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1.20.일 맑음.
11월.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세상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맑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요즘 내가 즐거 암송하는 이외수의 詩다.
이외수가 소설가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멋진 시가 있는 줄은 지난해 가을에야 알았고,
지난 해 가을 이 시를 암송하였다.
올해도 어김없이 11월은 우리곁에 다가왔고,
이제 가을도 뒷자락 이끌며 우리곁에서 멀어져 간다.
나무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비우면서
가장 화려한 색깔로 생을 정리하고 떠나간다.
가을 숲에서 항상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가을 숲의 나무들은 언제나 내 스승이다.
나도 지금부터라도 조금씩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할텐데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이쁜 것, 좋은 것이 보이면 그걸 못가져서 안타까워하고
욕망을 품게 된다.
내 삶도 제 삶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겨울을 채비하는 나무처럼 살아야 할텐데.....
오늘도 자연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운다.
에덴의 동산이라는 숨겨진 비경을 찾아 힘든 코스를
데려다 준 친구들에게 감사하며
비스듬히 드러누운 바위위에 나도 드러누워
끝없이 파아란 하늘을 바라보니 알 수 없는 서글픈 마음.
하산길의 짧은 가을햇빛이 머문 산길도
왜그리 쓸쓸해 보이는지....
저물녁 창가에 홀로 서 있을 적에만 외로운 것이 아니고,
이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여러 친구들과 함께 있음에도
이런 쓸쓸함은 벗어 날 수 없는 것 보니,
원래 인간은 외롭고 슬픈 존재인가 보다..
도봉산 초입의 커다란 표지석.
어느새 잎들을 다 떨군 계곡.
안전 산행을 다짐하며.
저 홀로 불타는 단풍 한그루.
가을 햇살 머무는 곳에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선인봉아래를 걸어가는 친구들.
눈앞에 우둔 선 선인봉.
산행 오중의 천축사.
안내판.
멀고 가가운 산의 자태.
아스라히 내려다 보이는 도심.
맛있는 점심 식사.
어느새 이렇게 고드름이.
에덴 동산 오르는 길에 바라본 암봉들.
처음 보는 비경에 가슴 설레이고.
자욱한 매연속의 인간 세상.
이 너럭바위가 에덴의 동산이라나?
하산길의 이친구는 모든 쓰레기를 챙겨 배낭에 매달고 내려갔다.
하산길에 들린 천축사 석불들.
선인봉을 뒤로 한 천축사.
오를적과 달리 하산길은 왜 그리 쓸쓸한지....
불타는 단풍도 황혼녁에는 그저 슬쓸하다.
하산길의 김수영 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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