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3 오후7 30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
딸 아라의 친구인 박하은의 비올라 연주회가 있는 날,
딸과 함께 예술의 전당으로 향하였다.
여지껏 겨울답지 않을 정도로 포근하였던 날씨였는데
갑자기 한파가 닥쳐와 잔뜩 몸을 움츠리게 하였다.
우리가 집을 나설 무렵 눈보라가 어찌나 심한지
우산을 펼 수 없을 정도였다.
예술의 전당에는 각기 3개의 다른 연주회가 있어서
맹 추위속에서도 음악을 애호가들로 넘쳐났다.
모바일로 보내준 프로그램으로
글린카와 힌데민트, 보웬의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곡들을 연주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성의 부족탓으로
미리 유투브로 연주를 듣고 가지는 못하였다.
긴장 속에서 첫 곡이 연주되었다.
글린카는 러시아 민족음악의 선구자로
나에게도 낯설지 않은 작곡가였다.
딸 아라가 청소년교향악단 단원이었을 때
<루슬란과 루드밀라>를 연주하였었다.
글린카는 이 작품을 작곡할 당시
"아주 로맨틱한 소나타를 쓰겠다" 라고 하였다는데
하은이의 연주로 듣는 이곡은
로맨틱하면서도 포근하면서도 달콤하였다.
두 번째곡 힌데민트의 소나타도
20세기 독일 작곡가의 작품이니 연주도 어렵겠지만
듣기에도 부담이 될 거라고 생각하였는데,
생동감이 있으면서도 우아한 선률을 품고 있었다.
휴식 시간이 끝난 후
영국 출신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보웬은
이름도 생소한 현대음악의 작곡가였다.
보웬은 비올라의 음색을 사랑하여
비올라에 대한 견해를 반영한 작품을 많이 작곡하였다고 하였다.
오늘 연주한 소나타는 피아노의 활기차면서도 화려한 연주와 함께
비올라의 우아하면서도 다정한 음색을 마음껏 발휘한 연주였다.
현대음악은 어렵고 낯설다는 선입감과는 달리
이번 비올라 연주는
너무나 포근하고 편안하여
움츠렸던 심신을 치유와 위로를 받는 것 같았다.
연주가 끝난 후
나는 "하은이, 최고야~!" 하고 외치며 손뼉을 쳤다.
지난 봄 귀국 연주회에는
내가 중요한 수술을 받는 전날이어서
가지 못하여 아쉬웠는데
오늘은 딸과 함께 연주장을 찾아
하은이의 멋진 연주를 감상하고
마음껏 손뼉을 칠 수 있어서 기뻤다.
사실, 어제 2가 백신을 맞았기 때문에
외출이 조심스러웠지만
역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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