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올해의 문제소설
현대문학소설학회
푸른세상 출판사 (2020.3)
(2020. 11.26~12.1)
책머리에 . 2020 올해의 문제소설을 발간하며.
....최근 한국소설이 뿜어내는 동시대적 활기와 생동감을 온절하게 전달하기 위해,
각각의 텍스트가 표현하는 여러 문제의식과 시대적 징후를 읽어내는 과정은 역동적이엇다.
12편의 수록작 전체의 경향은 각자의 개성들을 최근 한국문학의 포괄적인 지점에 있다.
작가들 개별작업인 동시에 모종의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암묵적인 공동작업이다.
불안정한 시대 속 젊은 세대의 불안을 연애와 가족 등 여러 형태의 사랑과
이해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문학연구자들이 직면한 동시대적 감각, 미시적인 흐름 사이에서
문학의 독자들과 함께 호흡한 과정으로 기록되길 바란다.... 라고 쓰여 있다.
차례
강화길 오물자의 출현
김금희 기괴의 탄생
김사과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박민정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연 동경 너머 하와이
백수린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
손보미 밤이 지나면
윤성희 남은 기억
윤이형 버킷
정영수 내일의 연인들
최은미 보내는 이
최은영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모두 12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으며 각 작품마다 작품 해설이 첨부되어 있었다.
이 책에서 올해의 문제소설로 선정된 작가는 대부분 젊은 작가들이었으며
12명의 작가중 박상영, 정영수만 남성이고 나머지 10명은 여성 작가들이었다.
소설가는 남성이 주류를 이루었던 한국문단에서
요즘은 실력을 갖춘 여성들에 의해 장악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았다고 하였으니, 거의 한국의 모든 현대문학가들이
참여하였으리라 생각되지만, 여기에 참여하지 않은 교수도 있었으리라.
2018년 11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단편 밒 중편소설들이라고
하였는데 이 책에서는 내가 이미 읽었던 작품은
릿터에 발표한 최은영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한 편 뿐이었다.
수록된 작품중 박민정의 '신세이다이 가옥'. 박상영의 '동경 너머 하와이'.
백수린의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 손보미의 '밤이 지나면'. 윤성이의 '남은 기억'
최은미의 '보내는 이' 등이 특히 여운이 남으며 내 마음에 들었던 작품들이었다.
대부분의 젊은 작가들이어서 내게 생소한 얼굴들이었는데 '동경 너머 하와이'를 쓴
박상영의 사진을 보니 어디선가 많이 보았던 인상이어서 찾아보았더니
역시 내가 즐겨보는 KBS 역사 저널 '그날에' 출연하는 사람이었다.
그의 소설은 요즘 우리 사회에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이었다.
가톨릭 신자인 내게 전에는 동성애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는데, 이제는
생리적으로 그런 사람도 있으며 그들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하였다.
백수린의 '아카시아 숲, 첫입맞춤'을 읽으면서 나는 다시 내 사춘기 소녀시절로
돌아간 모습을 재현한 듯 재미있게 읽었으며, 손보미의 '밤이 지나면'은
열 살짜리 소녀인 나를 통하여 어른이 되고 싶었던 내 모습을 반추해 보았다.
운성희의 '남은 기억'을 읽으면서 "참 이렇게 가슴을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소설을 쓰는 사람도 있구나...." 나도 이런 글 한번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2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나라의 단편 소설의 수준이 참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스토리의 전개가 아닌 독자들에게 무엇인가 메세지를 전해주는 글들이었다.
서사적인 아름다운 문장도 많았으며, 심리의 묘사도 참 세밀하게 하였다.
그러면서도 읽는 즐거움도 누리게 하였던 이 소설들을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