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삼각산(독바위로 올라간)

푸른비3 2011. 7. 11. 08:49

2011.7.10.일

 

다음주 월요일 아라의 기말고사 마지막날이어서

매일 휴일이면 집을 나서기가 미안스러워 좀 망설여졌다.

 

계속된 장마로 벌써 몇주나 산에 못 올랐는데 모처럼 하늘이

환한데 그냥 집에 있을수가 있나?....

 

아라야. 공부는 스스로 하는거야.

엄마가 없어도 잘 할 수 있지?....

말은 그렇게 해도 미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곁에 있으면 간식도 챙겨주고 격려도 해 줄텐데....

난 아무래도 철이 없고 자격없고 이기적인 엄마다.

 

6호선 독바위역.

처음 들어보는 지명이 유난히 호기심이 간다.

독바위? 독짓는 노인? 커다란 오지 항아리?

2호선 합정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

집에서 1시간 남짓 걸리는 곳이었다.

 

역을 나서니 눈앞에 바라보이는 커다란 바위얼굴.

우수개소리로 전직 대통령 머리란다.ㅎㅎ

남부지방에는 장마비가 억수로 퍼붓었다는데

이곳은 그곳의 습한 더위가 영향을 미치는지

바람한점 없고 너무나 습하다.

 

이번에 큰마음먹거 새로 산 연두빛 바지가 마음에 걸린다.

조금 작은듯하여 한 칫수 큰것 입으려고 하였더니

곧 늘어나면 보기 흉하니 지금 그 칫수가 맞다고 해서 입었는데

불어난 몸부피에 더욱 더 더위를 느끼는 것 같다.

허벅지에 꼭 끼이니 곧 터질것만 같아 숨도 쉴기 어려웠다.ㅎㅎ

 

이번에 새로 바지 입어보고 정말 나자신이 한심했다.

전에 입었던 칫수보다 한칫수 높게 입었는데도 이렇게 숨막히다니....

도대체 무엇을 먹고 이렇게 살이 찌는거야?....

먹는것도 없고 부실하기만 한데....

 

이렇게 타이트한 옷을 입으면 아무래도 먹는 것 신경쓸것 같아

그냥 입고 나왔는데 칫수도 칫수지만 형광빛 연두빛이

너무 현란한 것 같아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친구들이 환하여 좋다고 하였지만 선의의 거짓말 같다.

 

습도가 높으니 지친는 것 같다.

모두 향로봉 능선을 타고나니 그냥 숲에서 넋놓고 놀고 싶은 가보다.

눈으로 보이는 사모바위. 저곳은 우리가 갓다고 치고

그냥 여기서 점심먹자~~~좋지~~~~

 

조금전 먹는 것 줄여야겟다고 생각하였던 것은 어디로 가고

치형이가 썰어주는 우럭맛에 젓가락질이 바빠졌다.

산에서 먹는 싱싱한 자연산 회의 맛이란.....

마산바닷가에서 먹던 생선회맛에 비하면 서해나 서울에서 먹는 생선회는

너무 물컹하여 먹고 싶지 않았는데 치형이가 잡아온 우럭맛은

그야말로 꼬들꼬들한 자연산 맛을 즐기게 해준다.

 

일상의 행복속에 먹는 행복이 얼마나 큰가?

하얀 가제에 채곡채곡 재여온 생선,도마에 생선회칼 ...

생선을 다루는 솜씨가 일류 요리사다.

치형아. 고마워. 이렇게 산에서 싱싱한 생선을 먹으니 행복해.

 

쑥갓,미나리에 상치등 덧밥을 먹을 나물들을 잔뜩 준비해와서

너희들은 먹으니 행복하지만,

나는 어제부터 친구들 먹을 것 준비하는 것이 행복하였어.....

이렇게 말하는 착하고 이쁜 난희 총무.

 

점심을 먹고나니 그늘에서 한숨자고 싶어진다.

후식으로 아이스커피까지 한잔 마시고 나니 부러울게 없다.

자리를 옮겨 가보았더니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건너편의 하얗게 빛나는 백운대의 웅장한 자태.

다투어 일어서는 듯한 연보랏빛 암석들의 행렬.

아, 이런 광경을 즐기려고 우리가 힘들여 올라왔구나.

그동안 흘린 땀들이 일순간에 다 보상받은 듯한 기분이다.

 

조금 일찍 하산하여 계곡에서 물놀이하기로 합의를 보고

내려오는데 가까이 들리는 물소리만 들어도 벌써 시원하다.

더위를 피해 몰려온 인파로 쉴곳이 마땅치 않아 한참을 찾아야했다.

비스듬히 흐르는 바위아래 발을 담그니 뼛속까지 시원했다.

 

바쁜속에서도 카페지기의 봉사 자리 굳건히 지키는 혜자.

언제나 든든한 산행대장 재황.

서로서로 챙겨주고 아껴주는 친구들....호일.국성. 순자.옥순, 다람이....

이런 친구들이 있으니 일요일이면 또 산을 찾게된다.

 

 

초입에서 바라본 북한산.

 

앞서가는 친구들.

 

스트레칭.

 

오늘은 어디로?

 

향로봉을 지나 사모바위까지 가기로....

 

간식으로 먹은 체리.

 

습한 공기로 비오듯 흐르는 땀.

 

내려다보이는 아파트가 장난감같다.

 

암벽오르기.

 

이친구 이름을 잊었네....미안.

 

새로 장만한 릿지화덕분에 오늘은 내가 먼저 바위에 올랐다.

 

치즈~1해봐.

 

대장님은 오늘 옥순이 담당. 아이구 힘들어....ㅎ

 

먼저 올라간 혜자. 다람.

 

대장님 머리수건 멋있어요....했더니....나중에 물놀이 할적 나보고 던져주었다.-고마워요.

 

내 지팡이 들어준 치형이.

 

음식 준비하느랴 힘들었을텐데....행복하엿다고 말한 난희.

 

혼탁한 인간세상을 굽어보고.

 

한송이 목련같은 비봉.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는 등산객들.

 

한국의ㅣ 그랜드캐년같다.

 

맛있는 호박전과 빈대떡.

 

난희가 준비해온 우무가사리 콩국.

 

소나무와 암벽사이로.

 

또다시 전진.

 

저 바위까지.

 

편안히 오수를 즐기는 한쌍이 무척 부럽다.

 

 

 

 

 

 

드디어 점심시간.

 

칼질하기 바쁘게 우리입속으로 들어오는 생선회.

 

와. 정말 꿀맛이다.

 

이제 좀 남겨서 회덧밥만들어야지....

 

그래도 한점만 더 먹고.

 

아직도 많으니 걱정말고 더 먹어 자상한 한석봉 엄마같은 치형이.

 

난희표 회덧밥.

 

점심을 먹고 볼일 보려 길을 나섰다가....

 

옴마나....저게 무어야?....

 

어깨를 겨누고 일어서는듯한 바위능선들에게 온통 마음 빼앗기고 망연자실 바라보았다.

 

 

 

정말 금수강산이다. 이런 광경을 보여준 조물주에게 감사를!

 

하산길에 난희가 국성에게 머릿수건 으로 이쁘게....자 봐~! 이쁘지?

만족해 하는 국성이가 마치 어린아이같다,.

 

먹거리 잔뜩 짊어진 호일이도 고마워.

 

 

 

하산길.

 

붐비는 계곡.

 

발 좀 담그자.

 

 

홀로 먼저 내려오면서 바라본 바위.

 

미끌어질 것 같아 아슬아슬하다.

 

하얀 바위사이로 파란 소나무들.

 

언제보아도 아름다운 한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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