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계속 가보겠습니다

푸른비3 2023. 9. 2. 06:52

계속 가보겠습니다
-내부 고발 검사, 10년의 기록과 다짐
     임은정 지음
메디치출판사(2022. 7.22 초판 1쇄 발행.  22.8.10 초판 5쇄 발행)
(2023. 8.22~9.1)
 
임은정 1974. 부산 생
1998년 사법시험 40회 합격.
인천지검 검사로 임관한 후 경주지청,  부산지검,등 근무.
현재 대구지검에서 근무 중.
2019년. 제 18회 송건호 언론상 수상
 
나는 뉴스 시간에 나오는 정치적인 뉴스에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2016년 시민들의 광화문 촛불집회 이후 조금씩 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지금도 정치적, 법률적 용어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짐작만 한다.
 
세간에 '도가니 검사'로 알려진 임은정이란 검사의 이름도 얼마 전 
알게 되었고, 우연히 <계속 가보겠습니다>책을 출판하였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이번에 자양한강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려 왔다.
 
책 날개에 작가의 야무지고 단아한 모습의 사진과 함께
프로필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놀라웠다.
책을 펼치니 활동일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사건,
윤길중 과거사 재심사건 등주요사건 소개가 있었다.
 
나의 어머니는 생전에 우리에게 절대 소송은 하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하셨다.
가능하면 경찰서와 법원과는 멀리하면서 사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그 영향이었는지 경찰, 검사, 판사 등은 무섭고 두려운 사람이었다.
 
깨알처럼 작게 인쇄된 주요 사건 소개에 선고, 항소, 재심 등의
법률용어가 어려워 건너 읽었지만, '함께 꾸는 꿈의 힘을 믿습니다'
프롤로그의 글은 수필처럼 쉬우면서도 전달력이 탁월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프롤로그.
1부 난중일기.
2부 나는 고발한다
에필로그.
추천사.....로 구성되어 있었다.
 
 1부 난중일기 에서는
그간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검사게시판에
2005년 1월 부터 2022년 4월까지 93회에 걸쳐 쓴
글 일부를 모아 놓은 글이었는데,
법률용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여 힘들었지만,
문장은 명료하고 아름다웠다.
 
2부 나는 고발한다 에서는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검사가 혼잣말로 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어,
2016년 2월 적격 심사의 파고를 넘을 때까지 검사게시판에
도시락 폭탄 던지듯 글을 썼다고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두렵고 높기만 하였던 검찰과 검사에 대하여,
어려워 멀리 하였던 법률 용어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하는,
나는 대한민국 검사다'....
검사선서문이 참으로 아름답고 정의로운 문장이라는 것도 알았다.
 
중국 춘추시대의  '증인살인'의 고사. 주나라 <사기> 본기에 나오는 고사. 
조선 명종 시대의 남명 조식 선생의 <단성소>, 삼국유사의 수로부인 이야기.
카산드라와 아틀라스 등의 글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가리라. 그리 마음먹고 가지만,
기실 바람이 아니다 보니, 그물에 걸리면 생채기가 생긴다.
이렇게 부딪쳐 가다 보면 결국 그물이 찢길터, 그리 믿고
씩씩하게 걷자, 그리고 내 뒤사람들이 아프지 않게 이 그물을
찢어버리고 말테다..... 이 글을 읽으면서
얼치기 운동권 검사, 막무가내 검사, 내부 고발자로 불리지만,
임은정 검사는 강단있는 용감한 여전사처럼 여겨졌던 그녀도
참으로 여리고 섬세한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에게 '우리시대 희망의 검사; 라고 부르고 싶었다.
 
그녀가 쓴 글 중에서 몇 문장은 기억하고 싶어 이곳에 옮긴다.
....저는 권력이 아니라 법을 수호하는 대한미국 검사입니다.
짊어진 하늘을 버거워했던 아틀라스처럼 모든 검사가
검사의 권한과 책임을 버거워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능력에 벅차지만 보람이 있어 중독되어 버린 일과
좋은 동료와 함께 하는 익숙한 생활을 접고,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것은 설레기보다 두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소신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을 안고 살아가는 것은
더 두려운 일이기에 떨리는 마음으로 직을 다시 걸게 됩니다.
 
법원은 아름다운 합창을 위하여 검사에게 어떠한 하모니를 
원하는지에 대한 현명한 판단을 바랍니다.
검사는 세상에서 가장 객관적인 국가기관이자 정의에  대한
국가 의지의 상징, 공익의 대변자입니다.
 
위법하거나 부당한 상사의 지시가 아니라, 법과 정이에 따르며
권력이 아니라 법을 수호하는 대한민국 검사.
내부 고발자의 역할은 세례자요한처럼 '외치는 자의 소리'가 되어
잠든 동굴들을 깨우고, 세상에 알려 잠든 척하는 사람들 마저
억지로 눈을 뜨게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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