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방

초록으로 물든 관악산의 나무꾼과 선녀들.

푸른비3 2015. 6. 30. 20:28

2015.6.28.일.

 

쉼터방의 생일번개와 겸한 관악산 등산공지가 올랐다.

멀리 화성에 사는 봉섭이도 다른 일정을 뒤로 미루고 참석하고,

나와 셩년월일이 같은 여행방 친구 최지원도 처음으로 산행에 참석하였다.

 

낙성대역에서 출구가 헷갈려 오르락 내리락 거리다가 먼저 도착한

창주, 정표,  종훈친구를 만나고 곧 이어 봉섭이와 영심이 합류.

곧 이어 나타난 남곤이에게 출구를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았다고 성질부터 부렸다.

느긋한 성격의 남곤이는 그런 나를 보고 빙긋 웃기만 하였다.

 

봉섭이가 그런 나를 넌즈시 불러 역사에 걸린 시를 가리켰다.

열이 올라 길길이 뛰는 나를 식혀주고 타일러 주고 싶었을 것이다.

마음에 닿아오지도 않는 시를 몇 편 읽고 있으려니

와락 성질부터 부린 나 자신이 슬그머니 부끄러워졌다.

 

비록 속은 쓰리지만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고

상대방을 배려해 주는 교양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매번 후회하면서도 속마음을 홀랑 다 드러내 놓고

뒤늦게 후회하고 사과하는 이 놈의 성질은 언제 고쳐질까?

 

가장 뒤늦게 지원이가 합류하여,  버스를 타고

서울대를 통과하여 연주대오르는 길목에서 내렸다.

짝을 맞추지 않았는데 희안하게도 남자 넷, 여자 넷이다.

자기 소개인사와 함께 준비운동을 하고 곧바로 산으로 올랐다.

 

남자 넷, 여자 넷,

나이는 들어도 아직 이성친구가 좋다.

 

바짝 말랐던 계곡이 엊그제 내린 비로 그나마 물솔기가 싱그럽게 들린다.

 

생기를 되찾은 푸르른 숲길을 오르기 시작.

 

등산로도 촉촉히 젖어 먼지도 나지 않았다.

 

관악산은 유난히 돌계단길이 많았다.

 

처음 만났지만 쾌활한 성격이라 금새 친해진 영심이와 지원이.

 

 

 

연주대를 오르는 길은 계속 깔딱고개이다.

 

 

언제나 웃는 얼굴의 봉섭이.'

 

내가 제일 부러워 하는 모습은 저렇게 나무밑에 드러누워 불어오는 바람을 즐기는 모습이다.

 

 

먼저정표  나무꾼이 더위를 씻었다.

 

갈증에 수박이 최고다.

영심히가 가져온 달콤한 수박.

나는 더위에 기운이 없을적에 수박을 먹으면 기운이 난다.

 

땀도 식히고 정담도 나누고....

 

선녀탕이 있어야 선녀가 목욕을 할텐데....

 

목욕도 하지 못하고 다시 연주대 방향으로.

 

관악산 지형에 대한 설명판.

 

온통 초록 물결이다.

 

땀은 비오듯이 쏟아지고....

 

몸은 고달퍼도 마음은 즐거워.

 

모두들 웃는 얼굴이다.

 

오늘 정표와 종혼이 나무꾼은 선녀보다 의상이 멋지다.

 

10년만 젊어도 팔팔할텐데....

 

지원 "어서 선녀탕에 가야 날개 옷을 벗어 놓을텐데...."

봉섭 "요즘 나무꾼은 선녀의 옷보다 금도끼, 은도끼에 더 관심이 많아...."

 

계단은 더욱 힘들어.

 

정표나무꾼과 창주 선녀는 의상이 비슷해.

 

여기도 나무꾼과 선녀가 있어....

 

연주대 설명판.

 

깔딱고개에 오르니 고은 시인의 시가 잇다.

나 역시 한 찰나만이어도 산에 오르는 이 순간이 좋아라.

 

그늘이 드리워진 오솔길.

 

이 너른 마당을 지나니,

 

문득 눈앞에 나타난 연주대.

 

이곳에서 연주대를 바라보는 느김이 다르구나.

 

참으로 신비스러운 연주대위에 오똑 들어앉은 연주암.

 

연주대를 배경으로 모두 인증사진.

 

 

연주대뒤의 통신소는 우주선과 연락을 하는 것같다.

 

 

멀리 관악산 정상 표지석과 연주암.

 

연등을 매단 연주암.

 

연주대 설명판.

 

아스라히 펼쳐진 인간세상은 운무에 덮혀.

 

좀 더 가까운 위치의 포토존에서 찍은 기념사진들.

 

 

 

 

나무사이로 바라보이는 연주대 옆모습.

 

정상에 앉아 산아래를 내려다 보는 사람들.

 

관악산 표지석.

 

정상의 멋들어진 소나무.

 

암석으로 이루어진 등성.

이곳에서부터 우리는 칼바위 능성을 탓다.

이렇게 위험한 곳인줄 알았다면 우회를 하였을 것이다.

 

계속 이어지는 암벽.

 

나는 종훈이의 지시에 고분고분 따랐다.

바위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에 무릎이 자구만 구부러졋다.

 

무섭기는 하였지만 긴장감과 스릴은 있었다.

 

끙끙대면 바위를 오르는 내 모습.

 

스릴을 즐기는 것보다 나는 안전한 게 더 좋아.

 

나이가 드니모험심보다 편안한 게 더 좋고,

 점점 무서움이 더 늘어난다.

험한 바위앞에서는 손과 발이 떨어지지 않아 그냥 주저 앉아 울고 싶었다.

뒤돌아보니 아찔한 저 벼랑을 내가 내려왔다 말인가?.....

 

다시는 이 칼바위 능성으로는 가지 않으리....

 

드디어 험난한 산행은 끝나고 즐거운 점심시간.

 

창주의 문어. 지원이 맥주. 그리고 내가 아침 일찍 준비한 야채 사라다.

점심을 먼고 조금 쉴 여유도 없이 일어서야만 하였다.

사당역까지 가려면 족히 3시간은 걸릴 것이다.

 

갈길은 먼데 내 시선은 자꾸만 뒤로 돌아갓다.

 

수줍게 피어잇는 나리곷.

그 빛깔이 어찌나 고운지 발길을 멈추고 쓰다듬어 주고 싶었다.

 

아직도 바위다.

 

지원이도 이제 선녀탕이고 뭐고 다 귀찮다. 아이고 다리 아파....

지원이는 허벅지가 바위에 부닫혀 퉁퉁 부었다.

 

우뚝한 바위들.

 

언제 이 바위 능성이 끝나려나....

 

마지막 힘가지 짜내야 했다.

 

으랏차...바위를 번쩍.

 

나도 이제 산꾼이 되었다.

 

내 모습을 보고 어서 나무군이 와야 할텐데....

 

나무꾼이 안 와도 좋아라.

 

바위길은 하산이 더욱 힘들어

 

조심조심.

 

다리가 흐들후들.

 

이제 더 이상 못가겠어....엉엉....

 

 

나무꾼들은 다 멀어져 가고 날개 부러진 선녀만 둘이 외롭게 산길을 더듬더듬....

 

이제 고생 끝?

 

또 이어지는 오르막길.

 

힘들어 주저앉고 싶은 길섶에 피어 난 나리꽃.

참 이쁘다. 너를 보고 다시 기운을 내어야지....

 

앗~! 이 바위는 똥바위?

 

완벽한 나뭇꾼으로 변신한 봉섭.

 

그러나 나무꾼은 선녀보다 금도끼 은도끼가 더 좋아....

 

 

암벽타기는 힘들어도 바라보는 바위산은 멋지다.

 

뒤돌아 보니 우리가 걸어온 여정이 길게 이어졌다.

 

이곳은 게단길이라 그나마 편안했다.

 

 

국기봉.

 

시내가 눈아래 가까우니....이제 곧 산행이 끝나겠구나.

 

다리가 아무리 아파도 선녀의 포즈는 허뜨려지면 안돼.

 

먼저 내려간 친구들이 웃음으로 맞이해 주엇다.

오늘 산행 몹시 힘들었지만,

내 생의 한가운데 아름다운 수를 한 뜸 놓았던 하루엿다.

먼 훗날 이 날을 생각하면 빙그레 웃음지을 것이다.

 

하산하여 뒤풀이 장소에 도착하니 많은 친구들이 와서 반겨 주었다.

친구들이 잇어 우리의 노후는 슬슬하지 않을거야.

함께 한 친구들. 모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