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대상 작가의 자전적에세이
공지영 외 21인
문학사상출판사 2019.3.18. 1판 1쇄 발행
(2023.8.15~20)
올해의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고 싶어
우리 동네 자양한강도서관에서 검색을 하니
최근의 수상작품집은 없어 대신 이 책을 대여해왔다.
책머리에 문학평론가 권영민 교수는
이상문학상 역대 수상 작가들이 수상 소감과 함께 발표하는
문학적 자서전은 작가들이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독자들에게
여과 없이 말해주는 일종의 자기 고백이라고 하였다.
이상문학상은 해마다 신년초에 발표되며 나도 관심을 가지며
서점 가판대에 오른 올해의 대상 작품상이 수록된 책을 사와서
책장에 년도별로 가지런히 정리해놓고 즐겁게 읽었는데,
최근에는 점점 관심이 희미해졌다.
요즘은 출판물 홍수 시대여서 하루에도 수많은 책들이 출판되고,
그 많은 책들에서 내가 좋아하는 책을 고르기도 힘들다.
가까이에 도서관이 있어 책을 직접 구입하기보다는
도서관에 비치된 이달의 추천 도서를 더 선호하게 되었다.
이달의 추천 도서에는 다양한 책들이 올라오는데 그 중
문학작품보다 일상생활에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 많았고,
나도 인문학이나 여행 안내서 같은 책을 선호하게 되었다.
문득 이상문학상 수상 작품집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꿩 대신 닭'이란 생각으로 읽었는데 재미가 쏠쏠하였다.
수록된 작가들 중 내가 좋아하는 공지영, 구효서, 김지원, 윤후명,
신경숙, 전경린, 정미경. 최윤 등의 자전적 에세이가 있어서 좋았다.
2006년 제 30회 대상을 수상한 정미경의 <밤이여, 나뉘어라>는
얼만전 <화첩기행>4부작을 출판한 한국화가 김병종의 아내였는데,
2017년 먼저 저 세상을 가버려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 <자전적 에세이>는 2019년 발행하였으니 이미 고인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사실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고,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의 사진과 함께 제비꽃 쪽빛 바다의 글을
올려 놓았는데, 쪽빛 바다는 바로 그녀의 고향 마산을 의미한다.
무학산을 뒤로 한 여학교는 공부시간에도 눈을 들면
호수같이 잔잔한 마산의 쪽빛바다가 금방 눈으로 들어왔고,
꼬부랑 밭고랑 사이로 노란 유채꽃이 지천으로 피어
상상의 나래속으로 빠져 들곤 하였는데,
같은 지역 출신의 작가여서 그녀의 이른 죽음이 더욱 애잔하였다.
<뱀장어 스튜>를 쓴 권지혜는 작가라는 의식을 가지게 되니 삶이
새롭게 느껴졌다. 내게 다가오는 세상의 모든 이미지와 사람 사는
풍경들이 초점을 잘 맞춘 렌즈를 보듯 선명해졌다. 작가라는 타이틀은
내 눈에 잘 맞는 안경같은 선물이 되었다...고 썼다.
<산책하는 ....>을 쓴 김연수는 글을 쓴다는 것은 긴 고독을 대면하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놀랍게도
나는 그 고독이 따뜻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썼다.
<몬순>을 쓴 편혜영은 나는 그 각각의 단순치 않은 삶을 상상해보는 것으로,
웅크린 이야기를 떠올려 보는 것으로, 삶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뻔한
상상르로부터 벗어나는 것으로, 그 막막함을 조금 덜 수 있었다고 썼다.
대부분의 수상 작가들은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책을 가까이 하게 되었고
재능이 일찍 발견되어 학창시절부터 각종 문학행사의 백일장에서 상을 받은
사람들이어서 글을 쓴다는 것은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인자와
주변의 환경,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어야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제 더위도 한 풀 꺾일만도 한데도 수은주는연일 30도를 넘는다.
밤에도 열대야가 계속되어 잠을 설치는 요즘의 더위는
맹렬하다고 하기보다 겨울 추위처럼 혹독하다는 표현을 쓰고 싶다.
요즘 나는 집안일을 정리하면 냉방이 잘 된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
수상작가들의 자전적 자서전 에세이를 읽으면서 더위를 견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