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기다렸던 조수현 피아노 독주회를
딸 아라와 함께 다녀왔다.
가기전부터 아라는 공연에 방해되니
제발 사진을 찍지 말라고 당부하여
순간순간 놓치고 싶지 않는 장면을 사진에 담지 못하여 아쉬웠다.
연주가 끝난 후 혹시 앵콜 연주를 하면
한 컷 정도 몰래 찍으려고 하였으나
앵콜곡을 연주하지 않아 무대에서 사라지는 모습과
연주회를 끝낸 뒤 홀에 나타난 모습만 찍었는데
급하게 누른탓에 제대로 된 사진이 하나도 없다.
분홍빛 연주복을 입고 무대에 나타난 조수현은
한송이 홍매화 같았다.
동동 물결따라 떠 내려왔다가
검은 바위같은 피아노 앞에 잠시 머물다
다시 물결따라 떠 내려 간것 같아 아쉽기만 하였다.
스칼랏티의 소나타는 그야말로 투명한 다이아몬드였다.
반짝반짝 빛나는 음들을 뽑아 우리에게 흩뿌리고 사라진 듯 하였다.
베토벤의 너무나 잘 알려진 <열정 소나타>는
군더더기 하나없는 연주였다.
베토벤의 슬픔과 고통이 열정으로 승화된 듯하였다.
(열정 소나타 연주시 사실 나는 졸음이 밀려왔다.
식곤증인가? 편안함때문인가?
아라가 곁에 있어 창피하였지만 밀려드는 수마를 이기지 못하였다.)
휴식이 끝난 후
그녀의 진수를 나타내 보이는 리스트의 피아노 소나타.
리스트의 연주는 손이 작은 사람에게는 참으로
어려운 테크닉을 요하는 곡이지만, 약간 작은 손을 지닌 듯한
그녀는 무리없이 잘 소화해내는 듯 하였다.
그 조그마한 체구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분출되는지
놀랍기만 하였다.
특히 3악장 연주가 끝난후
무대를 깊게 한바퀴도는 듯한 진동을 눈으로 직접 보는 듯
손으로 잡으면 잡힐듯한 공명을 느꼈다.
연주가 끝난후 축하와 격려의 인파에 둘러쌓인 그녀에게
인사하기 쉽지 않았지만,
나중에 인사를 건네자 반갑게 답해 주었다.
아라와 사진을 한장 찍었으면 .....
하는 내 부탁도 기꺼이 받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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