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5. 화.
3월과 4월은 사회적거리두기 실천으로 걷기 공지가 없었다.
5월들어 조금 완화된 덕분에 걷기 공지가 올라서 반가운 마음으로
한양 삼십리 누리길(17Km)를 겁도 없이 꼬리를 달았다.
산성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된 산길을 오르는데 벌써 기직맥진.
자꾸만 뒤처지는 내가 불안하였던지 후미를 보는 석정님이
내 배낭을 들어주겠다고 하여 염치없이 넙죽 배낭을 맡겼다.
그동안 불어난 몸무게 탓인지 걷지 않았던 탓인지 오름막길이
너무 힘들어 옆가지 길로 들어섰더니 그만 일행을 놓쳐 버렸다.
가방을 남에게 맡기고 올라 가려니 미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다행히 우리 동네 주민 산아가씨가 남문(지화문)에서 기다려 주었다.
남문을 지나니 화사산 붉은 철쭉이 가득 핀 어느 집 정원에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아 놓은 모습이 시선을 끌었지만 사진찍을 여유도 없었다.
점점 목도 마르고 배도 고픈데 일행들은 어디로 있는거야?.....
7암문을 지나니 드디어 일행들이 자리를 깔고 점심을 먹고 있었다.
우리도 그 곁에 자리를 펴고 점심을 먹었는데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점심 후 남한산성 해설사 천처니님이 남한산성에 대한 설명을 하셨는데
남한산성은 조선 시대 이전 삼국시대에 벌써 축성을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여러 세대를 걸쳐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세계사에 남을 성이라고 하였다.
나는 그곳에서 발길을 멈추고 남한산성으로 올라가 한바퀴 산성을 돌고
버스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였더니 산아가씨가 밥값은 해야 한다고
한양30리 누리길 한 코스라고 하고 가자고 권유하여 고개를 끄덕였다.
총 12킬로 숲길은 4구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우리가 걸었던 구간은
산성리에서 시작하여 검복리 까지 3.52Km 제 4구간이었는데
이 길을 걷지 않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이제 막 솟아 오른 연하디 연한 나뭇잎은 다양한 녹색을 보여 주었고,
사이사이에 연분홍 철쭉은 "아~! 정말 이쁘다~!" 감탄을 쏟게 하였다.
길에 떨어진 꽃잎 사이를 걸으니 김소월의 진달래 시가 저절로 나왔다.
발길 멈추고 꽃잎에 얼굴을 묻고 살짝 입마춤도 하다가 걸었는데
문득 이 꽃길에 우리 둘만 있다는 생각이 드니 갑자기 무서워졌다.
다행히 멀지 않아 마을이 나타났고 우리는 산성으로 되돌아왔다.
앞서 간 우리 일행들은 지금 어디쯤 가고 있을까 ....생각하며
천주교 성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조배를 하고 바라보니 저만치
붉은 꽃이 흐드러지게 핀 모습이 운남성의 고성마을을 연상케 하였다.
만나서 반가웠고... 고마웠고 ....즐거웠습니다.
다음에는 체력을 좀 더 길러 함께 완주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걷기 힘들어서 사진을 몇 장 찍지 못하였습니다)
창곡동과 마을 유래 안내판.
신록의 숲길로 걸어가는 유유님들.
봉긋이 얼굴 내민 보라색 꽃. 붓꽃?
먼저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리는 유유님.
꽃잎이 넓고 하얀 이 꽃나무의 이름은?
사방에 피어 있는 이 하얀 꽃잎이 떨어져 마치 하얀 쌀알을 뿌려 놓은 것 같았다.
산아가씨가 귀룽나무 라고 가르쳐 주었다.
녹색의 숲사이로 이어진 부드러운 흙길.
남문 근처의 꽃길.
드디어 도착한 남문.
남문에서 산아가씨와 천처니님이 뒤늦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갈길은 바쁜데.....아니 누가 저렇게 정성스럽게 돌탑을 쌓았을까?....
산아가씨가 사진 찍을 시간없다고 나를 몰아세웠다. ㅎㅎ
시선을 빼앗는 붉은 철쭉.
7암문에서 드디어 일행과 만나 점심을 먹었다.
각기 다른 시대의 돌로 구성된 성곽.
남한산성의 유래에 대한 설명을 해주신 천처니님.
어느 시기에 쌓는 보루라고 설명을 해 주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ㅎ
다시 되집어 내려 가는 길.
한양 삼십리 누리길 안내판.
우리는 4코스부터 역으로 내려 가기로 하였다.
산성리~검복리 까지의 길은 역사 숲길(3.52Km)
그런데 역사 숲길이라기 보다는 철쭉꽃길이라고 하는게 더 적당할 듯.
연녹색 잎과 연분홍 꽃잎이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하였다.
역사숲길이라고 곳곳에 이런 역사적인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산아가시와 나는 그냥 마음 비우고 천천히 철쭉꽃 감상을 하면서 내려 가기로 하였다.
검복리 버스정류장으로.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서 편안하였다.
꽃잎에게 살짝 입맞춤.
김소월의 시 진달래처럼....우리는 살짝 꽃잎을 즈려 밟고....
너무 호젓하여 살짝 무섭기도 하였다.
어머나....이뻐라....또 감탄.
철쭉 군락지 안내판.
떨어진 꽃잎따라 사방사방 걸어서....
검복리에서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다시 남한산성으로 향하였다.
남한산성에서 셔틀 버스를 내려 천주교 성지에서 잠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였다.
아,,,,그런데 저 도랑위의 붉은 꽃은 무슨 꽃?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개복숭아꽃이었다.
중국 운남성의 고성마을을 연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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