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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빈 들에 당신의 영광이
(김대건 신부의 편지 모음.)
-성바오로딸 출판사-
2015.3.10~14
지난 달 솔뫼마을 김대건 신부의 생가를 찾아서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그 곳 기념관에서 라틴어로 쓴 김대건 신부님의 서한을 보았는데,
그 서한을 정진석 주교님이 번역한 서적을 구해왔다.(1996년 발행)
성지순례를 다녀 온 후 책장에 넣어 둔 채 잊고 있다가
문득 아, 참.....그런 책을 사왔었지?....기억이 떠 올라
이번 사순기간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기도 결심하였다.
사실, 하루가 바쁘게 수없이 쏟아지는 출판의 홍수속에
자극적이고 흥미위주의 책을 쉽게 읽고 싶지,
이런 책을 읽는 것은 힘들고 지루하여 고역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의 앞머리는 한국천주교회의 간략한 역사 부터 소개되어 있었다.
나는 구교의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내가 선택한 종교가 아니고
유아세례를 받았으므로 거저 얻은 종교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내 주변에 천주교 신자가 되고 싶어도 긴 교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어려워
도중에 포기한 친구들도 많으므로 그들에게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가정에서 몸에 밴 교리교육은 내 몸의 일부분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어릴적 어머니의 무릎팍을 베고 들은 성경 내용은
성인 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되는 것을 보니
내가 이성을 갖고 스스로 체득한 것보다 더 오래가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부모님으로부터 얻어 들은 교리는
교회 법률 용어 같은 어려운 내용은 전수받지 못하였으로
이 책을 읽음으로써,좀 더 확실하고 체계적인 교리공부를 한 것 같았다
1784년에 세워진 한국교회는 1785년 을사박해를 비롯하여
신해, 신유, 병인박해 등 백여년 동안 박해를 받아
순교자만도 만 명이 넘는다.
천주교가 이 땅에 들어오기 전 조선은 토속신앙과 유교, 불교 등
을 숭상하였는데, 북경을 드나들던 조선 사신들에 의하여
조선에 천주교 사상이 전파되었고 천주교 서적이 전하여졌다.
조선의 학자 이벽이 세례자 요한이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고,
이승훈이 베드로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아,교회의 성믈과 서적을
조선에 가지고 와서, 1784년에 천주교가 조선에 소개되었다.
김대건 신부는 1845년 중국 상해에서 조선인 최초의 신부로 서품을 받아
조선으로 어렵게 입국을 하였지만 채 1년의 사목도 하지 못하고
관헌에게 체포되어 11846년 서울 새남터에서 순교하였다.
김대건은 1821년 8월 21일 충청도 내포 솔뫼마을에서
아버지 김제준과 어머니 고 우르술라의 아들로 태어나,
14세 어린 나이로 부모의 슬하를 떠나 마카오로 신학공부를 떠났다.
그 당시 운송 수단이 원활하지 못하여 여러번 풍파를 만나고,
해적을 만나 목숨이 위태로운 경지에 까지 이른 적이 많았다.
함께 떠난 3명의 소년 중 김대건과 최양업이 사제 서품을 받았다.
김대건 기념관에서 내가 본 그의 21통의 편지 중
1통은 한글, 1통은 한문, 나머지는 모두 라틴어로 적혀 있었는데
참으로 가지런한 글씨였고 편지 끝에는 항상 김해 김씨 라는 싸인이 있었다.
그만큼 그는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사람이고
몇 년간의 공부를 하였다고 하지만 그렇게 능숙한 필치로
편지를 쓸 수 있을 정도였으니 퍽 우수한 학생이었던 모양이다.
종이가 귀한 시대여서 그는 앞과 뒷면에 펜으로 글씨를 썼는데
뒷면은 앞편과 다르게 세워서 글씨를 적어 지금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더구나 조선 신자들이 고문을 당하는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넣기도 하였다.
감옥에 갇혀서도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로 용기를 불어 넣엇으며,
중국어, 영어, 불어, 라틴어에 능통하여 관원들도 감옥에 갇힌
그의 재주를 무척 아까워하였다고 하였다.
그는 순교하기 전 스승 베르뇌, 메스트로, 리부아 신부님들에게
머지 않아 천당에서 영원하신 성부 대전에서 서로 뵙기를 바란다는
서신을 띄우고 토마스에게는 어머니를 부탁한다는 편지를 보내기도 하였다.
"저의 어머니 우르술라를 주교님께 부탁드립니다.
슬픔에 잠긴 저의 어머니를 잘 위로하여 주시기를 주교님께 간절히 바랍니다."
라는 편지를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는 서품을 받고 조선에 들어왔을 적에도 어머니를 만나러 가기보다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은 적다고 한타까워 하시며,
조선 교인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먼저였던 분이셨다.
이 책의 뒷 부분에는
1845년에 서울에서 작성하여 리부아 신부에게 발송한
조선 순교사와 순교자들에 관한 보고서가 있었다.
그 당시의 순교자들의 처참한 순교모습은
어떻게 인간으로서 이렇게 처참하게 인간을 박해할 수 있으며,
그런 박해속에 끝내 배교를 하지않고 신앙을 굳건히 지켰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나 자신의 신앙생활에 대하여 되돌아 보았다.
오직 일요일 미사에 빠지지 않고, 아침 기도를 하는 것으로
신앙생활을 한다고 위안하는 나 자신이 몹시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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