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5.15.일. 맑음.
5월/피천득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 가락지다
5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5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5월은 무엇보다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바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연한 녹색은 나날이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것이다
머문듯 가는것이 세월인것을
6월이 오면
원숙한 여인같이 녹음이 우거지리라
그리고 태양은
정열을 퍼붙기 시작할 것이다
밝고 맑고 순결한 5월은 지금 가고 있다
(펀글)
* * * *
신록이 싱그러운 계절의 여왕 5월.
하루하루 가는날이 마냥 아쉽기만 하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의 여왕 5월은 몇배로
늘여서 살고 싶은 것은 내 욕심일까?
시인 피천득은 5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 한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고 노래하였다.
사방에서 금방 초록물이 손에 베일것만 같다.
오늘 산행은 산행대장 불참으로 어디로 향할것인지
의견이 엇갈렸는데, 호일이의 제안으로 문수봉으로 향하였다.
북한산은 여러번 다녔지만 문수봉코스는 처음이다.
문수봉 은 지혜의 보살인 문수보살과 어떤 연이 있는 걸까?
편안한 마음으로 완만한 등산로를 따라 걷는 내앞에
우뚝 자태를 드러낸 문수봉이 이렇게 내 간담을 서늘하게 할 줄이야.
바위위에 오르면 오금이 저려 발이 떨어지지 않는 나에게
천길 낭떨어지 문수봉은 피하고 싶은 난공불락의 성같았다.
돌아갈 수도 없는 막다른 길앞에 서서 그냥 눈감고 울고 싶었다.
뒤에서 친구들이 밀어주고 앞에서 끌어주고.....
발 디딜곳이 마땅짢은 곳에서는 발받침을 만들어 주어
간신히.....천신만고 끝에 올라선 정상위에서 맞이한 시원한 바람.
다리가 후들거려 내가 올라온 곳을 뒤돌아 볼 수도 없었다.
기력이 소진되어 배는 고픈데 ....
진억친구가 가져온 홍어무침, 난희표 뜰깨가루 넣은 나물.
배불리 먹고나서 좀 쉬고 싶은데 또 갈길을 재촉하였다.
아까와는 달리 이제는 배부르니 또 걷는게 귀찮다.
뒤에서 자꾸만 꾀를 부리고 짧은 길로 내려가고 싶어졌다.
의견절충하여 대남문을 거쳐 구기동으로 하산 결정.
자꾸만 다리는 아파오고 이 길이 언제 끝날까?
게으른 생각만 하면서 내려오는 내 귀에 들려오는 맑은 물소리.
수량은 적지만 수정처럼 맑디 맑은 계곡물이다.
얼굴에 묻은 먼지와 땀을 씻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대신 청량한 물소리 들으니 마음이나마 씻은 듯 개운하였다.
오늘 걸은 거리가 얼마쯤일까?
아마 10킬로는 족히 넘을 것 같다.
근래 가장 먼 거리를 걸은 게 아닐까?
내 체력이 약해진 탓인지 어서 돌아가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오늘도 함께 한 친구들 덕분에 안전산행할 수 있었다.
친구들아 고마워.
다음 주 또 멋진 산행을 기대한다.
향로봉 방향으로.
저 멀리 하얀 봉우리는 비봉?
건너편의 산등성이를 돌아가는 등산객들.
좀 더 당겨서.
책들을 포개 놓은 듯한 바위들.
신록속에서.
난희,진억, 숙희 혜자. 용성.
처음 참가한 순덕. 그래도.
험난한 산행이지만 주변의 하얀 봉우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비봉을 향하여.
언제나 몸이 가뿐한 용성이.
신록속의 보랏빛이 퍽 아름다운 순덕이.
햇볕에 내 얼굴이 사과처럼 붉다.
저 건너의 바위는 무슨 봉?
들어도 금방 돌아서면 잊어 버린다. 그러면서 또 매번 묻고.....
이런 조망이 있기에 힘들어도 또 다시 북한산을 찾게 된다.
진억친구야.홍어무침. 정말 맛있었어.
우리만 먹기 미안해 뒷집 아저시께도 한점 나누어 주었지....ㅋ
사모바위를 배경으로 인증 샷 한장.
잠깐. 나도 같이~~~~
사모바위 뒷편에서도 또 한장.
진억이는 이번에 다이어트 집중관리 10킬로나 빼어서 보기 좋더군.
주변의 빼어난 산세.
혜자야. 이번에 꽃모자 퍽 어울렸다.ㅎ
울긋불긋 꽃보다 아름다운 친구들.
약한 황사가 있지만 저 멀리 봉우리도 삐쭉 얼굴 내민 모습이 보이고....
백운대 인수봉. 망경대라고 하였던가?....
헬라클레스 호일이.
ㅎ나도 바위 들어 올린다~!
어휴~~~무거워~~~!
ㅎㅎ나는 가뿐해~!
킬킬거리면서 바위문 통과후 문수봉.
천길 낭떨어지에 무서워서 사진 찍을 생각도 못하고....
한고비 넘긴후.....
북한산성.
북한산성 너머에 핀 분홍빛 복사꽃.
담너머의 복사꽃.
안내도.
대남문.
대남문 앞에서.
무사 안전산행을 자축하며.
수청처럼 맑은 계곡물.
친구 혜자가 찍은 문수봉 오르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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