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홍천군 서석면에서 야영을 하며 가을을 느끼다.

푸른비3 2020. 10. 19. 14:05

2020. 10. 17~18일 (1박 2일)

 

등산을 즐긴지 제법 되었으나 산속에서 텐트에서 한 번도 자 보지 못하였다.

산속에서 자는 것을 <비박>이라고 한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비박 공지가 올랐기에 겁없이 덥석 참가한다는 꼬리를 달았다.

막상 꼬리를 달고 보니 내게는 구닥다리 침낭만 하나 있지

다른 장비는 하나도 없었다.

다행히 다른 친구들이 여분의 장비를 챙겨온다고 하여 Go~! Go~!

 

홍천이라고 하여도 서석면은 산간오지와 비슷하였다.

홍천시내를 지나 한참을 달려야 도착한 서석 야영장은 어느새 가을이 깊었다.

긴 시간을 달렸지만 친구들과 함께 드라이브하는 기분이라 지루하지 않았다.

차창으로 보이는 가을이 익어가는 들녁을 바라보니 마음이 풍요로웠다.

하늘은 또 어찌나 높고 푸른지.....

가을 햇살은 사방에 금가루를 뿌리는 듯 눈부시게 찬란하였다.

 

점심때가 한창 지난 시각이라 야영장에 짐을 풀기 바쁘게 라면부터 끓였다.

산의 공기와 주변의 풍경덕분인지 그렇게 맛있는 라면은 처음이었다.

용식이는 그 많은 장비를 옮겨 놓고 텐트 설치하느라

우리가 아무리 권해도 일이 다 끝나면 먹겠다고 하였다.

평소의 그의 성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았다.

 

계곡의 낮은 짧아 4시부터 벌써 땅거미가 내리기 시작하였고 쌀쌀하였다.

우리의 보금자리가 다 완성된 후 쌀을 씻고 야채도 준비하고 삼겹살로 저녁 준비.

저녁 식사후는 테크 옆 마당에 장작나무로 모닥불을 피워 빙 둘려 앉았다.

"모닥불 피워 놓고 마주 앉아서...." 노래를 불렸던 청춘시절로 돌아가는 듯.

발그레한 불빛에 얼굴도 마음도 모두 발그레 물이 드는 듯 하였다.

초저녁잠이 많은 나는 모닥불 앞에서도 꾸벅꾸벅 졸다가 텐트로 먼저 들어왔다.

 

메트도 두툼하게 깔고 핫팩도 챙겨 칭남속으로 들어갔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생각보다 너무나 너무나....추웠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두고 왜 여기와서 이렇게 고생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락한 문명생활에 물들었기 때문이지 하룻밤의 야영도 견디기 힘들었다.

문득 전쟁터에 나간 병사들은 이런 텐트도 없이 맨땅에서 잤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자 새삼 그들에 대한 감사함을 느꼈다.

 

몇 시였을까?

오줌이 마려워 살그머니 밖으로 나와 하늘을 올려다 보니,

아~! 머리위로 주먹같은 별들이 쏟아질 것 같았다.

저것은 오리온이고..... 북두칠성은 어디에 있지?

고개를 뒤로 젖혀 한참이나 올려다 보았다.

 

밤중에 친구가 덮어 준 성능좋은 침낭 덕에 그나마 잠을 좀 잤다.

새벽에 일어나 세면장으로 나가니 밤사이에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누룽지와 계란 프라이로 아침을 먹은 후 친구와 함께 산책을 나섰다.

어제와 같이 오늘도 너무나 투명한 쪽빛 가을 하늘.

파란 하늘을 손가락으로 찌르면 파란 물이 쪼르륵~! 쏟아질 것 같았다.

 

가을 햇살에 무밭의 무잎사귀들은 퍼렇게 싱싱한 잎을 펼치고 있었다.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들깨향. 수확을 마친 밭고랑.

양지녁에 피어있는 들꽃이 가을 냄새 물씬하였다.

붉은 열매를 다닥다닥 달고있는 나무는 산사나무라고 하였다.

가을 햇살이 좋아 그냥 밭둑에 앉아 실컷 해바라기를 하고 싶었다.

 

텐트로 돌아오니 다른 친구들이 어느새 야채부침개를 해 놓았다.

어제 남은 찬밥으로 점심을 먹은 후 서서히 집으로 돌아갈 준비.

계곡의 물소리는 더욱 맑고 단풍들은 하루 사이에 더욱 짙은 진 듯.

하루가 왜 그리도 짧은지 아쉽기만 하였다.

지난밤의 불편함과 추위는 벌써 기억에서 사라지고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기면 야영을 하고 싶어졌다.

욕심을 내어 다음에는 산위에서 일출을 보리라 야무진 결심도 하였다.

 

야영장 주변의 숲.

 

제 3. 4. 야영장 2동을 빌려서.

 

야영장 앞의 작은 개천.

 

힘을 합쳐 탠트 설치.

 

이 많은 먹거리를 언제 다 먹나?

 

언덕에서 내려다 본 야영장.

 

오후 4시 벌써 땅거미라 내리기 시작.

 

삽겹살 구이.

 

모닥불 피워 놓고.

 

야영장 새벽의 모습.

 

마당에 내린 서리.

 

야영장의 아침 모습

 

어제보다 물은 더 맑아지고 단풍의 색은 더 짙어 보였다.

 

아침 식사용 계란 프라이.

 

야채를 다듬어 부침개 준비.

 

텐트에 비친 나무 그림자.

 

싱싱하게 자라는 무.

 

우산을 펼쳐 놓은 듯한

 

이 나무의 이름은?

 

열매를 채취하는 할머니가 산사나무 열매라고 하셨다.

 

 

오솔길 너머의 어느 집.

 

가을걷이가 끝난 밭.

 

조용한 마을길을 걸어서.

 

포장이 끝난 지점에서 야영장으로 되돌아 왔다.

 

짐을 꾸려서

 

잘 마물렀다 간다고 인사하고 차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