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연 데뷔 10주년 기념
유키 구라모토의 화이트데이 콘서트.
2009.3.8. 오후 5시
마산 315아트 대극장
협연: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31인조)
* * * *
처음 유키 구라모토의 피아노 연주를 들은 적이 언제였을까?
처음 <루이스 호수>들었을적의 그 서정적인 멜로디는
북유럽의 어느 작곡가의 음악인줄 알았었다.
웬지 노르웨이나 스웨덴의 울창한 삼림속의
고요한 호수를 연상시켰으니까....
루이스 호수가 실재하는 곳일까?
일본 작가 무라까미 하루끼의 <상실의 시대>속에
흐르는 <노르웨이숲>이란 노래가 궁금하여
비틀즈의 CD를 구입하였던 적도 있었는데
오히려 <루이스 호수>가
그 소설속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루이스 호수는 나중에야 캐나다에 실제로 있는
아주 넓고 아름다운 호수라는 걸 알게 되었고
언젠가 나도 루이스 호수에 가게 되기를 꿈꾸었다.
유키의 피아노는 내 아들 태성이도 좋아하여
같이 가고 싶어하였다.
물론 아라도 좋아하였지만 티켓이 만만하지 않고
아라는 다음주 목요일 피아노 연주회에 같이 가기로 하고
S석(5만원)두장을 할인하여 샀다.
아라도 순순히 전에 명성황후를 보았으니
이번에는 오빠에게 양보하겠다고 하였다.
오래만에 아들 팔짱을 끼고 연주회장에 앉으니
가슴 뿌듯하여 같이 사진도 찍고 싶어하였으나
아들은 창피하다면서 한사코 반대하여 아쉽다.
무대에는 피아노만 놓여있는게 아니고
30여석의 오케스트라 자리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조명이 꺼지고 곧 무대에 나타난 젊은 단원들이
일본에서 함께 온 단원인줄 알았더니
모두 한국 연주자들로 구성된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였다.
정말 외모만 보아서는 한국인과 일본인은 구별하기 힘들다.
지휘자가 단위에 서자 나타난 조그만 유키 구마모토.
그는 품행 방정한 영화속의 모범 일본인 그대로였다.
두손을 모아 거의 90도 가까이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였다.
마산에 처음왔고 이렇게 아름다운 연주홀에서 연주하게 되어 기쁘다.
여기 모인 청중들도 모두 이쁜 사람만 모인것 같다.
유모어도 잊지 않았다.
그 자그마한 체구의 사나이는
하얀 건반위에서 미끌어지는 은반의 요정 같았다.
자신을 토끼띠라고 하였으니
우리나이로 아마 59살인 모양이다.
흰수염을 염색하였다면 아마 좀더 젊게 보일 수도 있을텐데....
섬세한 그의 터치로 나는 은은한 달빛속을 거니는 것 같았다.
귀에 익숙한
루이스 호수, 숲, 등은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하였고
벚꽃의 눈꽃송이. (어쩌면 이렇게 낭만적인 곡명을 다 만들었을까?)
꿈속으로의 초대.
토끼의 오두막 등의 곡은 솔로로 연주하였다.
휴식 시간후,
로만스, 백조의 노래는 첼로와 바이올린 피아노 삼중주로 연주하였다.
그후,
두번재 로망스, 향수, 센느강의 정경. 파리의 겨울등
내가 아주 좋아하는 곡들을 다시 피아노 솔로로 연주하였다.
나는 특히 <센느강의 정경>을 좋아한다.
그곡을 들으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
마치 영화속의 아름답고 젊은 여인이 되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센강가에서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환상에 잠기게된다.
(지금의 나 자신을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속으로 들어가는 이 행복)
그의 곡들은 거의가 비슷한 분위기를 나타내는데
마지막고 비상과 축제만은 영 다름 분위기의 곡이었다.
앵콜로
드라마 주몽에서 조수미가 노래한
사랑의 기억, 루이스 호수를 다시 연주하여
다시 우리에게 행복한 순간을 선물해 주었다.
연주홀을 찾은 사람들은 거의가 젊은이들로
나보다 젊은 사람들의 취향에 맞는 연주가인 모양이었다.
그래서 뉴 에이지 피아니스트라고 부르는 것일까?
연주를 끝낸후 사인을 받고 싶었지만
아들이 어서 가자고 하여 가지고 간 책과 CD 싸인도 받지 못하고 돌아왔지만
내 가슴속으로 잔잔한 선률이 흐르는 듯 하였다.
연주를 시작하기전의 무대.
피아노 트리오를 끝낸후.
단원들과 함께.
서툰 한국말을 하면서 이야기가 통하나요?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하였다.
연주가 끝난후 통역을 하면서.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유키.
머리를 박박 밀어 나이를 분간하기 어렵지만 흰수염은 그의 연륜을 드러내고.
거듭거듭 앵콜을 원하는 청중을 위하여 또 한곡.
깍듯한 예의가 몸에 베인 그야말로 품행 방정한 모습의 유키 쿠라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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