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4월의 북한산 진달래 능선의 진달래 꽃길

푸른비3 2020. 4. 6. 08:30

2020.4. 5. 일.


사회적 격리 기간의 해제를 손꼽아 기다렸으나 여전히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오히려 바이러스 확산이 세계적으로 심각한 단계여서 결국 2주간 더 연장되었다.

그렇지만 집에서 보내기는 너무나 아름다운 4월.

이번주가 지나면 진달래도 끝이 날 것이라는 생각에 마스크를 쓰고 집을 나섰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사회적 격리를 해야 하지만 소수의 인원이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고 서로 조심하면서 산으로 가는 것은 건강에 좋을 것 같았다.

신설동역에서 처음으로 타 본 신설된 북한산 우이선은 무인 자동 운전인 것 같았다.

2량으로 생각보다 승객이 많았고 운송 간격 시간도 자주 있는 듯 하여 편리하였다.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 산행대장의 인도로 곧장 도로를 건너 진달래 능선으로 향하였다.

초입부터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였던 진달래는 등산로를 오를수록 무리를 이루었다.

아무도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피어 온 산을 곱게 물들이는 진달래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얗게 솟아오른 바위길 사에에 핀 진달래는 동화속의 꽃길 같아 절로 동요를 흥얼거렸다.


(펀 동요)

     *      *      *      *

진달래에 마음 빼앗겨 눈길을 분홍색 꽃잎에 두다 문득 바라본 푸른 소나무.

커다란 소나무 가지사이로 보이는 하얀 인수봉. 백운대는 한 폭의 진경산수였다.

발길을 멈추고 넋놓고 그냥 그 하얀 봉우리들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을 것 같았다.

등뒤로 따사롭게 비쳐드는 햇살 받으며 바위 위에 앉아 있으니 이곳이 낙원이었다.


흠뻑 산의 맑은 기운 마시고 점심을 먹을 곳을 찾아 진달래 꽃길을 따라 이동하였다.

사람의 발길이 뜸하고 햇살 포근한 양지쪽에서 각자 준비해 온 점심을 먹었다.

항상 친구를 위해 새벽부터 음식을 준비해 온 난희표 홍어무침과 족발찜.

친구에게 먹이기 좋아한다는 정희표 고추절임. 겉절이 어묵볶음으로 진수성찬이었다.


산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아 우리는 천천히 이야기와 웃음나누며 하산하였다.

하산길은 계단길위에 지난해 낙엽이 깔려 있어 미끄러워 조심조심 내려왔다.

봄가뭄으로 흙길 먼지가 뽀얗게 일어나 내 바지 가랑이가 흙먼지 투성이가 되었다.

계곡의 맑은 물에 발 담그니 뼛속까지 시렸으나 마음까지 맑게 씻어주는 듯 하였다.


아래로 내려오니 담너머로 만개한 벚꽃과 봉긋이 얼굴 내민 목련이 눈이 부시게 하였다.

하얀 목련은 내가 4월이면 즐겨부르는 박목월의 <4월의 노래>시가 생각나게 하였다.

.....돌아온 사월은 빛나는 꿈의 계절.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이라고 노래하였다.

오늘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그 시처럼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 4월의 하루였다.

   *      *      *      *


4월의 노래.

        박목월

1.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를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2.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속 나무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 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펀 시)



진달래 능선 오르는 길목에서 바라본 인수봉. 백운대.


그곳의 안내 사진.


길목의 벚꽃이 환하게 핀 식당.


도로를 건너 오름길.




눈길을 잡아 끄는 인수봉.






진달래 꽃에게 마음을 빼앗겨 발길 멈추고.




난희가 새벽 일찍 일어나 준비한 홍어무침. 족발찜.


정희가 친구를 위해 만들어 온 겉절이. 어묵볶음.


햇볕 포근한 곳에서 즐거운 점심 시간.





분홍물감을 뿌려 놓은 듯한 진달래.






다시 오르막길. 힘들어. 어영차~!


대동문 방향으로.






칠성이가 준비한 막걸이. 맥주. 술을 못먹는 친구를 위해 준비한 요플레. 그리고 아침에 정성껏 만들어온 샌드위치.

칠성아. 언제나 고마워. 다음에도 부탁해.ㅎㅎ



하산길.


발길이 미끄러우니 조심조심.


맑은 물을 보고.


발을 담그고 휴식.

오늘 반짝이 신발을 신고 와 고생한 영복친구.


마지막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는 진달래 꽃길.


담장 너머의 벚꽃.


무슨 절인가 하고 가 보았는데....


어느 기독교 교회의 기도원이었다.


계곡 아래에 핀 하얀 목련.



친구가 찍어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