일 낮시간 종로 3가에서 친구들 모임이 있었지만 산으로 달려왔다.

이번 산행지는 의정부에서 버스를 타고 송추 유원지에서 입산하기로 했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다른때보다 일찍 집을 나섰지만,도봉산역에서

1호선 환승하니 어느새 9시 반 . 혜자는 벌써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단다.

 

의정부라는 지명은 어쩐지 군사 시설이 있는 지역이라는 느낌이 드는 반면,

송추 계곡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울것 같은 낭만적인 지명이다.

다른 친구들은 아직 도착하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양지바른  언덕에서 쑥이라도 깨고 있으려고 하였지만 눈을 딱고 보아도 쑥은 없다.

 

산어귀 분홍빛 연산홍이 활짝 핀 주막에서 따끈한 차를 내주시면서

쉬었다 가라고 하여 염치불구하고 나무화로가 에 앉아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드디어 친구들과 합류하여 밋밋한 산길을 오르니 오늘 산행은 참 순할 것 같았다.

그러나 어느 산인들 만만하게 품을 열어주지 않는 모양이다.

 

그지없이 순하고 부드러울것 같았는데 어느 지점에서는 가파른 암벽이 가로막아

친구들의 도움이 없이는 무거운 내 몸은 오를 수가 없었다.

앞서가는 친구에게 왜 여성봉이라고 하느냐?...물었더니

직접가서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정말....눈앞에 펼쳐진 오묘한 자연이 만든 작품.

어쩌면 여자의 은밀한 부분을 그렇게 닮았을까?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고....

여자 쉰이 넘으면 부끄러운게 없다고 하더니,

정말 이제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은밀한 부분을 밟고 올라갓다.

전에는 잡풀과 솔가지가 무성하여 더욱 여성의 그곳을 닮았다고 한다.ㅎㅎ

 

자운봉에서 만나기로 한 세덕이는 우리가 오봉 가까이 가도 만날 수가없었다.

기온이 오르니 겨우내 얼었던 당이 녹아 질척거려 우회로를 탔더니,

그 사이 세덕이와 길어 엇가린 모양이다.

씩씩거릴 세덕이를 생각하니 배고파도 밥먹자는 소리도 못하고....

 

난희가 준비해온 여러가지 나물과 참기름,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 놓으니

어찌나 꿀맛인지 나는 두그릇이나 비웠다.

이러니 도대체 언제 살을 뺄 수 있겠나?....ㅎㅎ

살 빼는 것은 나중의 일이고 우선은 맛있는 것 참을 수 없으니....

 

세덕이를 만나 가장 빠른길로 하산을 하였는데 아직 4킬로나 남았다.

이 길을 세덕이는 혼자서 걸어 올라왔으니 얼마나 심심하였을꼬?

아직 봄꽃은 볼 수 없어도 가지끝은 봄빛이 아련히 맺혀 있는 것 같앗다.

콸콸 흐르는 계곡물도 짝을 찾아 노래부르는 새소리에도 봄이 느껴졌다.

 

이제 한 보름만 지나면 진달래가 온통 산허리를 물들이겠지?

봄은 오지 않을 듯 더디게 오지만 한번 소식을 전하기만 하면

일시에 한꺼번에 봇물처럼 미려와 다투어 꽃이 피겠지?

그 이쁜 빛깔을 아껴 두었다가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면 좋을텐데.....

ㅎㅎ그러나 내 뜻대로 마시고 자연의 뜻대로 하소서.

 

 

 산머리 어느 식당의 마당에 핀 분홍빛 연산홍.

 

 혜자의 옷빛깔과 잘 어울린다.

 

 이곳에도 봄꽃이.....

 

 친구들을 기다리며 혜자와 정담을.

 

 오봉의 모습이다.

 

 아직 봄은 멀기만 한가?

 

 안내도.

 

 산빛은 어느새 연한 연두빛 봄빛이다.

 

 혜자표. 오징어, 고막. 영숙이표 포도.

 

 곧 여성봉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멀리 하얀 봉우리들.

 

 혜자와 용성이.

 

 이곳에서는 친구의 도움이 없이는 오르기 어려웠다.

 

 영숙이.

 

 용성이.

 

 난희.

 

 혜자를 끌어올려주는 재황.

 

 혜자. 용성, 재황-모두 멋진 산악인이다.

 

 저게 5봉중의 1봉.

 

 난희, 재황, 혜자.

 

 저게 여성봉이야.

 

 출입금지구나.

 

 정말 은밀한 부분과 닮앗다.

 

 친구들은 한명식 부그러움도 없이 그길을 밟고 올라온다.

 

 ㅎㅎ난희야 살살 밟아라.

 

 대장님은 차마 가운데로 못 걸어가고....

 

 용성이는 산노루처럼 가볍게 오르고.

 

 우와...저 뒤의 봉우리들이 5봉이구나.

 

 위에서 보아도....

 

 아래에서 올려다 보아도....

 

 모두 기념사진 한장.

 

 다시 한번 더.

 

 용성아, 나도 저기 올라가고 싶어.

  

 뒤돌아 보니 펼쳐진 웅장한 산의 자태.

 

 막상 가가이 다가서니 자신이 없어.

 

 용성아, 난 못 오르겠다. 저 멀리 재황이 사진이나 찍을란다.

 

 이리와서 나처럼 해봐.

 

 못해. 무서워....

 

 대신 기념사진이나 한장 찍고.

 

 자운봉쪽으로....

 

 

 

 부드러운 산의 능선에 마음 빼앗기고....

 

 그림보다 더 아름답다.

 

 저 부드러운 물결처럼 아래로 흐르는 곡선 좀 봐.

 

 인수봉의 늠름한 자태도....

이런 조망을 보기 위해 힘든 산을 오른 것 아니겟어?

 

 다정하게 사진 찍었지만

한달이 넘도록 전화도 한통 안하는 용성이는 서울 각쟁이다.

 

 

 

 이쯤에서 세덕이를 만나야 하는데....

 

 배고파서 안되겟다.

난희표 비빔밥 참을 수 없어....

 

 이렇게 두 양푼이나 쓱삭 해치웠다.

 

 씩씩거리는 세덕이와 미안해하는 재황.

 

 야, 도대체....내가 얼마나 힘들게 여성봉까지 갓는데....

 

 자운봉으로 가기로 하였지만 곧바로 도봉산역으로 하산.

 

 

 

 

 

 

 비오는 날 여기서 비피하면 좋겠다.-거북샘.

 

 

 세덕이 합석 기념 사진 한장.

 

 아직 겨울의 끝머리같은 골짜기.

 

 

 

 

 

 

 계곡아래는 어느덧 봄빛이 .

 

산수유도 곷망울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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